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역사와 관점 (마뚜리나, 바렐라) 독서

오늘날 많은 생물학 학파는 60년 이상 학계를 지배해 온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진화의 기제에 대해 아무리 새로운 견해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진화현상 자체가 부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견해는 생물이 환경이용을 최적화하여 주위 환경에 점점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진화를 이해하는 통속적인 생각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진화를 계통발생적 선택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어나는 구조적 표류로 보았다. 이때 환경 이용을 최적화한다는 뜻에서 '진보'란 없다. 유기체와 환경의 구조접속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적응과 가지생성의 보존이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바다에 사는 여러 동물들의 산소 소모율을 측정한 뒤 같은 소모량이 필요해 보이는 조건에서 어떤 유기체가 다른 유기체보다 산소를 덜 쓴다는 사실을 밝힐 수는 있다. 그렇지만 산소를 덜 쓰는 유기체가 더 잘 적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유기체들은 그것들이 살아 있는 한 개체발생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을 충족한 셈이기 때문이다. 효율을 비교하는 일은 관찰자가 하는 기술의 영역에 속한다. 

이것은 적응을 유지해가는 개체들 각각의 역사 속에서 일어나는 일과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도 없다. '더 잘 적응한 생물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적응한 생물이 살아남을' 뿐이다. 적응은 필요조건의 문제이며 그것을 충족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최선'의 방식이란 생존이 아닌 다른 기준을 끌어들일 때만 말할 수 있다. 유기체의 다양성이 여실히 보여주듯 생명체란 다양한 구조적 경로를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지, 어떤 한 가지 관계나 한 가지 가치의 최적화란 존재하지 않는다. 
- 마뚜리나 & 바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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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 문화집단의 역사와도 직결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필자는 이른 '구조적 표류적 역사관'이라고 일단 붙여보고 싶다. 정말 좋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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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ypervalence 2016/11/16 04:04 #

    이분들은 진화생물학자도 아니고, 뉴에이지적인 측면이 있어서 생물학자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분들이에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경쟁의 존재를 생각하면 저 말들이 말이 안되죠...
    중립진화론이란 게 있긴 하지만 진화 전체를 유전자 부동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터라...
  • 역사관심 2016/11/16 04:05 #

    다른 관점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세부적인 오류야 전문분야분들의 생각이 다르시겠지만 완전한 사이비학자가 아닌이상, 어떤 이론을 바라보고 관련된 관심과 관점을 가지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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