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구슬 "면령緬鈴" 조선측 기록 (오주연문장전산고) 설화 야담 지괴류

어제 남중생님께서 다음의 신기한 기록을 올려주셨습니다. 일본의 기록이었지요.

여의주는 오랑캐의 성인용품


그런데 조선측 기록에도 이 구슬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직도 전 60권중 5권정도만 국역이 끝난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다음의 기록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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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문장전산고


雜技

李雨村調元《唾餘新拾》有緬鈴謝肇《五雜組》。比唾餘所記甚該。柳泠齋《灤陽錄》記緬鈴。而其用則甚鄙褻。其創則治痹物。略辨且證。淸乾隆時人李侍郞雨村調元《函海》中《唾餘新拾》。緬鈴。出緬佃國。彼中三四歲小兒。便將一顆置莖物。俗之淫戲如此。今誤緬鈴爲免淫非。謝肇淛《五雜組》。


中有緬鈴。大如龍眼核。得熱氣。自動不休。緬甸男子。嵌之於勢。以佐房中之術惟殺緬夷時。活取之者良。其市之中國者。皆僞也。彼中名太極丸。比《唾餘新拾》甚詳。泠齋得恭《灤陽錄》。


余在圓明園時。南掌國使者。因土通事。欲賣一物於我人。纔出盒。喞喞如蟬在銅器中。置諸掌上益鳴。連臂隱膻。問之則所謂緬鈴也。正圓無口如小胡塗。外塗以金云。自撾家來金銅三物。鎔打九九八十一片。縫合中有小丸喞喞者。小丸轉也。

問其所用。極褻。南掌之醜惡如此云。我人之入燕。或市來名之曰櫻。柳貞碧最寬。嘗遊燕。聞燕市博物人言。則緬鈴之創造。本非用於淫戲。患手臂風痺不仁麻木人。手握此物。則中丸旋轉之聲。自螫掌中。射及臂膻肩胛。抽出風濕隱痛之氣。自然爽然。漸至差可。故用作治療之物矣。房術祕戲者。移爲淫具云。其說有理。今世自好之人。製木圓球。如胡桃大。貫五六個作一圈。手摩撫弄云。引出風痛。況此物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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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중 특이한 부분을 간단히 보자면 "이 면령이라는 구슬은 '마비를 치료하는 것이다'"라는 부분, 또한 '통풍을 치료하는 부분(抽出風濕隱痛之氣)" 등의 의료기구적 기능이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구슬이 뜨겁고 끝없이 혼자 진동한다 熱氣。自動不休'라는 구절입니다 (또한 극히 음란하다(極褻)는 표현도 나오죠).  또한 잘은 모르겠으나, 뒤에 다시 살피겠지만 나오는 국가명에 미얀마 (면전)이 등장, 동남아시아와 구슬의 관계가 나옵니다. "緬甸男子。嵌之於勢" 이 부분은 "미얀마남자, 산골짜기(동굴,구멍)에 사용 (혹은 도달)하니 감탄할 형세로다" 정도로 해석가능할까요?


남중생님의 포스팅글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세라든가 오야마토와 같은 일본지명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면전緬甸이라는 지명과 방중房中이라는 단어는 나옵니다. 이 방중이라는 단어는 연구해볼만 한 기록으로 아마도 글의 문맥상 도교의 방중 즉, 보정(寶精)이라고도 하는 수행법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방중은 음양(陰陽, 즉 남녀) 교접을 말하는 것이며, 방중술이라고도 불리죠. 따라서 남중생님 글의 일본측 기록의 연대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규경이 일본측 기록을 바탕으로 이 글을 적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중국의 [오잡조]는 확실히 나옵니다. 특이하게도 일본측 기록에는 중국이야기라고 하면서도 중국측 기록출전은 나오지 않는군요. 정확히 말하자면 글중 이탤릭체 "中有緬鈴。大如龍眼核。得熱氣。自動不休。緬甸男子。嵌之於勢。以佐房中之術惟殺緬夷時。活取之者良。其市之中國者。皆僞也。彼中名太極丸" 까지가 오잡조 권 12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오잡조는 명대 복건사람으로 광서안찰사 (廣西按察使) 역임한 문인 사조제 謝肇淛(1567~1624) 수필 잡저류 저서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이 '면령'이라는 기이한 구슬에 대한 연혁은 16세기이전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면전緬甸'이라는 지명입니다. 면전은 현재의 미얀마를 뜻하는 지명으로, 지금도 중국어로 미얀마를 緬甸으로 적습니다. 예전에 포스팅 '16세기 물을 가르는 구슬 ' 에서 남만지방 ( 동남아 혹은 포르투갈) 상인 용의 뼈에서 나온 구슬을 억만금을 주고 조선통신사일행에게 사가는 기담이 있었죠. 공교롭게도 시대까지도 비근한 동시대로 묘한 접점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고찰해봐야 것은 '면전'이라는 단어가 지역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 것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하는 점입니다. , 오잡조가 씌여진 16세기, 미얀마의 왕조는 东吁 (통구)왕조였으므로 통구라는 단어가 기록에 씌였다면 확실할텐데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군요. 다만 조금 과감하게 추정해본다면 이 '면령'이란 구슬의 이름이 면전의 구슬 즉 미얀마의 구슬이란 뜻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참고로 '오잡조'라는 저서의 성격을 살펴보자면 잡저류지만 특히 '기이한 물질이나 사건'을 종종 기록함이 보입니다. 같은 오주연문장전산고 괴상편을 보면 다음의 기록이 나오죠.


오주연문장전산고 괴상(乖常)

사람에 관한 괴사 이적(怪事異蹟)을지금 한 데 모아서 제목을 인괴(人怪)라 하고아울러 변증한다.

《오잡조(五雜組)》에,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자는 다른 물체에 붙는 예가많다. 도가(道家)에 환태(換胎신선이 된다는 말)하는 법이 있는데, 그 형체(形體)를 수련하여장생(長生)하는 자는묵은 것을 바꾸어 새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즉 자기의 육체[屋宅]가 파괴되었으므로남의 육체를 빌리는 셈이다. 이같은 사례가 진()ㆍ당() 시대에 가장 많았다.《태평광기(太平廣記)》에 보이는기사는 아무래도괴탄(怪誕)한 것같은데, 사기(史記)나 오행서(五行書)에까지 언급된 것을 보면, 전혀 터무니없는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중에도가장 괴이쩍은것은, 주대(周代)의 무덤이 삼국(三國) 위 명제(魏明帝) 시대에 와서 발굴된바, 거기에 순장(殉葬)되었던 여자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는 예이다. 그 연대를 따져 보면 5~6백 년이상이 되는데, 그 육체가어떻게 썩어 없어지지 않을 수있단 말인가. 온도(溫鞱)와 황소(黃巢)가 온 천하의 무덤을 모두 발굴하였어도그 중에 다시 살아난 자가 있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니, 사기에 기재된 것도 진실이못 되는 것 같다.”

하였다.

이런 기이한 이야기에 귀를 귀울인 저서로써 오늘의 주인공인 '면령'이 실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입니다. 오주연문장전산고외에도 조선문헌에 이 구슬은 한번 더 나옵니다.  18세기말 문인인 낙하생(洛下生) 이학규(李學逵 1770(영조46) ~ 1835(헌종1))의 문집인 [낙하생집]에 간략하게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의 기록입니다:


洛下生藁 (낙하생집)

觚不觚詩集

千轉緬鈴功。鈴出緬甸。自旋轉啾喞。用之房中


참으로 간략하면서도 위의 특징을 고스란히 설명하는 기록입니다. '면전' (추정 미얀마)에서 나오는 구슬이며, 스스로 불타며 (뜨거워지며) 회전하고 구르며 아이의 탄식같은 소리를 낸다, 그리고 '방중'에 쓰인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 바로 뒤에 '용'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시간이 없어서 지금 당장은 원문만 옮깁니다.

孌丱司龍火。狎孌童。大淸會典。謂之雞姧。 妖鬟發蠱風。盡將紋繡美。刻意疊房櫳。


사실 16세기 중국 [오잡조]등의 기록을 담아낸 [오주연문장전산고]지만, 이규경의 생몰년대가 1788년 ~ 1856년이므로 이 낙하생집의 기록과는 동시대의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오주연문장전산고처럼 백과사전류도 아닌 문집에서 왠 '미얀마 구슬'이야기가 등장하는 걸까요?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낙하생집]의 저자 이학규가 '김해'와 연관이 많은 분이란 점. 1801년의 신유사옥, 황사영의 백사사건등으로 김해지방으로 유배, 이곳에서 근 이십년을 보냅니다. 이렇게 유배지에 오래 생활하는 경우, 잡저류나 그 지방의 고유한 문화를 담은 귀중한 문집들이 나오곤 하죠. 그 역시 이 오랜 기간 김해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김해와 그 주변 지역의 역사와 풍습, 문화를 시문에 녹여냈는데, 이 [낙하생집]은 통해 신라부터 당대까지 김해 지역의 문화 (음식문화등)을 그대로 적어내고 있는 귀중한 저서입니다.


그런데 16세기 물을 가르는 구슬, 이 전통주 이야기에서 중국 연경지역에서 통신사로 갔던 역관이 '전통주(구슬)'을 팔고 얻은 보물을 만냥가량의 거금으로 팔아넘긴 곳이 바로 '부산 동래'의 왜관무역지대였습니다. 그 부분만 발췌해보면:

역관은 백금과 2천냥 값으로 준 보물들을 가지고 귀국하여, 이 보물들은 다시 동래의 왜관에 팔았다. 산호, 마노, 유리등의 보배는 모두 빼어난 최상품으로 세상의 드문 것들이라 남만의 상인이 정해준 값보다 두배, 네배를 훨씬 뛰어넘었다. 역관이 마지막에 결산했을 때 구슬의 가격은 만냥이나 되었다.


이를 보면 16세기로 훨씬 전대이긴 하나, 이 부산-김해지역 (두 도시는 지척이죠)과 동아시아 문물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유추해 볼수 있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구슬 (면령)은 과연 뭘까요? 그리고 전에 다룬 포스팅의 16세기 '전통주'라든가 하는 용의 뼈에서 나온다는 구슬등의 이야기는 뭘까요? 흥미로운 기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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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독석, 슬랑가스텐, 용골'이야기와 같이 읽으면 아주 흥미로울 겁니다. 참고로, 며칠전 소개한 '면령' 역시 일본의 기록에서도 등장하는 기이한 구슬입니다.16세기 음란한 구슬 '면령'기록 ... more

  • 남중생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 2018-01-23 23:15:56 #

    ... 는 더러 발음이 같은 면령(勉鈴)이라고 쓰고 "애쓰는 구슬(勉む鈴)"라고 읽기도 합니다...^^역사관심 님께서는 오잡조, 낙하생집,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에 실려있는 면령 관련 내용들을 소개하신 적이 있습니다.======================================================================= ... more

덧글

  • 레이오트 2014/11/03 12:13 #

    대도서관이 이 구슬을 싫어합니다!
  • 역사관심 2014/11/03 23:49 #

    대도서관이 혹시 그 나동현인가 하는 사람인가요? ㅎㅎ
  • 레이오트 2014/11/03 23:52 #

    아프리카 인기 BJ이자 건전한 유교방송을 지향하는 바로 그 대도서관 맞습니다 ^^;;;
  • 역사관심 2014/11/04 00:07 #

    ㅎㅎ 역시군요~. 감사합니다.
  • Nocchi 2014/11/03 12:58 #

    저 구슬을 방중술에서 어떻게 쓰는 것인지를 상상 하는 것은
    학술적 연구의 일환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아무렴요
  • 역사관심 2014/11/03 23:49 #

    아무렴요.
  • 세오 2014/11/03 13:13 #

    움직이는 원리가 궁금하네요.
    물론 학술적인 의미로 말입니다.
  • 역사관심 2014/11/03 23:50 #

    물론입니다 학술적~~.
  • BaronSamdi 2014/11/03 15:29 #

    엌 didl.....

    예전에 고개를 넘어가다 여우를 만나 입에 구슬을 서로 물려줬다는 설화가 생각나네요.
  • 역사관심 2014/11/03 23:52 #

    아 그 여우처녀입에서 구슬을 뺏아다 삼키는... 구슬이 영험하다는 관념은 굉장히 지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양만 봐도 구슬로 점을 친다든가...천리구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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