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을 진실로, <투루맛쇼>- 미주중앙일보사설

미주중앙신문에 실린 사설인데, 넷상에는 없어서 직접 갈무리해보았다.
한국의 답답한 맛집소개 현실을 매우 잘 짚어준 글.

(돈 안받고 제대로 한다해도 맛TV 등에서 일주일에 20개정도의 맛집을 소개한다는 컨셉자체가 억지고 말도 안된다. 제작진이 과연 그 집들을 제대로 가서 평가할수 있을까? 누구한테 부탁받거나 그냥 인터넷에서 알음알음 찾은 집들일 것이다 (급히 찍는 날 처음 가보는 집이 대부분일듯). 맛소개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시청자입장에서 참 씁쓸하다).
언젠간 제대로 된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나와야 할것 같다. 왠만한 한국의 식당들이 모두 방송 3사 방문 플랜카드 붙이는 작금의 사태를 없애고, 그 프로에 나오면 진짜 명예를 얻는 공신력이 있는 그런 진짜 프로그램이 생기길 기대하는건 무리일까.그러기 위해선, 밑에 나오는 청탁거절은 기본이고,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두집을 집중 소개한다거나 (물론 사전조사와 선정기준도 철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작기간이 충분히 필요) 하는 식으로 포맷의 대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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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진실로, <투루맛쇼>

한국에서 맛집을 취재하던 때가 있었다. 컨셉이 다른 신문사와는 좀 달랐다.
추천 맛집. 어느 특정 회사주변의 식당에서 그 회사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집을 취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식당 주인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있다. 바로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는 것이다. 내가 취재한 대부분의 식당은 한 두번은 신문사나 방송사에서 취재 요청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사례비로 적게는 몇 십만원, 많게는 몇 백만원도 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내가 당당하게 할 수 있었던 소리는 '우리는 공짜입니다'였다. 이정도로 한국의 미디어 맛집 시장은 혼탁해져 있었다.

요즘 한국의 <투루맛쇼>가 화제다. 외주제작사의 감독이 만든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방송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돈을 받고 음식점을 출연시켜준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벌써 알만은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참 힘 빠지는 소식이다. 투루맛쇼의 제작진은 가짜 식당을 내고, 맛집소개 프로그램을 만드는 외주 제작사에게 돈을 건네고 맛집을 연출하는 장면을 그대로 화면에 담았다.

투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은 홍보대행사에서 받은 제안서를 공개했다. 맛집 출연료가 회당 6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시청자들이 보는 것은 방송 프로가 아니라 값비싼 광고다. 물론 방송사들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 SBS는 "돈을 받지 않고 협찬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MBC는 법원에 상영을 금지시켜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투루맛쇼의 내용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문화방송의 가처분 신청은 이유없다'고 기각결정을 내렸다.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도구. 바로 방송과 신문이 대표적이다. 자본과 광고의 논리에 심각하게 오염된 미디어 환경이 이들에게 "거짓을 진실로 바꾸라"고 주문한다. 그에 상응하는 보답은 '돈'. 하지만 잃는 것은 시청자와 독자의 '신뢰'다. 미국에서 기자로 일하면서도 이런 유혹을 받는다. '거짓을 보기좋게 포장해라. 진실을 희석해라.' 참 어려운 주문이다. 그에 상응하는 '돈의 권력'앞에 무릎을 반쯤 꿇을 때가 많다. 여기서 내가 터득한 법이 하나 있다. 바로 운전석을 독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왼쪽으로 돌지, 오른쪽으로 돌지, 멈출지, 계속 나아갈지 기사를 읽는 독자에게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다. 내가 전달하는 것은 정확한 사실와 정보뿐. 조금은 비겁한 방법이지만, 내 영원한 상전인 '독자'에게 모든것을 맡긴다.

조금씩 더 '기자질'하기 어려운 세상이 오고 있다.

함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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