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롤 가너 - Jitterbug Waltz (1954) 음악

겨울밤이면 오래된 재즈 (30-60년대)를 듣는 것이 즐겁다.
지터벅 왈츠. 이곡을 가장 적확하게 묘사한 글은 역시 하루키의 재즈의 초상중 한 구절일 것이다.

팻츠 월러가 작곡한 수많은 아름다운 곡들 중에서도 나는 특히 '지터벅 왈츠(Gitterberg Waltz)를 좋아한다.
먼 옛날. 1940년대 초엽에 작곡된 오래된 곡인데, 흐물흐물 올라갔다 내려왔다, 사람을 깔보는 듯한 색다른 음형의 멜로디에다가 어째 기묘한 코드 진행에, 음악으로서 새로운 것인지 낡아 빠진 것인지, 단순한 것인지 복잡한 것인지, 성실한 것인지 불성실한 것인지, 들으면 들을수록 아리송해진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이상하게도 귀에 오래 남는 곡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부엌에서 '띠, 라리라리라리라......' 하고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하루키는 월러자신이 연주한 버젼과 르브랑등의 연주를 좋아하나, 필자는 역시 가너의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
월러의 날것 그대로의 40년대 분위기도 좋지만, 역시 10여년이 지나 숙성한 곡을 가너특유의 극단의 로맨티시즘으로 들려주는 이 연주가 가장 좋다. 또한, 가너의 연주기법, 재즈 역사상 아마도 뭉크와 함께 가장 독특한 독자적 연주법인 그의 오른손 타법에 의한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타법에 딱 들어맞는 곡이 이 곡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Misty를 들을때는 물론, 이곡을 한밤중에 불을 꺼놓은 채로 듣고 있자면 마치 50년대 어느 유럽의 작은 어두침침한 카페에서 그의 연주를 직접 듣고 있는 느낌이 난다. 40년대초에나 나올수 있는 작곡이 아닐까 싶은데, 그 이유는 주제부의 주욱 떨어지는 부분이 요즘 감각의 작곡자로는 쉽게 만들수 없는- 어 저기서 한발자욱 더 내려가네- 느낌이기 때문. 그런데 그게 기가 막히게 좋다.

말할 나위없이 이런 곡은 매끈한 디지털보다, 아래처럼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살아있는 버젼이 제맛이다. 이제는 사라진 낭만주의시대가 여기 숨쉬고 있다.

Erroll Garner Trio- Jitterbug Walts (1949년)



같은 시기에 연주된 I can't get started (1955년) 역시 즐겨듣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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