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다섯갈래 뿔요괴 생사귀와 행운의 편지 (조선중기 여러 요괴모습의 묘사들) 설화 야담 지괴류

실록 성종대와 중종대 즉 15세기말에서 16세기초에 조선중기 요괴들의 모습 (즉 당대 조선인들의 하나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구체적인 기록들이 있습니다. 또한 조선중기에 이미 '행운의 편지'가 있었음을 볼 수 있죠. 

이러한 기록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도깨비, 귀와면, 처녀귀신등 몇몇 대표적인 한국요괴들이외에, 조상들의 '머릿속'에 있었던 기매의 모습들을 다양하게 엿볼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발굴한다면 이용할 수 있는 문화컨텐츠가 될 수 있겠지요.

글의 내용은 연대순서별로, 우선 1470년, 성종 첫 해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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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세개 요괴

성종 5권, 1년(1470 경인 / 명 성화(成化) 6년) 5월 26일(계묘) 
전라도 관찰사에게 민간에 떠도는 요사한 말의 근원을 캐어 의혹을 풀게 하라고 명하다     
전라도 관찰사(全羅道觀察使) 고태필(高台弼)에게 글을 내리기를,
“윤필상(尹弼商)의 반인(伴人) 임효생(林孝生)이 고하기를, ‘함평(咸平) 사람 김내은만(金內隱萬)의 아내가 내게 와서 말하기를, 「입이 셋 머리가 하나인 귀신이 하늘로부터 능성(綾城) 부잣집에 내려와서 한 번에 밥 한 동이[盆], 두부국[豆腐羹] 반 동이를 먹었는데, 그 귀신의 말이, 이달에는 비가 안오고 다음달 스무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릴 것인데, 만약 이날 비가 안오거든 밭을 매지 말아라 하고, 또 말하기를, 진생(辰生)·신생(申生)·유생(酉生)인 사람들은 금년에 모두 죽는다고 하였는데, 이 말은 어떤 역자(驛子)가 금구 영리(金溝營吏)에게서 듣고 말하는 것을 내가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일본작가 시게루가 그린 영동할머니(영등할머니)

입이 셋, 머리가 하나인 귀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림이 없어 상상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꽤나 기괴한 모습임에는 틀림없겠죠. 그런 입 셋달린 요괴가 내려와서 밥과 두부국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일본 여자요괴중에 머리뒤에 입이 하나 더 붙은 녀석 (두입여자)은 압니다만... 두부국이 최소 15세기말에는 있었음을 보여주는 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세 달후에 또다른 귀매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다음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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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두장신요괴와 많은상투머리 요괴

성종 7권, 1년(1470 경인 / 명 성화(成化) 6년) 8월 3일(무신)
의금부에서 박석로 등이 요사스런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킨 죄에 대해 아뢰다    
 
의금부(義禁府)에서 전라도 관찰사(全羅道觀察使)의 계본(啓本)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구례현(求禮縣)에 사는 백정 박석로(朴石老)가 요사스런 말을 지어서 말하기를, ‘보성군(寶城郡)에 거주하는 부자로 사는 사람의 집에 귀신이 있는데, 사람 모양 같고 키가 한 길이 넘으며 몽두(蒙頭) 만 쓰고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하며, 그 집 사람이 늘 식사 때마다 한 말의 쌀로 밥을 지어 먹였더니, 귀신이 말하기를, 「나의 아우도 또 내려오는데, 오면 큰 풍년이 들 것이다.」라고 하였다.’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와, 

양녀(良女)인 막가이(莫加伊) 소사(召史), 무녀(巫女) 단정(丹正), 역자(驛子) 망금(亡金)·문금(文金), 통인(通引)679) 중남(仲南), 백정(白丁) 이인부(李仁夫), 백정의 딸 고미(古未)가 박석로의 요사스러운 말을 더 보태어 전하기를, 귀신이 있는데 머리 하나에 상투가 일곱이라고 말하고, 혹은 머리 하나에 상투가 서넛이라고 말하고, 혹은 머리 하나에 상투가 둘인데 능성(綾城)과 보성(寶城)에 내려와 식사 때마다 국과 밥 각 한 동이씩을 먹는다고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와, ...

여기는 두가지 모습의 요괴가 등장합니다. 우선 한 길이나 되는 사람모양의 귀신. 한 길이면 약 2미터이상이 되는 장신의 귀신입니다. 이러한 장신의 귀신이 '몽두'만 쓰고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몽두란 당시 죄인을 잡아올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머리에 덮어씌우던 작은 천을 말합니다. 

이런 게 몽두입니다. 따라서 몽두만 쓰고 하늘에서 장신의 요괴가 내려오는 모습은 기괴하겠죠.
그 동생도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그 모습은 머리하나에 상투가 서넛에서 일곱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머리하나에 상투가 일곱개란건 어떤 모양일까요?

그 바로 뒤에 재밌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바로 아마도 현재까지 알려진 한국사회의 가장 오래된 '행운의 편지'라고 할 만한 이야기가 전하죠.

중략.
그런데 그 돌아온 혼(魂)이 위로는 천계(天界)에, 아래로는 지부(地府)에 통달하여 인간에게 와서 고하기를, 「경인년 3월부터 바람과 비가 몹시 심해 악한 사람은 다 죽는다. 전염병과 전쟁의 재변으로 경인년·신묘년 두 해에 사람이 8분(分)은 죽어서, 집은 있으나 사람은 없으며 땅은 있으나 경작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아홉 여자가 한 지아비와 함께 살며 열 집이 한 마리의 소를 함께 부리며, 집에는 연기가 끊어지고 곡식은 쌓아 두고 먹을 것이 없다. 만일 믿지 않는 자는 눈만 멀 뿐이고, 이 글 한 벌[本]을 전하는 자는 자기 한 몸의 재앙을 면하고, 두 벌을 전하는 자는 한 집의 재앙을 면하고, 세 벌을 전하는 자는 크게 평안함을 얻을 것이다. 만일 믿지 아니하고 이 글을 집 속에 감추어 둔 자는 유혈의 재변을 볼 것이다. 이 글은 요동(遼東)에서 온 신강 화상(新降和尙)의 글인데, 이것을 베껴 사람에게 전하여 주라.」 하였다.’라고 하여, 여러 사람을 현혹하게 한 죄는 아울러 율(律)이 참대시(斬待時)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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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허언(요상한 이야기가)가 도성안에 도는데, 이런 이야기를 믿지 않는 자는 눈이 멀고, 이 내용이 담긴 글 한벌을 전하는 자는 재앙을 면하고, 두 벌을 전하는 자는 한 가정이 재앙을 벗어나고, 세 벌을 전하는 자는 크게 평안해진다는 이야기. 이걸 집에 그냥 두는 자는 피바다의 재앙이 닥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전근대에도 이런 행운의 편지식 심리전을 효과적으로 써먹었음을 알 수 있는 재미있는 기록입니다.


악마적 힘, 다섯개의 뿔, 생사귀生死鬼

다음해인 1471년에는 '뿔달린 요괴'가 등장합니다. 홍로 즉, 붉은 이슬이 흘러내리며 탄생한 이 요괴는 아주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아마도 조선시대 통틀어 최강의 요괴가 아닐까 싶군요.
성종 10권, 2년(1471 신묘 / 명 성화(成化) 7년) 4월 27일(기사) 3번째기사
의금부에서 이결이 요언으로 뭇사람을 미혹한 죄를 치죄할 것을 아뢰다     

의금부(議禁府)에서 아뢰기를,
“선군(船軍) 이결(李結)은 상사(賞賜) 받기를 꾀하여 장고(狀告)하기를, ‘꿈에 수양 대왕(首陽大王)이 나타나 하교하시기를, 「4천 불(四千佛) 속에 내가 이제 중임(重任)을 맡았으니, 모름지기 이 뜻을 가지고 금상(今上)께 진달하라.」 하고 또 말씀하기를, 「능소(陵所)의 풍락조(豐樂鳥)는 마땅히 대궐(大闕)의 종루(鐘樓)에 보내고, 대업(大業)은 마땅히 궐내의 백미고(白米庫)에 보내야 한다.」 하고 또 말씀하기를, 「내가 생전에 거둥하였을 때의 도롱이[蓑衣]와 밥그릇[飯鉢] 등의 물건은 마땅히 능소(陵所)에 보내야 한다.」 하고, 또 말씀하기를, 「서천 불국 세계(西天佛國世界)의 바닷속에 사는 김수앙(金守仰)의 딸 검물덕(檢勿德)은 《조선국 인명 총록책(朝鮮國人名摠錄冊)》을 가졌는데, 그 책에 금상(今上)이 나라를 다스리는 주략[籌]의 차례를 당하였다고 하였다.」 하고, 또 이르기를, 「검물덕(檢勿德)이 이번 경인년에 아이를 낳을 해였는데, 이 해 3월 초5일에 과연 아이를 낳았다. 산후(産後)에 홍로(紅露)가 흘러 내렸으므로 홍로를 모두 없어지도록 하느라고 오래도록 가물어 실농(失農)하였으나, 오는 신묘년은 마땅히 대풍(大豊)이 될 것이다.」 하고 

또 이르기를, 「검물덕이 낳은 남자 아이는 그 이름을 생사귀(生死鬼)라 하고, 그 머리와 몸은 흑색(黑色)이다. 그 뿔[角]은 다섯 가지로 갈라져 나왔으며, 이 남자 아이가 조선인(朝鮮人)의 생사 대명(生死大命)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 귀신이 궐내(闕內)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면, 마땅히 8지(八枝)의 녹각(鹿角)과 흑두호(黑頭狐)·대저아(大豬牙)를 궐내의 사방(四方)에 묻으라.」 하고, 또 이르기를, 「장영기(張永奇)의 흥행(興行)으로 금상(今上)이 안심(安心)할 수 없으니, 사천불(四千佛)과 완도(莞島)의 송 대장(宋大將) 등을 붙잡으라.」 하고 또 이르기를, 「모든 국가의 일은 내가 마땅히 힘써 도모할 것이니, 아울러 이 뜻을 가지고 상달(上達)하라.」 하셨다.’ 하면서, 요언(妖言)으로 뭇사람을 미혹한 죄는, 율(律)이 참형(斬刑)에 해당합니다.” 하니, 명하여 감사(減死)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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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군중 이결이라는 사람의 꿈에 세조(1417~ 1468년), 수양대왕이 나타나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게 되는데, 그 중 검물덕이란 여자가 낳은 남자아이가 요괴라는 것입니다 - 더군다나 이 여자는 바닷속에 사는 김수앙이란 사람의 딸.. 아이가 태어날 때 紅露 (홍로), 즉 붉은 이슬이 흘러내렸는데 이문에 가뭄이 들었다는 비화가 있으며, 그 이름까지 있는데 '생사귀生死鬼'. 거의 '악마'적인 모습과 힘을 가진 이 요괴는 온몸이 검은색이며, 뿔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그 능력은 무려 '조선인들 전체의 생사'권을 쥐고 있다는. 흥미로운 것은 검물덕에게는 '조선국 인명 총록책'이라고 하는 당시 이름을 가진 모든 조선인들의 성명이 적힌 목록책이 있었다는 설정입니다. 따라서 생사귀는 이 인명책을 근거로 그들의 생사를 쥐고 있었을 듯 합니다 (데스노트와 비슷한 거죠).

이 아이가 대궐에 들어오면 조선은 끝장나는데, 이 요괴를 막기 위해서는 여덟갈래의 사슴뿔과 머리가 검은 여우, 그리고 거대돼지의 어금니를 궐내 동서남북에 뭍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내용을 듣고 요언을 퍼뜨린다 하여 참형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지지만, 이 묘사들을 보면 조선전기까지만 해도 해학적인 내용과 거리가 있는 기괴함이 더해진 모습과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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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5년후, 이번에는 상체는 없고 아래는 흰치마를 두른 귀신이 등장합니다. 

흰치마 반신요괴

성종 197권, 17년(1486 병오 / 명 성화(成化) 22년) 11월 25일(병인)
승정원에 호조 좌랑 이두의 집에 요귀가 있는지 아뢰도록 하다     

승정원(承政院)에 전교하기를,
“듣건대 호조 좌랑(戶曹佐郞) 이두(李杜)의 집에 요귀(妖鬼)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도 있는가? 그것을 물어서 아뢰라.”
하니, 이두가 와서 아뢰기를,
“신의 집에 9월부터 과연 요귀가 있어서, 혹은 나타나기도 하고 혹은 자취를 감추기도 하며 창문 종이를 찢기도 하고 불빛을 내기도 하며 기와나 돌을 던지기도 하는데, 사람이 부딪혀도 다치는 일은 없으나 다만 신의 아내가 살쩍에 부딪혀 잠시 다쳐서 피가 났습니다. 종들이 말하기를, ‘귀신이 사람과 말을 하기를 사람과 다름이 없고, 비록 그 전신(全身)은 보이지 않고 허리 밑이 (보이는데) 여자의 복장과 방불한데 흰 치마가 남루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은 일찍이 보지 못하였고, 단지 밤에 두 번 사람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뿐입니다. 신이 처자(妻子)를 이끌고 다른 지붕으로 피해 있었더니, 얼마 아니되어 또 따라와서 때없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 하기에, 신이 생각하기를, 피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여기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때는 요귀가 없었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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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폴터가이스트의 경우 예전에 소개해 드린 '통명전 저주사건'과 같이 꽤 자주 보입니다만, 이렇게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예는 특이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훗날 소개할 계획이지만 유독 요상한 일이 많았던 '중종대' (말귀신도 등장하죠)에 이런 "뿔 달린 요괴"가 또 등장합니다.

양각요괴

중종 22권, 10년(1515 을해 / 명 정덕(正德) 10년) 5월 16일(임인)
비밀히 정원에 전교하여 요언을 퍼뜨린 내수사 노비 억천을 추고시키다     

비밀히 정원에 전교하기를,
“전일 홍문관의 차자(箚子)에 ‘부인(婦人)의 사설(邪說)에 미혹(迷惑)되지 말라.’고 하였는데, 내가 이와 같은 일이 있는가 염려하여 궁중에 물으니 모두 모른다고 하였다. 다만 내수사(內需司)의 여비(女碑) 억천(億千)이 본래 요사함이 많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의심하여 문초(問招)하니, 처음에는 완강히 숨기더니 마침내 덮어 숨기지 못하고 대답하기를 ‘내가 경복궁에 있을 때 중궁(中宮)이 승하하신 뒤, 밤 2경(更)에 꾼 꿈에 강녕전(康寧殿) 뜰에 늙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창호(窓戶)를 난타하였으며, 또 꿈에 폐주가 뿔이 둘 달린 귀신을 이끌고 와서 중궁이 있는 곳을 물으며 담을 넘어 들어와서 사람을 때리는 등의 일을 보았다고 거짓말을 꾸몄습니다.’라고 하였다. 만약 홍문관의 차자가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 내가 이를 매우 가상(嘉賞)히 여긴다. 억천은 추고(推考)하여 엄중히 다스리는 것이 좋겠다. 즉시 의금부로 보내라.”
하고, 이어 전교하기를,
“다른 일은 일수(日數)를 계산하여 형추(刑推)5669) 하는 것이나, 이와 같은 큰 사건은 마땅히 일수를 계산하지 말고 형추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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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년, 궁중내의 곡식, 노비등을 관리하는 직책인 내수사의 여비 (여자종)중 '억천'이란 여자가 요사스러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니는데, 굵은체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다녔다고 문초끝에 자백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 나오는 '폐주'란 바로 전대임금인 '연산군'입니다. 따라서 그녀가 꾼 꿈에 이 연산군이 "뿔이 둘 달린" 귀신을 이끌고 와서 사람을 해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는 물론 그녀가 꾸며낸 것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기록입니다.

왜냐하면, 16세기초 당대 '요괴'의 생김새에 대한 당대 조선인들의 하나의 '인식'을 살필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위에도 '다섯갈래 뿔'이 달린 요괴아이가 등장하는 등, "뿔 난" 귀신/요괴/도깨비 류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들이라 생각합니다.
이전 소개한 구한말 당사쥬의 뿔달린 요괴그림

여러가지 기매, 망량, 요괴류가 우리 사서에도 수없이 등장하지만, 오늘은 특히 15세기말에 등장하면서도 그 모습이 기괴한 것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해 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한 요괴/기매들의 경우 그 모습과 능력이 다양해서 꽤 매력적인 소재들이 될 듯 합니다. 특히 다섯개의 갈라진 뿔을 가진 생사귀의 경우 그 어머니의 이름(검물덕)까지 전하는데 그 능력이 다른 여타 도깨비, 요괴류와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라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번역되지 않은 수만권의 문집들과 (지방포함), 만약 조선전기 이전의 글들이 발견된다면 얼마나 많은 유불선 + 토속미가 담긴 컨텐츠가 발굴될 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리학이 공고해지는 조선중기이후조차 야담집에 많은 요괴/기매류의 이야기가 전하는데, 그 이전의 시대에는 파악하기 힘들 만큼 풍부한 컨텐츠가 전하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단체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한국요괴들의 모습을 새로운 전통미를 살릴 수 있는 회화체로 정리해서 DB화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글을 작성할 때 가장 힘든 점이 바로 '그림'이 없다는 것입니다. 괴력난신과 회화를 가벼이 여기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당연히 이런 그림들은 없었는데, 지금부터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그림들이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일본 ふたくち(の)おんな, 후타쿠치온나 (두입여자) 그림



*인문과 역사중 고심하다 우선 역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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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존다리안 2014/09/23 21:38 #

    억천이 화자인 괴담집 같은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억천은 좀 묘한 위치의 캐릭터군요. 자기는 그저 목격자일 뿐 사건의 주체와는 거리가 있어요.
  • 역사관심 2014/09/23 22:41 #

    억천과 박석로의 경우는 말씀대로 삼자로써 화자로써 이야기를 하는 위치인데, 수군인 이결의 경우, 아마도 수양대왕(세조)의 혼의 노예같은 느낌마져 주는 기괴한 인물이라 오싹합니다. 저런 규모의 이야기를 혼자 지어낸다는 것 자체가 너무 담대하기도 하구요.

    말씀처럼 억천같은 인물이 화자가 되어, 괴담을 소개하는 구조도 멋질 듯 합니다.
  • Nocchii 2014/09/24 11:42 #

    제가 볼 때 수군 이결의 이야기는 요괴 괴담과 약간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은 오늘날로 치면 해리성 인격장애 ( 정신병자 ) 가 아니었을지 싶습니다
    원문 중에 '상 받기를 원했다'는 구절이 있는데 관심 받기를 원하는 것은 해리성 인격장애자의 특징 중 하나죠
    요괴에 대한 단순 관찰이나 외적 기록이 아니라 "반드시 나의 입을 빌려 실현한다" 는 자아가 더 부각되는데 이것 또한 접신 보다는 정신병 적 느낌입니다
    또한 "서천불국세계" <조선국 인명 총록> 같은 거대하면서도 또한 쉽고 구체적인(유치한) 제목 같은 부분도 정신병원 환자들에게서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정신병자들이 거창한 신조어, 단어 만드는 증상을 정신의학에서 전문용어로 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도저히 기억이 안나는군요 ;;;;
    이결이 경험했다는 괴이현상(?)에 대한 제3자의 증언이나 비슷한 전설 구전이 역사적으로 전혀 없다는 사실도 이 사건이 이결 개인의 망상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쨋든 수군 이결은 괴이 괴물 보다는 치료를 해 줘야 할 불쌍한 대상으로 생각되는데요
    귀중한 실록의 지면을 대량 할애해서, 처형 당한 이결의 헛소리(?)를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본인의 진술대로 상세하게 기록한 것을 보면 어쩌면 당시 실록 편찬자들이 이결의 사건에 대해 갖고 있던 비판적인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후세 사람들은 보라. 보다시피 이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데 치료는 못해줄 망정 과잉 처벌을 했다" 이거죠. ( 물론 그렇게 직접적으로 정권비판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만..... )
    최소한 이 사건이 단순히 괴이 이상현상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시국사건 비슷하게 사회면에 오르는 시사면 핫이슈 정도는 되는 사건이었었다는 느낌은 드네요
  • 역사관심 2014/09/24 11:54 #

    오, 이런 해석도 가능하겠습니다. 이게 참 묘한 것이 말씀대로 정신병의 헛소리도 몇백년 후에는 '스토리'대접도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 시간의 세례는 무섭습니다. ^^;
  • 열혈작가 2018/10/28 01:54 #

    단순히 관심 받기를 원했다는 것만으로 인격장애의 특징이라 결론을 지어버리는 것이 의아하군요. 정상적인 어린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 받기를 원합니다. 좋아하는 이성 간에도 관심 받기를 원하며 정치인, 연예인들은 대중의 관심 받기를 원하죠. 자, 그러면 이들은 모두 인격장애를 의심해야 할까요?

    또한 본문에 등장하는 생사귀 관련된 내용에 등장하는 단어들이 정신장애 환자들의 증상이다 라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애니메이션, 소설, 웹툰 등 전 세계 모든 창작 분야에서 새로운 표현과 단어들은 항상 등장하였습니다. 비단 창작 분야만이 아니지요.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역사, 고고학, 인류학 등등 새롭게 발견되는 모든 것에 대해 걸맞는 표현을 붙이고 단어를 만드는 건 항상 있어왔죠.

    그렇다면 이들 모두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되는 건가요? 신경정신과에서 환자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 의료적 분석과 이해는 전문의들조차도 이견이 갈리기 쉽고 본문 내용의 일부 특징을 두고 일반화시켜서 결론 내리는 건 오히려 경계하고 있지 않던가요? 정신의학적 측면은 육체와 달리 육안으로 정확한 식별이 어렵기에 사소한 것조차 신중한 자세를 갖고 항상 자신이 틀릴 수 있단 의심을 버리지 않습니다.

    고작 본문의 저 내용 갖고 정신 장애 운운하는 걸 보니 중세 시대 마녀 사냥을 벌였던 유럽인들의 기록들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드는군요. 당시 유럽인들이 마녀의 특징을 뭐라고 단정지었는가 살펴보면 정말 황당하지요. 오래 전 기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만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사소한 표현과 해석은 뜻하지 않은 공격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신장애자들이 본문에 언급한 해당 증상들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징적인 저 증상들만 갖고 정신장애라고 판단하고 결론 짓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 역사관심 2018/11/02 00:33 #

    오래된 댓글에 글을 달아주셨네요. 음, 각자의 판단이니 저는 존중하는 편입니다. 완전히 주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사기를 친 느낌이 더 가까운데, 그 동기보다도 (정신이상이니 사기니 혹은 진짜 상상등) 내용자체를 훨씬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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