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下達郎 - Ride on time (Ride on time, 1980) 山下達郎

야마시타 타츠로.53년생으로 내년이 환갑인 뮤지션.

이분의 음악을 만약 실시간으로 80년대초부터 들었다면 아마도 다른 음악은 귀에 잘 안들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90년대 중반, 나름 서태지와 듀스등의 신세대 음악으로 국내음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의 자존감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오리지널 러브의 음악들보다, 80년대의 그의 음악은 훨씬 더한 자괴감을 심어줬을 것 같다. 그의 80년대초반-중반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게 과연 그당시 이웃나라에서 나온 음악인가.."라는 느낌을 어김없이 받곤 한다.

그만큼 타츠로의 음악은 시대를 앞서있다. 아니, 적확하게 말하면 창조성의 측면에서는 새로울게 없다- 서구의 팝음악이 그의 음악이라 해도 무방하니까. 하지만, 동아시아에서 이보다 앞선 사운드와 편곡실력을 보여준 동시대 아티스트를 찾긴 힘들다- 아니 어떤 면에선 당시 서양팝보다도 세련된 편곡, 사운드를 자랑한다. 팝음반만 수만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그는 문학의 하루키처럼 70년대말 밴드음악을 하던 시절부터 이미 무국적성 (정확히 말하면 서양 팝음악이지만)을 보여준다.

비치보이스등의 팝의 세례를 받고, 누구보다 팝음악에 심취해있던 타츠의 음악은 동아시아적 감수성의 색채가 더해지면서 우리에게 착착 와 감긴다. 80년대중반에 처음으로 해적판 일음 (당시 유행하던 아이돌모음집)을 접하고 빠져들어 갔었는데, 당시 국내가요와 (90년대중후반까지도) 가장 다른 점이 대강 네가지였다: 1) 브라스의 활발한 사용, 2) 반음의 사용 (그로 인한 곡의 기저에 흐르는 가요와 다른 종류의 청춘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서정성), 3) 베이스파트가 훌륭하고 그 음을 제대로 잡아내는 녹음기술 (당시의 가요에선 베이스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껏 들려봐야 단조로운 음이었고), 4) 코러스의 활발한 사용 (기억이 틀릴수도 있겠지만, 가요에서 처음으로 브라스를 제대로 사용한 게 95년 발매된 김현철의 4집이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당시 일음들은 가사는 이해못해도 반음을 좋아하는 내 감수성과 너무 잘 맞아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당시 가요계를 지배하던 '한'의 문화를 매우 싫어했기에, 세련되면서도 도시적이고 팝보다도 우리 감성에 맞아떨어진 일음에 완전히 빠졌던 것같다. 타츠로의 음악을 규정짓는 '시티팝'이란 단어답게 일본에는 도시적인 음악이 많다 (애니음악인 시티헌터 OST만 해도 도시적인 성인취향의 음악에 가깝다)- 어찌보면 지금도 국내가요는 엄밀히 말해 '성인가요' (*뽕짝이 아닌, 도시적인 성인취향의 가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의 성인가요는 시장자체도 10대가요에게 밀려 너무 작지만, 그나마 R&B나 쏘울의 흑인음악이 오히려 주류이기에 시티팝적인 밴드음악이나 재즈(혹은 애시드재즈)을 좋아하는 내 취향과는 좀 다르다. 그런면에서 갈증을 제이팝 (요즘 건 안맞고) 특히 80-90년대 제이팝에서 푸는 편이다.

거기에 더해 일음은 수입불가였으므로 희귀성과 신비감마져 더해졌었다- 남들이 못듣는 음악을 감상한다는 생각 역시 일음에 대한 환상을 부추긴 것도 사실이다 (당시 국내에는 없었던 미모의 아이돌미녀군단의 존재 역시 막강했고- 특히 유럽로케를 배경으로 한 뮤비나 앨범커버가 더욱 이국적인 신비감을 줬었다). 80년대를 돌아보면 당시 가요의 연주/녹음수준은, 일음을 지배하던 아이돌음악에게 조차 연주기량면에서도 차이가 날 정도였다 (예컨대 당시 송골매나 벗님들의 연주를 상상해보면 알수 있다- 난 초딩시절 송골매팬이었다). 물론 고 김현식. 고 김광석등의 가슴을 울리는 우리만의 색감을 가진, 80년대가 아니면 나올수 없는 혼이 담긴 가요도 나이가 어느정도 들고나서는 매우매우 좋아하지만...

카테고리를 너무 많이 만들면 곤란하지만, 타츠로는 어쩔수없다.

1980년작- Ride on time. 이 곡만 들어봐도 당시 국내연주, 편곡, 녹음기술과의 차이를 알수 있다. 하긴 타츠로는 동시대 일본가수들과 비교해도 특출난 사운드긴 하다...



기무라 다쿠야의 역시 성공한 드라마 (2003년) Good Luck! 엔딩크레딧으로 쓰였다. 약 23년된 곡이 03년도에 쓰였다는 것 자체가 이 곡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약 1분 5초경부터 보면 엔딩이 나옴.

덧글

  • 역사관심 2011/05/02 11:24 #

    사족으로 전 불독맨션의 이한철씨가 좋아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확실히 음악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다. 영향을 받은 느낌..)
  • 박혜연 2011/06/28 00:04 # 삭제

    진짜 일본정부는 꼴보기 싫지만 1980년대 일본음악만큼은 짱좋네요? 특히 야마시타 타츠로가 부른 Ride on time의 노래를 들어보면은 이게 과연 1980년대초반의 노래냐고 할정도로 너무 세련되고 도시적이라서 이제는 점점 아이돌음악보다는 도시적인 성인취향의 일본음악에 매료되는것 같아요!
  • 역사관심 2011/06/28 04:04 #

    반갑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본정부는 중국과 함께 진저리나지만, 음악만큼은 (8-90년대) 배울것이 많습니다. 성인음악시장이 얼어붙은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금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나오고 있지요.

    부럽습니다.
  • 박혜연 2011/07/01 20:41 # 삭제

    맞아요! 일본음악 특히 J-pop음악은 1970년대건 1980년대건 1990년대음악이던간에 노래도 좋고 내용도 짱이고 음악수준도 최고라는거 인정합니다! 저는 마츠토야 유미 타케우치 마리야 야마시타 타츠로(타케우치 마리야의 남편) 나카지마 미유키 미스터 칠드런 서던올스타즈 엑스저펜등 암튼 수준높은 일본가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할정도죠! 이러니 일본이 미국 다음으로 음반시장규모가 세계2위라는걸 인정해야 되는거 모르셨죠?
  • 역사관심 2011/07/02 22:54 #

    잘 알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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