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의 인색함에 날아간 문화유산 (기사) 역사뉴스비평

오주연문장전산고가 얼마만큼 완역되었는지 (09년까지 6권이라 들었고- 그 뒤론 소식이 없다 후..) 찾아보다가 발견한 3년전 기사. 부산대 강명관 한문학과 교수의 글인데 곱씹어 볼 점이 있어 소개한다.

고전및 고서 번역과 필사본의 (광의로 보자면 디지털화까지도) 중요성이 이미 20세기초에 역설된바 있고,그 뼈아픈 오류로 최남선선생이 가지고 있던 고서 <장전산고>도 한국전쟁때 잿더미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이 기사는 우리가 지금 21세기에 문화유산을 위해 어떤 일을 시급히 해야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시리즈는 한국학연구를 위해 하루빨리 전질완역이 되어야 할 자료중 하나라 생각한다. 위키를 보면 아직도 지지부진한 것을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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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광문회에서 이 책의 필사본을 제작한 이래, 1959년 동국문화사에서 규장각 소장본을 바탕으로 상ㆍ하 2책의 영인본을 간행하고, 민족문화추진회에서 1967년에 「경사편」, 1982년에는 「인사편」의 국역본을 완성했지만, 그 뒤 예산 문제며 책의 방대함, 저자의 학문적 깊이 등으로 인한 갖가지 난해한 문구 해석에 대한 문제로 국역 사업은 한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태이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국역 사업이 다시 전개되었다."

최남선의 인색함에 날아간 문화유산 (기사원문)
(기사중에 새로이 알게 된 사실: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발견한 사람이 최남선 본인이 아니라 그의 주도로 설립된 광문회의 회원인 권보상씨가 발견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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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강호의 관련자들이 읽어주십사 하는 부분을 발췌한다:

나는 왜 이 난삽한 책에 대해 이토록 중언부언하는 것인가. 최남선이 그토록 인색하게 굴며 끌어안고 있던 <장전산고>는 6·25전쟁 때 재가 되고 말았다. 만약 최남선이 그 책을 광문회에서 인쇄했문거나, 아니면 식견이 있는 사람을 시켜 정사본을 여럿 만들게 했으면, 원본이 사라져도 아쉬움이 덜했을 것이다. 최남선은 희귀한 책을 구입하면 자랑은 하면서, 널리 알리거나 동학들과 함께 보기를 꺼려하는 성품이었다고 한다. 최남선의 인색한 성품이 귀중한 문화유산의 원본을 날려 버린 것이다.


책은 또 그렇다 치자. 허접한 원본이라도 남았으니까. 하지만 그림은 어떤가?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그림은 단 하나뿐이다. 옛 그림을 공부하자면 원본의 미세한 부분까지 확인해야 하고, 색채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사정이 어디 그런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신윤복 풍속화의 경우, 이런 저런 책에 실린 도판은 어느 것이 원본에 가까운 것인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판이하다. 예컨대 옷의 색이 원래 붉은지 연분홍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그림 해석에 오류를 낳을 것이다.


공공박물관, 또는 공공성을 표방하는 사설미술관에서는 말끝마다 자기들의 소장품이 민족의 빼어난 문화유산이니 뭐니 하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한데, 연구에 필요한 그림이 있어 이용하자고 하면(또는 촬영하자고 하면) 첫마디에 거절하거나 엄청난 값을 불러 엄두를 못 내게 만든다. 인색하기 짝이 없다. 널리 자랑할 민족의 문화유산이라면, 빼어난 복제 수단을 갖고 있는 이 시대에 어찌 원본에 가까운 복사본을 하나 만들어 두고 필요한 사람에게 염가로 제공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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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블로거님중 일본고전의 복사를 위해 일본의 한 유명대학도서관에 요청한 분이 있었다. 외국학자를 위해 선뜻 (흑백이지만) 중요한 도판의 그림을 복사해주고, 오히려 디지털화로 대학사이트에서 누구나 열람가능하게 열어놓았다. 필자도 보고 놀랄정도의 개방성이었다. 물론, 위 내용중 박물관의 그림을 촬영하지 못하게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라 보지만, 말씀대로 복제본이나, 디지털화를 통한 열람을 할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이다. 원본 역시 이용자가 복사는 못해도, 기술력을 통해 전문가가 꼭 필요한 연구일 경우 복사해주는 제도가 있으면 한다.

물론 여러 단체에서 디지털화와 온라인을 통해 고전들과 그림들을 예전에 비할수 없이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연구를 위한 자료열람의 폐쇄성은 '안정성'을 담보로 해선 안된다. 안정성을 마련하는 것은 해당기관의 몫이며, 문화유산은 국민의 것이라는 철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오주연문장전산고가 완역되면 그 값이 얼마이건 구입하고 싶다. 성호사설, 지봉유설이 더 오래된 백과사전식 기술서들이지만, 가장 최근인 19세기의 생활사라는 측면에서 왕조시대에서 현대한국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근대화과정에서 일제라는 시대를 거치며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많은 부분 소실되고, 끊어졌던 우리로서는 정말 중요한 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쉬운건 가장 중요한 1-4권이 소실된 점 (고려도경의 도경소실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뼈아프다).
 


덧글

  • 부산촌놈 2012/01/07 18:47 #

    조선왕조가 그토록 여러곳에 사고를 만든 이유를 알았더라면 아쉬운 문헌들의 소실을 막을 수 있었을 테지요...

    그나저나 아직 완벽히 번역되지 않은 문헌들도 많이 남아 있나봐요?

    아직 박물관 같은 데서 번역되길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말입니까?
  • 역사관심 2012/01/08 00:58 #

    그런 것 같습니다. 알라딘이나 예스24같은 곳, 아니 국회도서관에 가서, 찾아보면 저런 백과류의 전질은 발간된 것이 없지요.
  • 부산촌놈 2012/01/08 11:01 #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군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그냥 대기 타고 있으니 해석만 하면 된다는 뜻이니 좋은 뜻이긴 한데... 요즘 보존관리 체계가 아무리 예전보다 낫다고 해도 그래도 혹 모르니...
  • 역사관심 2012/01/09 01:42 #

    개인적으로는 하루빨리 국문번역이 모두 되면 좋겠습니다. 컨텐츠는 풍부할수록 좋지요. 한국고전번역원 (예전 민족문화추진회)가 더 활성화되고 능력있는 해독자들이 생산되어 모든 고전이 번역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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