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에 나오는 고구려원정 (당대의 의식엿보기) 역사

임홍빈씨 번역 최초의 서유기 완역본 전 10권중 현재 10권에 돌입해있다. 물론 임선생의 완간본 그 다음해에 더 쉽게 (그러나 역시 꼼꼼한 번역) 씌여진 서울대 중문과 서유기번역연구회 번역본 완간도 있었지만, 본인은 풍부한 각주를 곁들인 임홍빈씨의 완간본으로 충분하다. 유불선(도)교의 풍부한 컨텐츠를 듬뿍 느낄수 있었던 지난 1년이었다.

잊어버리기 전에,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1권과 4권에 책갈피해둔 당태종의 이국정벌관련 문구들을 발췌해둔다.
물론 문화사적 관점이겠지만, 당대 혹은 후대의 (서유기가 씌여진 시점인 명나라때 혹은 내용이 첨삭된 그이전시대 즉 송, 원나라시대) 고구려및 중국주변국들에 대한 의식을 볼수 있어 좋았고, 나름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구절들이다:
=====
4권 316쪽
(
직접 한국을 가리킨 부분이라 먼저 소개한다)
아바마마께서는 저 당나라 이세민이 왕위에 올라 스스로 황제라 일컬으며 강산을 통일하고 나서도 만족할 줄 모르고 다시 군사를 일으켜 바다 건너 땅을 정벌하였던 사실을 상기하옵소서.
(즉,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를 (아마도 묶어서) 가리킨다. 이는 책의 각주에도 설명되어 있는 부분으로, '바다건너 땅'이란 표현이 당대에 어떤 의미로 씌였는지는 필자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이국'의 개념으로 씌였을 것이라 추정해볼수 있다.)

1권 35쪽
폐하(당태종), 고정하소서. 저 사람들은 모두 폐하께서 일으킨 예순차례의 남정 북벌천하 일흔두군데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적당들을 토벌하는 전쟁터에서 무참하게 희생을 당한 여러 왕자들과 우두머리들이옵니다. (주: 학계에서 확인해본 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남정북벌'이란 뜻은 "남쪽의 적을 정복하고, 연이어 북쪽의 적을 토벌함"이란 뜻인데, 상식선에서 생각해볼때 '이국'과의 전쟁을 뜻한다고 할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구절이 바로 뒤에 나오는 '일흔두군데의 반란'이란 구절인데, 이는 역시 상식적으로 '국내'(지방정부포함)의 반란을 뜻할 것이다. 고구려-백제-신라는 당연히 북벌 즉 외국과의 전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
또한 2권은 현장법사가 당나라를 떠나는 장면이므로 여러차례 '국경'이 나온다.
2권 101쪽

이렇듯 사나흘쯤 가다 보니, 또 하주위 (지금의 감숙성 농서, 장현, 무산일대)에 당도했다. 그곳이 바로 당나라 국경이었다. 변경의 수비책임을 맡은 총병과 그 지역승려들은...중략. (주: 아래 당나라 국경 (파란색), 감숙성(빨간색)의 지도가 있다. 서유기에서 당나라 당대의 국경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어, 의미있는 구절이라 하겠다. '국경'이 있었음은 당연하지만, 티벳-위구르등 주변국들과의 분명한 선긋기가 보인다. 조공국일지는 몰라도 엄연한 독립국들인 것이다.)

700년경 당나라국경
하주위 (현재의 감숙성 지도)

국경이 엄중했음은 아래의 구절에도 나온다.
2권 125쪽

"태보어른, 속스럽지만 제발 조금만 길 안내를 더 해주시구려."
그러나 유백흠의 대꾸는 매정했다.
"스님은 모르시겠지만, 이 산은 이름을 양계산(两界山)이라고 부릅니다. 이 산을 경계로 그 동쪽은 우리 당나라 관할지역이고, 서쪽은 달단족의 영토에 속합니다." (주: 달단족, 즉 따따르/타타르족은 몽골계의 민족으로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터키, 유럽각지에 많이 산다고 한다.  이 구절을 보면 유백흠은 당나라 영토를 떠나기를 두려워 하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타타르족은 현재 러시아의 전투민족인 코사크의 선조들이란 강력한 설이 있다.
http://www.flamesofwar.com/Default.aspx?tabid=53&art_id=696
http://www.flamesofwar.com/hobby.aspx?art_id=192
15-6세기의 코사크족
2권 275쪽
이곳은 우쓰장국의 국경지대요, 마을 이름은 고로장이라 부르오. (각주의 설명: 티벳트의 옛명칭. 원-명시대에는 이 지역을 전장과 후장으로 나누고, 아리 장 (곧 후장), 웨이장 (곧 전장), 케무로 구분하였는데 티벳어로 웨이장을 가리키는 음역이 우쓰장이다)
(주: 역시 티벳트의 국경을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 당나라의 관할이 전혀 아니다).

당태종 당시의 국경들이나 이국정벌에 대해 서유기전체에 이정도밖에 구절이 없지만, 나름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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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병인 사족:
외국사이트에서 발견한 지도들인데 그냥 재미로 보시길 (요즘 지도들- 터키사이트).
http://www.turkicworld.org/
6세기초 티벳국경
6세기 중반 (550년경) 아시아지도 (고구려포함)
8세기 중반 (750년경) 아시아지도 (신라가 무시되었지만 발해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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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Warfare Archaeology 2011/10/20 11:53 #

    호오~서유기에서도 이런 내용을 건질 수 있다니. ^^ 잘 봤슴다~~
  • 역사관심 2011/10/20 12:06 #

    흥미로웠습니다 ^^
  • 재석 2011/10/20 12:46 #

    오오~
  • 역사관심 2012/01/08 03:05 #

    고맙습니다. 매우 늦은 답변 ^^ 미안합니다.
  • 마광팔 2011/10/20 13:17 #

    잘 보았습니다.
    고대 동아시아 지도는 역시 짱개들이 그린 것이 아니라야 어느정도 공정(?)하게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 역사관심 2011/10/20 13:48 #

    자국영토가 아닌쪽은 대강 처리했을수도 있지만 (신라제외등) 터키측 생각을 조금이나마 볼수있어 흥미로웠습니다.
  • ㅈㅂㅇ 2011/10/20 13:21 # 삭제

    역사적 상황을 보면 당나라가 티벳, 위구르 제국의 속국이나 다름없었죠.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1/10/20 16:10 #

    잘 봤습니다.
  • 역사관심 2011/10/21 00:54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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