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EBS 다큐중 언어에 대한 (언어라곤 하지만 한국어 영어에 대한 이야기)좋은 다큐가 있어 보았다 (독서는 아니지만, 독서카테고리에 넣는다). 미국에서 오래동안 애매하게 느껴오던 부분을 섬광에 맞은 듯이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한국의 '체면'문화와 (엄밀히 말해 우리의 뿌리깊은 사대의식과도 연결되는) 영어 '발음'의 문제이다.
다큐중 화면에 사실은 반기문의 2006년 UN사무총장 취임연설을 화자가 누군지 말해주지 않고 (평범한 중년남자분이 립싱크하는 것으로), 미국인, 유럽인, 한국인들을 섞어서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반기문씨의 연설은 다들 알겠지만, 고급 어휘와 정확한 문법을 구사했지만, 발음은 전형적인 뚝뚝 끊기는 한국식 발음이었다. 약 10분간의 그 주어진 연설을 보고, 각국의 사람들에게 연설자가 영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솔직하게 답해달라는 서베이를 했다. 이중 한국인 시청자들은 '창피하다' '어색했다' '불안하다' 등의 감정을 보였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든 것이 '발음'이었다. 이에 반해 내용은 대부분 그다지 알아듣지 못했거나,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도 그렇게 집중하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고 실제화자였던 사람이 반기문씨라는 것을 보여주자 (그리고 그 연설이 당시 UN에서 좋은 연설로 평가받은 것), 대부분의 한국인 시청자들은 놀라거나 뻘쭘해했다.
하지만, 같이 시청한 미국인과 유럽인 시청자들은 화면을 보고 화자의 영어에 매우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이는 립서비스가 아닌 진짜 속내를 드러낸 서베이였기에 그 이유가 궁금했다. 이들이 90점이상 혹은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으로 본 이유는 바로 '어휘력'과 '연설내용'이었다. 발음에 대해 묻자, 그건 의사소통만 깨끗하면 (알아듣기만 하면) 되지, 보너스에 불과하다는 평이었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필자가 미국에서 경험한 바로는 실제로 (적어도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렇다. 필자가 보기엔 굉장히 어색한 억양으로 중국식, 인도식, 일본식, 아니 프랑스식 영어를 구사하는 화자에게 미국인들은 그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진심으로 말한다. 그리고, 발음이 **식이어도 알아듣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반면 발음을 아무리 굴려도 어휘가 좋지 못하거나 문법이 이상한 사람에게는 가혹한 평가를 종종 내리는 것을 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식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민들이 주로 보여주는 '창피함'의 감정을 느끼기란 매우 어렵다 (물론 대놓고 묻지 않지만, 태도에서 적어도 그러한 느낌을 받지 못한다). 반면, 미국의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인들과의 대화와, 외국인(예를 들어 대만인)과의 대화에서 분명 '편함'의 차이가 생겨난다. 후자가 훨씬 편한것이다. 이는 영어문법과 어휘의 차이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러하다.
과연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다큐를 보고 깨달은 점은 바로 우리가 '발음'에 유독 연연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꽤 생각해 볼 문제다. 그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영어'는 이미(현재시점에서는 적어도) '미국어', '영국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모국어에 이어 대화를 할때 쓰는 세계어비슷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 영어라는 것을 직시하면, '미국식' (혹은 영국식) 영어를 구사할 필요성은 낮아진다. 그 사람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자리잡고 살것이 아니라면 말이다(그 국가에서 그나라의 시민으로써의 언어는 시민으로써의 의무로 발음도 따라야 할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10여년 살면서 한국어 발음을 노력하지 않는다면 태만일 것).
물론 발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발음은 **국가의 하나의 고유상표처럼 찍혀나오는 것이다. 즉, 어떤 관점에서는 '정체성'의 문제로도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냐? 그렇다. Japanese Enlgish tone, Indian English tone, French tone등 미국인들은 그러한 발음을 (모자란 애들이야 놀리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배운 보통사람들은) 결코 문제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미국인들의 태도라고 할때, 과연 우리말고 다른 외국인들의 태도는 어떨까? 굳이 미국식 발음을 따라하려 노력하고, 그렇지 못하면 창피해 할까? (예컨대 학회에서의 발표자나 공적인 자리에서 정치인, 혹은 일반적인 생활에서도). 앞서 언급했듯 적어도 필자가 보아온 많은 유럽계, 아시아계 재미외국인들은 그러한 모습을 자주 보지 못했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모국어 억양이 담긴 영어를 세계보편어라는 Tool로 구사할 뿐이다.
'미국식 발음' (흔히 말하는 버터발음)을 잘 굴리지 못한다고 가장 창피해하는것은 적어도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리들 한국인들이다. 단상이지만, 이는 혹 우리 특유의 '체면문화' (즉, 저쪽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와 깊숙히 들여다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로 '사대주의' (미국인들이 혹은 앵글로 색슨계 유럽인들이 동양인인, 한국인인 나를 잘 봐주길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앵글로 색슨계국가의 사람을 만나 영어를 할때나, 비 앵글로색슨계 국가의 외국인과 영어를 구사할때 심적인 차이가 있지 않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보다 후진국의 언어를 배워서 그 국가에 가서 이야기한다고 가정해보자. 문법과 어휘과 충분한 실력인데, 발음이 그 나라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쪽에서 다 알아듣는데) 우리가 많이 창피해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무엇을 말해주는지는 거의 명백하다.
"우리아이가 원어민처럼 발음하길 원해요."
다큐의 한국엄마들의 가장 흔한 답변이었다.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미국인이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인을 양산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원어민'이란 무얼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는 왜 어떤 의미로 영어를 배우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교육할 일이다. 우리의 영어교육에는 철학이 결여되어 있다. 다른 많은 분야와 같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지만, 주절거려 보았다. 발음이 한국식이라고 문제시 삼아선 안된다. 그것은 그사람의 영어능력의 잣대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세계가 그렇게 본다. 그리고 한국출신의 영어를 해도 좋다. 미국어가 아닌 '세계어로서의 영어'로써 당신은 한국식 영어를 구사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세계어로써의 영어 =x 미국어 란 것이다. 학회건 어디서건 세계시민으로써 당당히 또박또박 말하라. 예로 국내에서 외국인이 영어로 물을때, 그 언어는 이미 '세계어'이다. 한국식발음은 당연하다면 당연한것이다 (여기는 한국이구나 라는 정체성조차 그 관광객에게 줄수도 있다). 당신은 세계어로써 tool인 '영어'를 배우면 되는 것이지, 미국사람이 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바로 한국의 '체면'문화와 (엄밀히 말해 우리의 뿌리깊은 사대의식과도 연결되는) 영어 '발음'의 문제이다.
다큐중 화면에 사실은 반기문의 2006년 UN사무총장 취임연설을 화자가 누군지 말해주지 않고 (평범한 중년남자분이 립싱크하는 것으로), 미국인, 유럽인, 한국인들을 섞어서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반기문씨의 연설은 다들 알겠지만, 고급 어휘와 정확한 문법을 구사했지만, 발음은 전형적인 뚝뚝 끊기는 한국식 발음이었다. 약 10분간의 그 주어진 연설을 보고, 각국의 사람들에게 연설자가 영어를 잘하느냐 못하느냐 솔직하게 답해달라는 서베이를 했다. 이중 한국인 시청자들은 '창피하다' '어색했다' '불안하다' 등의 감정을 보였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든 것이 '발음'이었다. 이에 반해 내용은 대부분 그다지 알아듣지 못했거나,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도 그렇게 집중하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고 실제화자였던 사람이 반기문씨라는 것을 보여주자 (그리고 그 연설이 당시 UN에서 좋은 연설로 평가받은 것), 대부분의 한국인 시청자들은 놀라거나 뻘쭘해했다.
하지만, 같이 시청한 미국인과 유럽인 시청자들은 화면을 보고 화자의 영어에 매우 후한 점수를 주었다. 이는 립서비스가 아닌 진짜 속내를 드러낸 서베이였기에 그 이유가 궁금했다. 이들이 90점이상 혹은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으로 본 이유는 바로 '어휘력'과 '연설내용'이었다. 발음에 대해 묻자, 그건 의사소통만 깨끗하면 (알아듣기만 하면) 되지, 보너스에 불과하다는 평이었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필자가 미국에서 경험한 바로는 실제로 (적어도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렇다. 필자가 보기엔 굉장히 어색한 억양으로 중국식, 인도식, 일본식, 아니 프랑스식 영어를 구사하는 화자에게 미국인들은 그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진심으로 말한다. 그리고, 발음이 **식이어도 알아듣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반면 발음을 아무리 굴려도 어휘가 좋지 못하거나 문법이 이상한 사람에게는 가혹한 평가를 종종 내리는 것을 본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식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민들이 주로 보여주는 '창피함'의 감정을 느끼기란 매우 어렵다 (물론 대놓고 묻지 않지만, 태도에서 적어도 그러한 느낌을 받지 못한다). 반면, 미국의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인들과의 대화와, 외국인(예를 들어 대만인)과의 대화에서 분명 '편함'의 차이가 생겨난다. 후자가 훨씬 편한것이다. 이는 영어문법과 어휘의 차이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그러하다.
과연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다큐를 보고 깨달은 점은 바로 우리가 '발음'에 유독 연연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꽤 생각해 볼 문제다. 그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영어'는 이미(현재시점에서는 적어도) '미국어', '영국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모국어에 이어 대화를 할때 쓰는 세계어비슷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 영어라는 것을 직시하면, '미국식' (혹은 영국식) 영어를 구사할 필요성은 낮아진다. 그 사람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자리잡고 살것이 아니라면 말이다(그 국가에서 그나라의 시민으로써의 언어는 시민으로써의 의무로 발음도 따라야 할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10여년 살면서 한국어 발음을 노력하지 않는다면 태만일 것).
물론 발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발음은 **국가의 하나의 고유상표처럼 찍혀나오는 것이다. 즉, 어떤 관점에서는 '정체성'의 문제로도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냐? 그렇다. Japanese Enlgish tone, Indian English tone, French tone등 미국인들은 그러한 발음을 (모자란 애들이야 놀리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배운 보통사람들은) 결코 문제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미국인들의 태도라고 할때, 과연 우리말고 다른 외국인들의 태도는 어떨까? 굳이 미국식 발음을 따라하려 노력하고, 그렇지 못하면 창피해 할까? (예컨대 학회에서의 발표자나 공적인 자리에서 정치인, 혹은 일반적인 생활에서도). 앞서 언급했듯 적어도 필자가 보아온 많은 유럽계, 아시아계 재미외국인들은 그러한 모습을 자주 보지 못했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모국어 억양이 담긴 영어를 세계보편어라는 Tool로 구사할 뿐이다.
'미국식 발음' (흔히 말하는 버터발음)을 잘 굴리지 못한다고 가장 창피해하는것은 적어도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리들 한국인들이다. 단상이지만, 이는 혹 우리 특유의 '체면문화' (즉, 저쪽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와 깊숙히 들여다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로 '사대주의' (미국인들이 혹은 앵글로 색슨계 유럽인들이 동양인인, 한국인인 나를 잘 봐주길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앵글로 색슨계국가의 사람을 만나 영어를 할때나, 비 앵글로색슨계 국가의 외국인과 영어를 구사할때 심적인 차이가 있지 않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보다 후진국의 언어를 배워서 그 국가에 가서 이야기한다고 가정해보자. 문법과 어휘과 충분한 실력인데, 발음이 그 나라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쪽에서 다 알아듣는데) 우리가 많이 창피해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무엇을 말해주는지는 거의 명백하다.
"우리아이가 원어민처럼 발음하길 원해요."
다큐의 한국엄마들의 가장 흔한 답변이었다.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미국인이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인을 양산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원어민'이란 무얼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는 왜 어떤 의미로 영어를 배우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교육할 일이다. 우리의 영어교육에는 철학이 결여되어 있다. 다른 많은 분야와 같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지만, 주절거려 보았다. 발음이 한국식이라고 문제시 삼아선 안된다. 그것은 그사람의 영어능력의 잣대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세계가 그렇게 본다. 그리고 한국출신의 영어를 해도 좋다. 미국어가 아닌 '세계어로서의 영어'로써 당신은 한국식 영어를 구사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세계어로써의 영어 =x 미국어 란 것이다. 학회건 어디서건 세계시민으로써 당당히 또박또박 말하라. 예로 국내에서 외국인이 영어로 물을때, 그 언어는 이미 '세계어'이다. 한국식발음은 당연하다면 당연한것이다 (여기는 한국이구나 라는 정체성조차 그 관광객에게 줄수도 있다). 당신은 세계어로써 tool인 '영어'를 배우면 되는 것이지, 미국사람이 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덧글
2012/03/10 12:15 #
비공개 덧글입니다.별개로 김치 발음이 "의사소통이 확실히 되는 수준"이냐는 다른 문제겠죠.
반기문 총장은 해외 생활도 했고 이 부분에서 확실했던 경우고....
일본처럼 '마그도나르도'라고 안하고 '맥도날드'라고 하면 미국인이 알아들을 것
같죠? 근데 사실은 맥도날드도 못 알아 들어요. 맥↗도~날↘드 라고 하지 않는 이상..
주제는 그런 세부적인 것이 아닌 '태도'의 문제입니다. 고맙습니다.
박노자씨도 발음은 일반적인 한국인과 심히 다르지만 박노자씨가 한국어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2012/03/10 21:55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2/03/11 19:33 #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