80년대 애니그림체의 상상력 애니메이션/만화 & OST


(사진은 오렌지 로드와 시티헌터, 1987년)

요즘 음악도 그렇듯, 요즘 애니들도 뭔가 80년대-90년대중반시기에 비해, 여백의 미랄까, 상상력의 여지랄까 그런 부분을 주는 느낌이 확 죽었다고 느낍니다.

미인으로 따지자면 턱에 찔려죽을것 같은 V라인강조 최근성형미인들 추세와 같은 느낌이랄까요. 약간 볼살도 있고, 인간미 있는 얼굴이 정말 질리지 않는 미인이듯, 예전 애니들을 보고있자면 그런 자연스런 미가 느껴지곤 합니다. 나이덕에 '향수'탓도 있겠지만, 그건 한 요소에 불과한듯 합니다. 객관적으로 보려해도 (그래봐야 주관이지만;), 요즘 음악이나 애니그림체는 기교는 느껴질지언정 상상의 여지를 말살하는 느낌이죠.

애니라 해봐야 일본이니 일본애니이야기로 돌아가는데, 요즘 일본애니가 개인적으로 안와닿는건 여러가지 있지만, 그림체만 보자면 오히려 너무 '선명'깔끔해서 상상력이 결여되는 느낌이랄까요 (컴퓨터로 작업들을 해서 그런면도 있는 듯하고- 3D는 말할것도 없습니다). 아이돌 노래들도 가창력을 따지는 시대이니, 80년대 일본아이돌들이나 (혹은 90년대 우리나라싱어송라이터들의) 여러 다양하면서도 약간은 모자란듯한 소박한 목소리가 주는 여백미랄까, 환상을 심어주는 부분이랄까 이런 부분이 제겐 안느껴집니다 (그당시에는 가창력 가수는 따로 있었죠- 모두모두 다 노래부르는 실력으로 순위매기는 이런 시대와 달랐습니다, 사실 그래봐야 8-9년전까지만 해도 이랬습니다. 여러 분야의 가수가 있었죠- 모두 김범수, 박정현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싱어송라이터들의 경우.).

솔직히 요즘 노래들은 "아, 성량크네...잘~ 부른다, 기교좋네"  이런 느낌이 다입니다 (사실 머라이어 캐리 류의 가창력폭발 가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완벽 개인적인 호불호입니다. 머라이어 전성기에도 휘트니같이 마음에 남는 게 없고 "이런 창법도 할줄 알아, 이래도 안들을꺼야" 라고 그저 자랑질하는 느낌을 받았던지라;;). 왜 그런 창법을 모든 가수들이 구사하지 않으면 안될까요? 이상한 시대입니다.

뭐 그러니 너바나, 앨리스인 체인스, 아니 모든 싱어송라이터들이 그래왔듯 '웃기지 마라, 내가 쓴 곡은 내가 잘 안다. 내 방식대로 부른다' 는 예전 아티스트들만 좋아하겠지만요 (빌리조엘, 엘튼 존 뭐 모든 가수가 거의 다 그러한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자신의 곡을 소화해냈고, 그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자신만의 색감들을 살렸었죠, 다른 사람이 부르면 그 맛이 안나는.)
 
(추억은 방울방울, 1991)

애니이야기하다 노래이야기만 한 포스팅이 되버렸군요; 설명할수 있는 포인트가 그쪽이 더 나아서 썼습니다.

추억은 방울방울의 대감독 '다카하타 이사오'가 90년대중반에 한국 애니축제에 와서 한 인터뷰가 있었죠. 정교한 사과사진을 보여주고 뭐냐고 묻자, 관중들이 사과라고 했고, 다음으로 스케치북에 '사과'를 매우 간단한 선으로 슥슥 그린다음, 이게 뭐로 보이냐고 묻자, 다들 '사과'라고 했습니다. 이사오씨는 "이런 간단한 선으로 어떻게 인간들이 사과를 상상해내는가" 그리고 "이 실사사진과 이 간단한 사과중 어떤 것이 상상력을 붇돋우는가"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합니다 (기호학과도 연관되는 주제지만).

토씨하나하나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실사를 선(그림)으로 표현할때, 거기에 실사매체로는 구현할수 없는 풍부한 '상상력'이 생겨난다. 선이 단순하건 실사를 따라한 정교한 선이건 그것이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할때 거기에 애니메이션 특유의 상상력이 (실사화면으로 구현되지 않는) 살아나는 것이다" 라는 요지의 인터뷰였습니다. '현실감'에 대해서는 '현실감이란 것에 대해선 그림체보다 연출과 스토리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애니메이션만의 미학을 죽이지 않으면서 타협점을 찾을수 있는 요점을 참으로 잘 담아낸 인터뷰였기에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의 작품들이 그렇듯 말이지요). 

그 당시 인터뷰내용은 3D나 컴퓨터작업의 그림을 이야기한것이 아니었지요. 토이스토리이후 미국애니의 영향으로 컴퓨터애니가 주류가 되면서, 그러한 상상력의 결여는 일본애니에서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나마 셀애니와 3D (꼭 필요한 부분에만)의 결합으로 새로운 일본애니의 흐름을 만들어낼때까지만 해도 (카우보이 비밥등), 역시 영리하구나..라고 감탄했었는데...2000년대초반을 지나면서 이젠 더이상 그런 흐름도 대세가 아닌듯 합니다.

그냥 뭐니뭐니해도 보고 나면 마음에 무언가 오래 남아있는 부분이 예전 애니들에 비해 턱없이 작습니다. 나이때문만은 아닌듯합니다.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전통애니팬의...매우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덧글

  • 요즘독자는 2011/03/30 05:50 # 삭제

    그런거 싫어합니다 그리고 그런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요즘 출판물을 보지 않습니다. 구입하지도 않고요. 트렌드가 변했기때문이라는 뜻이기도 하죠.
  • 역사관심 2011/03/30 05:57 #

    '그런거'라는것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2D 셀애니를 말하시는 거라면 물론 세대차일수도 있겠습니다. ^^ 다만 음악이건 애니건 10대뿐 아닌 여러 계층의 구매층을 공략하려면 여러 타입의 상품을 생각 할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구매층은 30대이상층도 강력합니다. 요즘 독자는 10대-20대만이 아니지요.
  • 시장은 2011/03/30 05:51 # 삭제

    돈의 힘으로만 움직이죠
  • 디베스테이터 2011/03/30 07:52 #

    저도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컴퓨터 작업으로 만든 애니메이션들은 깔끔해서 보기 좋긴 하지만 캐릭터의 음영이 너무 뚜렷하고 깔끔하다보니 오히려 배경하고 따로 논다는 느낌도 종종 받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붕 떠보이고 흐릿한' 게 특유의 맛이라고 생각하는 탓인지 최근의 지나칠정도로 깨끗한 애니메이션은 잘 안 보게 되네요. 깔끔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무래도 특수촬영물의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구요.

    상상력의 부재는.....앞서간 선배들이 너무 파고들어서 뽑아낸 탓에 소재와 상상의 지하수가 잠시 말라붙었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 역사관심 2011/03/30 08:37 #

    디베스스테이터님> 댓글 감사합니다. 상상력의 부재에 대해서는 소재문제가 아닌, 그림체/색조의 차이를 짚은 것입니다 ^^; 소재고갈이야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이나 모두 마찬가지겠죠.
  • 나인테일 2011/03/30 10:06 #

    건담UC 같은걸 보고 있으면 저 시절 분위기를 꽤 살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곤조가 청의 6호 만들던 시절엔 CG 돋는 깔끔한 그림 뽑아내는게 화두였는데 이젠 최신 기술로 그 시절 분위기를 내려고 시도하는걸 보면 참 재미있더군요.
  • 역사관심 2011/03/31 01:13 #

    나인테일님> 저도 건담 UC 첫회봤습니다- 말씀대로 약간 아날로그 질감이 있었네요 (다시 떠올려보니). 음악쪽도 그런 시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만간..
  • 유나네꼬 2011/03/30 10:11 #

    이전의 셀화같은 경우에는 수작업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걸 카메라로 촬영하다보니 아무래도 생길 수 있는 노이즈나 혹은 더스트, 그리고 촬영기기의 핀이 안맞을 경우에 생기는 미묘한 아날로그적인 질감이 있지만, 요즘의 디지털의 경우에는 이런것이 없죠.
    사실 제작자가 원하는 퀄리티를 뽑는데에는 지금의 디지셀기술이 훨씬 적합하긴 합니다.
  • 역사관심 2011/03/31 01:12 #

    유나네꼬님> 동감합니다. 사실 그러한 노이즈/더스트의 느낌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퀄리티의 깔끔함과 서정미와는 상충관계라 보는지라..
  • 함부르거 2011/03/30 11:32 #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지요.
    커다란 도표에다 캐릭터의 추상화 정도를 단계별로 나열한 것이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추상화 정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인데 만화/애니 관련 종사자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 역사관심 2011/03/31 01:12 #

    함부르거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꼭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 BlueMoon 2011/03/30 15:42 #

    얼마전에 방송한 지브리다큐멘터리에서 추억은방울방울의 배경이 너무 정밀해서 차라리 실사가 낫지 않냐고 지적하자 그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자세히 본다고 했다죠.
  • 역사관심 2011/03/31 01:12 #

    바로 그거죠.
  • 세상의모든행복뉴스 2011/04/02 02:35 #

    제가 좋아하는 사에바 료 군요 저의 과거의 영웅이자 지금의 저의 모습
  • 역사관심 2011/04/02 04:00 #

    지금의 모습이라...멋지십니다 그려 ㅎㅎ
  • 라무닷따 2012/10/27 20:57 # 삭제

    오렌지로드 랑 메존일각이랑 인기삐까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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