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고구려,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의 연못들 역사전통마

자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이웃국가들인 중국과 일본의 경우, 자국민 및 해외관광객 & 해외인식에 강하게 박혀있는 여러 건축유산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수水자원'을 잘 이용하는 편입니다. 이전에 소개한 성곽에 배치된 해자를 포함해서, 특히 해외에도 강렬하게 인식되는 중국의 정원, 일본의 정원의 경우 '연못'이나 사찰의 경우 '연지'가 항상 같이 셋트로 떠오를 정도로 있는 것은 빈번히 이용되고 사라진 것은 복원되고, 그러면서 사진 및 그림에도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일반적으로 (논문이 아니니 이런 애매한 말을 씀을 이해해주시길) 우리 국민들의 뇌리에는 한국형 정원의 모습과 특히 '연못'의 시대별 모습이 그다지 잘 매치되어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선 이런 유적들이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지라 접근성문제로 여러 유적지에 많은 국민이 가볼수 없을 뿐더러, 앞선 예처럼 정리되어 소개된다거나, 혹은 칼렌더, 엽서등으로 활발히 이용되지 않으니 뇌리에 각인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그래서 미흡하나마, 예전부터 조금씩 정리해 둔 사진을 나누고자 합니다. 전문적으로 정리한 글도 아니며, 또한 입수구 배수구와 각 연못에 담긴 형이상학적 의미는 이 글에선 빼기로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그 형태와 모습을 한번씩 보시고 느끼시는 기회로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글은 최대한 자제하고 사진 위주로 소개합니다.

원래는 '형태별로 정리'를 하려다가, 시대별로 정리해보는 것이 보는 분들의 '통시적인 경험'에 좋을 듯 하여 그렇게 나열해 보았습니다. 형태는 간략하게 방형 (즉 사각), 원형, 그리고 이형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한국연지-연못의 모습인 방형과 원형에서 벗어난 것은 이렇게 붙였습니다)으로 구분하겠습니다. 사찰의 연못인 '연지'는 광의의 연못에 포함되므로 각 제목은 '연못'으로 하겠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의 연못-연지는 비교적 앞선 시대들에 비해 많이 남아있고 또한 경회루등으로 친숙하므로 추후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친숙한 신라의 대표적 연못인 '안압지'도 제외합니다. 삼국시대-통일신라(남북국)-고려시대로 간소하게 정리하며, 이 카테고리안의 상세한 연대는 생략합니다.

그럼에도 스크롤의 압박이 있음을 양해해 주시길. 고구려-백제-신라의 순서에서 벗어나 제가 좋아하는 공산성 연못부터 시작하느라 '백제'부터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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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연못

백제의 경우, 경주 안압지처럼 대표연못은 역시 부여의 궁남지일 겁니다. 안압지처럼 20세기들어 (1965) 복원되었으며, 무왕대의 규모는현재 규모보다 훨씬 큰 -3만평규모로 추정하고 있죠 (가운데는 인공섬까지 만들었던). 이런 시대별 대규모 대표연못은 여력이 될때 따로 다뤄 보겠습니다. 

백제 공주 공산성 연못 (이형)
마치 남미의 유적지같은 느낌

백제 공산성 연못 (1982년 발굴, 원형)

백제 부여 정림사지 쌍둥이 연지 (92년발굴, 복원) (방형)
발굴당시
복원된 모습
정림사 복원도- 방형 연지는 앞쪽에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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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연못

신라 경주 서출지 (이형) (정자는 조선중기 1664년 건립)
감탄사가 나오는 서출지 모습

신라 경주 감은사 용당터 (방형)
용당과 용지의 연못을 비롯 감은사의 금당밑바닥으로 배수로가 연결되서 바닷물이 연결되는 매우 특이한 형태죠.
최근 발굴중
참고- 경주 감은사와 문무대왕수중릉사이의 관계 (신라문인동인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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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연못

고구려 대성산성내 연못, 장수못 (방형)
대성산 연못떼의 하나인 장수못입니다. 북한에선 대성산에 있는 큰 연못에 고구려 동천왕, 미천왕, 장수왕 등의 이름을 붙이고, 나머지 연못에는 옛 전설을 담아 구룡못, 잉어못, 사슴못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고구려 평양 장수성내 연못 (방형)

고구려 오녕성 오녀산성 천지 (방형)

고구려 환도산성내 연못 (방형)

고구려 평양 안학궁 연못터 (2006년 보고서, 타원형 혹은 방형?)
타원형이라고 짐작해본 이유는 터 사진에 둥근 타원형의 돌무더기 흔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구려 평양 안학궁 중궁 서남모서리 정원과 정원석庭園石 유구 (연못은 아니지만 모르는 분이 많을 것이므로).
정원석庭園石  클로즈업- 
처음 이 사진보고 고구려의 정원흔적이라니 하고 감동했습니다.

고구려 평양 안학궁 남궁 우측건물터 옆 정원석재

고구려 평양 광법사 연지 (복원, 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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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의 연못

통일신라 순천 선암사 연지 (타원형)
중도(가운데 섬)가 특이하게 한쪽에 치우쳐 있으며, 선암사 사적에 의하면 이 지당의 명칭은 삼인당이고 신라 경문왕 2년(862) 도선국사가 축조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고연못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적입니다.

통일신라 경주 불국사 구품연지 (방형 혹은 이형)
지금은 흔적만 남은 환상의 구품연지. 불국사자체는 신라대 청건되었지만, 중창된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합니다.

세가지 안이 있습니다. 우선 건물전방 전체를 두른 것.
다음은 청운교 백운교등을 중심으로 연못이 포진된 안.
다음은 전방에 하나만 있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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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연못

고려 춘천 청평사 연지 (방형, 1089~ 1125년 사이 조성)- 고려 선찰 정원의 진수.

고려 부안 내소사 연지 (방형, 사찰은 백제대 창건, 연지는 고려대)

고려 거제 둔덕기성 연못 (12세기, 원형, 복원)

고려 선종사찰 실상사 정원 (2014 발굴, 타원형)

고려(추정) 충주 남산성 연못 (이형)
마치 공중목욕탕같은 특이한 형태

고려 강진 백련사 연지 (이형)- 한국 연못연구에 매우 중요한 유적.

고려 강화 고려산 오련지(五連池) (이형-방형내 원형이 숨어있는 특이한 형태)- 고구려 혹은 고려

고려 제주 법화사 구품연지 (복원. 이형)
법화사 연지는 [신증동국여지승람] 대정현 불우조에 실린 고려말 혜일선사(慧日禪師)의 싯귀중 ‘法華庵畔物華幽 법화암 물가 언덕에 물화가 그윽하고’라는 구절로 고려말 연지의 존재를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조사에서 인공으로 만든 호안석축(湖岸石築)은 확인되지 않으나 장기간 물이 고여 있는 늪지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 구역이 주변지형보다 낮은 지형적인 여건에 의해 북쪽 구릉의 수원지(감천으로 추정)에서 흘러온 물이 고여 이곳에 큰 연지가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7차례의 사찰 주변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오백나한전 터를 비롯해 여러 동의 건물과 3천 8백여평의 구품연지가 실제 존재했음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복원된 법화사 구품연지

법화사 연지가에 등불을 밝힌 야경
마지막으로 역시 올해(2014) 실상사 연지에 이어 발견된 고려시대 소규모 사찰연지입니다.

고려 강진 월남사지 소연지 (방형)
석축으로 쌓은 폭 2~3m, 깊이 1.5m 내외의 방형의 연지(蓮池)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소규모로 사찰 건물과 붙어있는 방형의 연지는 처음이죠.
마치 이런 느낌 (경주 한옥호텔 라궁의 방형연못)
 월남사지의 발굴전경입니다. 방형연지는 건물 왼편구석에 붙어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건물 내'에 인공연못과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수 있을지 모르는 운치있는 배수로가 흐르는 고려시대의 멋드러진 건축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바로 "혜음원"입니다.

고려 파주 혜음원 연못들 (장방형, 방형)

아쉽게도 각 부분별 유구 사진은 못 구했습니다.

각 시대별 한국의 연못을 살펴 봤습니다. 오늘 소개한 연못들은 후대에 마구잡이로 손을 댄 것이 아닌, 형태보존이 준수한 것들이라 한국의 정원연구, 연못연구에 큰 도움이 되는 유산들입니다.

이런 연지-연못들이 생생하게 살아나서, 한국인들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알려지면 합니다. 우선 서출지나 공산성 연못부터 달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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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낙안읍성의 여러가지 연못
사족으로 조선은 다루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아쉬우니 사찰연지와 사대부 연못말고 낙안읍성의 잘 보존되어 전하는 마을 연못들입니다 (모두 다릅니다).

* 추후 자료는 계속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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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occhi 2014/10/17 07:37 #

    흥미로운 자료 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역사관심 2014/10/17 08:29 #

    감사합니다.
  • 팬저 2014/10/17 11:37 #

    연지의 경우 조선시대에도 제법 발달했을 것입니다. 읍성이나 산성등에도 있었고 4대부나 양반의 민가에도 있었으니 말이죠.
  • 역사관심 2014/10/17 11:45 #

    네, 사실 조선시대 것은 너무 많아서 따로 정리하려 합니다. 오늘은 많이들 모르는 중세-고대것으로 올려봤습니다.
  • 천하귀남 2014/10/17 11:40 #

    공산성 연지는 직접 본적이 있는데 물이 줄었을때는 깊이가 참 무섭더군요. 성들의 연지는 적의 화공에 대비한 방화수의 용도도 커보입니다. 하긴 이건 다른 전통 건축에서도 어느정도 고려된 부분이겠군요.
  • 역사관심 2014/10/17 11:46 #

    공산성 연지는 확실히 공성목적에 부합하는 시설로 보입니다. 저렇게 완전하게 나와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행인1 2014/10/17 12:30 # 삭제

    사찰들 중에서 연지가 아니라 영지(影池)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연못에다가 연꽃을 심지 않게 해서 수면에 탑이나 주산,불상 등을 비추는 역활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무작정 사찰 연못이라고 해서 연꽃을 심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없지만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통일신라시기 대표적인 연못 유적이라면 아무래도 안압지(월지)가 있죠.직선과 곡선의 조화,섬을 이용하여 물의 흐르는 속도 조절,개방과 폐쇄의 반복에 의한 지루함 방지 등을 절묘하게 이루어낸 훌륭한 조경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역사관심 2014/10/17 13:19 #

    맞습니다. 불국사도 사실 영지가 있었죠. 안압지는 글서두에 소개했듯 너무 이젠 잘 알려져 있는 대표연못인지라 글주제상 제외했습니다. ^^
  • 아빠늑대 2014/10/17 13:30 #

    공산성 연못의 경우 인도의 그것과 비슷하네요.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저런 식으로 계단형인데 스케일이 더 엄청났죠. 보고 엄청 놀랬다가, 또 아래 우물의 크기가 그것에 비해 너무 작아서 또 놀랬던 기억이 있군요. 세계문화유산이었던가??
  • 역사관심 2014/10/17 14:12 #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궁금...
  • 에레메스 2014/10/17 21:25 #

    풍경이 예뻐서 그런지 신라가 눈에 확들어오네요!ㅋㅋㅋ
  • 역사관심 2014/10/17 22:42 #

    역시 돈이 들어간만큼 ^^... 경주가 그래도 가장 관리가 잘 되고 있죠. 한 20년전까지만 해도 익산-부여 이쪽은 정말이지;;
  • ㅇ. ㅇ 2014/10/17 21:54 # 삭제

    사실 위의 것들중 상당수는 조경용 연못이라기 보다는 전쟁시 쓰기위한 연못이 상당수죠.
  • 역사관심 2014/10/17 22:42 #

    네, 성내 연못은 물론, 궁궐의 것들도 조경+공성전대비용이 많죠.
  • 松下吹笙 2014/10/18 10:32 #

    안압지가 빠졌네요. 고대 대형 수경시설 중 제대로 모슴을 알 수 있는 몇안되는 유적이지요
  • 역사관심 2014/10/18 11:11 #

    네 글서두에 안압지와 궁남지는 제외했음을 밝혔습니다. :) 여기선 우리 뇌리에 생소한 연못위주로 소개했습니다.
  • 松下吹笙 2014/10/18 10:33 #

    참고로 반월성 해자도 괜찮지요 계단식 구조에 주변 토성과 어울러진 모습이 옛날에는 목가적 풍경요소를 갖추어 아름 다웠을듯
  • 역사관심 2014/10/18 11:12 #

    네 반월성 해자 멋지지요! 글중 해자관련 링크글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 응가 2014/10/19 23:59 # 삭제

    공산성연못은 우물로알고있었는데, 잘못알고있었나봅니다. 인도의 찬드바오리와 비슷하네요.
  • 역사관심 2014/10/20 03:46 #

    아마 두번째 원형 연못을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정말 이국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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