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철학라이더를 위한 개념어사전중) 독서

철학자 조광제선생의 본저를 독파중인데, 존재론 (On 존재+Logos 법칙) 본질편에 챙겨둘만한 여러 개념들이 있어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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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본질은 존재자에게만 성립한다.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건 간에 각각의 존재자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 이 '어떤 것'으로서의 존재자와 대립되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본질을 전혀 갖지 않은 것이다. 말하자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자는 없다. 그래서 본질은 해당 존재자가 바로 '어떤' 존재자이게 하는 근거 내지는 원리가 된다. 이때 '어떤'은 인식의 대상이다. "그게 뭐니?"라고 묻는 것은 "그것은 어떤 것이니?"라고 묻는 것이고, 이에 "이것은 분필이야"라고 대답한다면 '분필'이 '어떤', 즉 이것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물음과 답변을 주고 받는 것이 바로 인식 활동이다. 그러나 본질이 인식의 대상이라고 해서 그저 인식의 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본질은 존재의 문제에 더 깊이 관련되어 있다.

카오스가 코스모스로 변형되면서 원소들이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이 원소는 단일한 본성 (physis)을 갖는다고 했다. 각각의 원소는 바로 그 본성 때문에 바로 그 원소가 된다고도 했다. 그러니까 본질은 본성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코스모스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자들은 기존의 본성을 상실(소멸)하고 다른 본성을 갖게 되는 (발생), 이른바 생성을 겪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존재자가 본성을 상실 할 때 본성 그 자체도 없어지는 것인가, 없어지지 않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나온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변하는가에 따라 철학적인 입장이 많이 달라진다. 

존재가 생성을 겪는다고 할 때 그 생성은 시간으로 보자면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주: 시공간으로 보자면이란 뜻임). 미리 말하면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생성의 현장을 지목하는 것이 바로 '현존 existence'이다. 현존을 갖는 것을 달리 말해 '실재 a reality' 라고도 한다. 따라서 엄격하게 말하면 코스모스 내에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자들은 현존자 an existent 다. 본성을 갈아 끼는 생성이 오로지 현존자들이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 관계에 의해서만 일어난다고 할 때 본성, 즉 본질은 현존에 의거한 것이 된다. 이런 입장의 대표적인 철학자가 바로 사르트르다 ("현존은 본질에 앞선다")...... 고대 그리스적으로 말한다면 본질은 그 자체로 어떤 의미로든 실체가 될수 없다고 주장한 셈이다.

생성 중인 현존자들과 별개로 본성, 즉 본질이 따로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본질이 현존자들의 현존보다 앞선다고 여기는 인물이 바로 플라톤이다. 그렇다는 조건하에 이데아 혹은 형상이라고 한것이다. 그리고 본질은 개별적인 현존자들과 별개로 존재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존재자 (즉 알고보면 현존자)를 바로 그 존재자로 있게 하고, 그래서 본질은 제 2실체라고 본 것이 아리스토텔레스다. 이 점에 있어서 그는 스승 플라톤을 충실히 따랐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본질이 그 나름의 실체성을 갖는다고 보게 되면 생성중인 현존자들의 질적인 정도가 구분되면서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에 따른 좋고 나쁨은 말 그대로 본질적인 것이 된다. ......

그러나 대부분의 중요한 사안들은 여러 본질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주어진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복합적인 본질들 각각이 어떤 성격을 띠고서 어떤 힘으로 지금 이 사안의 본질을 형성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만큼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고, 또 배경지식을 잔뜩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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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예는 뺏지만, 짤막한 글이나 곰곰히 생각할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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