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만화의 진수- 유레카 (히토시 이와아키, 2002) 애니메이션/만화 & OST

기생수로 유명한 작가 이와아키의 중편작 유레카를 얼마전 읽었다. 기생수때 워낙 충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작가인데, 이후 행보에서도 역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히스토리에'라는 훌륭한 역사만화로 그의 작품을 기다린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역사만화라는 장르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수 있는지 그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중 하나라 생각한다. 즉, 작가의 탄탄한 공부끝에 사료의 기록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플롯과 연출을 작가의 상상력(=능력)으로 흥미진진하게 끌어가는 식이 바로 히토시 이와아키의 방식인데, 이는 '배가본드'나 '빈란드 사가'등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많은 일본 역사만화들의 기본전략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상상력'역시 얼토당토 않게 현대의 기준이나 도덕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 공부를 바탕으로 당시의 배경에 맞는 사고방식과 사회기준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치 매우 잘 만들어진 정통사극을 보는 재미-즉 당시엔 저랬구나를 느끼게 해주는-를 준다. 의복이나 소품은 고증하에 그리는것이 기본이고.

우리나라 만화역시 인터넷상(네이버 만화)에서 유명한 (출판만화쪽이 많이 아쉽긴 하다 여전히), 플린트락 머스킷등,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역사만화가 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수많은 전투/전쟁(아무래도 전투/전쟁이 흥미로운 만화소재임엔 분명하므로)을 바탕으로 이러한 작가정신이 살아있는 배가본드나 히스토리에같은 출판만화가 출현하길 기다리고 있다.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사료에 스토리가 풍부하게 남아있는 삼국사기/유사들의 정사나 괴이한 이야기(이쪽은 모호시로 다이지로 작품군과 상통하겠지만), 혹은 조선시대의 풍부한 양반문화나 뒷이야기들을 배경으로 이런 식의 작품들이 나올수도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이 유레카(02년)는 기생수 (95년완결)와 칠석의 나라 (99년완결)등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후, 고대 유럽역사를 다루고 있는 히스토리에(03년시작)의 시발점으로 볼수 있는 작품으로,  시라쿠사와 로마의 전쟁을 배경으로 '아르키메데스'의 기계들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래 사진으로 캡쳐해본 몇 장면이 이 작품이 얼마나 상세한 고증아래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위에 언급한 작품들과 함께, 아마 역사에 관심많은 분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중 하나일 것이다.

클릭하면 커짐.

작가가 직접 가보고 어떠한 곳을 보고 이 작품의 모티브로 삼았는지 힌트를 주는 인상적인 마지막장면.
임진왜란 (그냥 선조들이 부른 그대로 쓴다)만 가지고도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 많이 나올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의 이와아키를 기다려본다.

핑백

덧글

  • 고독한승냥이 2011/09/28 09:00 #

    유레카 인상적인 만화였죠. 한니발과 로마의 전쟁인 포에니 전쟁에 있는 한부분을 이렇게 묘사하고 재미있게 스토리화시키다니 말이죠.
  • 역사관심 2011/09/28 10:26 #

    동감합니다 ^^
  • Mr 스노우 2011/09/28 09:50 #

    아.. 이 만화 재미있지요. 중고책으로 간신히 구해서 본 작품입니다 ㅎㅎ
  • 역사관심 2011/09/28 10:26 #

    저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사봤습니다. ^^
  • 데미 2011/09/28 09:54 #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작가에요. 유레카나 히스토리에도 매우 재밌게 보긴 했지만 사실 역사쪽은 제가 문외한이라 기생수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Aㅏ 슬슬 기생수를 다시 보고싶은 맘이 굴뚝임니다만 도저히 무서워서 책을 펼칠수가 없어;ㅂ; 유레카는 좀 덜했지만 히스토리에도 쫌 무섭긔.
  • 역사관심 2011/09/28 10:27 #

    기생수는 정말 명작이지요. 얼마전 소장용으로 깨끗하게 다시 나왔더군요. 메시지도 확실하고 참 멋진 작품입니다. (헐리웃에서 판권사갔다는 말이 있던데...제발 헐리웃색을 최소한 입히길 바란다는...)
  • 대공 2011/09/28 18:06 #

    덕분에 오늘 중고 구매했습니다
  • 역사관심 2011/09/29 02:22 #

    대공님> 마음에 드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6권까지 나온 히스토리에가 더 본격적이니 한번 생각해 보심이.
  • 누군가의친구 2011/09/28 21:00 #

    희대의 짤 하나가 생각날 뿐입니다.(...)

    http://pds24.egloos.com/pds/201109/28/33/c0091033_4e830c2e0fdc3.jpg

    ...;;
  • 역사관심 2011/09/29 02:22 #

    저런 짤방이 존재했었군요. 꽤나 전문적이네요~.
  • 대공 2011/09/29 15:53 #

    마지막 장면 중 하나가 어디서 많이 봤다더니.....
  • 은수저군 2011/09/28 21:14 #

    아, 태양광공격 장면은 유레카였군요.

    아무리 히스토리에를 뒤져봐도 안나오더라니.... =_=
  • 역사관심 2011/09/29 02:21 #

    네 기발했었지요.
  • 부산촌놈 2011/09/28 22:35 #

    사실 제가 그런 만화를 그리는 작가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 역사관심 2011/09/29 02:21 #

    부산촌놈님> 작품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00 2011/09/28 23:14 # 삭제

    히스토리에에 유레카 같은 만화더러 <훌륭한 '역사' 만화> 라니,

    미치겠네요
  • 역사관심 2011/09/29 04:20 #

    무슨 뜻으로 쓰신건진 알겠지만 '미칠것'까지는 없으십니다 ^^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요. '역사만화'의 절대정의는 없는것이니까요. 엄밀히 말하면 '역사소재'만화겠지만, 역사만화로 범주에 넣을만 하다는게 제 판단입니다 (정사나 기록에 있는것만을 다룬것은 협의의 역사만화라고 칭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잣대로 왜곡수준에 가까운 허구만을 추구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싫어합니다만 말이지요.
    역사영화에 대한 글이지만 다음의 글로 변을 대신합니다:
    역사는 과거 사실의 기록이며 영화는 움직이는 영상을 통한 허구적 창조라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역사와 영화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지만 영화는 역사를 바탕으로 하며 그 소재를 역사에서 찾기도 한다. 현대에는 이러한 영화를 역사학의 자료로 보고 문자만이 아닌 영상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기도 한다. 과거의 사실을 다 보여준 역사는 어느 것도 없다. 인류의 역사는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관점을 반복해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E.H. Carr가 역사에 대해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역사는 있는 그대로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과 그러한 역사를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역사가들에 의해 주관적이고 상대적으로 쓰여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역사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영화를 통해 그 시대를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좀 더 강하게 시대상황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영화는 역 사가의 주관적인 관점과 감독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분적인 사실이 생성, 소멸, 변화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직접 체험하지 못하고 말이나 글로만 전해 듣던 역사적 사실들을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설명하기 힘든 부분까지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많은 것들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다.
  • 세렌 2011/09/29 13:46 # 삭제

    플린트 락 머스킷 참 재밌게 봤는데..
    사실 우리나라 만화중 나폴레옹 시기를 다룬것 자체가 거의 전무다하 시피했죠.
    그림도 미려하고, 무엇보다 듀베르가 맘에 들었는데
    작가님이 휴재공지 내셨더군요..
    출판논의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네이버는 참 뭐하는지 --
  • 역사관심 2011/09/29 13:59 #

    그렇지요. 한국사만이 아닌 세계사를 그려냈다는 것이 신선함으로 다가왔을 만큼 외국의 역사소재를 가지고 만든 국내만화가 흔치 않았었지요.

    출판소식이 있다니 반갑네요. 어시를 써서라도 배경등 확실하게 보완해서 출판연재물못지않은 멋진 단행본이 출간되길 바랍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4 대표이글루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2018 대표이글루_history

마우스오른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