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대첩 미래의 시즌, 아이디어 (제안) 두가지 음식전통마

많은 인기를 끈 한식대첩이 시즌 2까지 끝났다 (시즌 1우승은 전남-준우승 경북, 시즌2는 우승 충남-준우승 전남).

전통마켓팅이라는 측면을 굳이 들먹일 것도 없이, 현재 한식의 세계화정책은 꽤 문제점이 많은데 간단히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시장의 황폐화와 같은 맥락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 문화산업 혹은 전통연구 전반의 문제). 즉, 국내에서 즐기는 층이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그리고 그 기반이 탄탄해지지 않은채, 구호성으로 탑다운 형식으로 돈벌이 혹은 이미지개선을 위해서 단발성 혹은 포장만 한 내실없는 접근이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왔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문화산업은 거의 백이면 백, 단발성흥미로 끝나버린다. 돈만 쓰고 결과물은 참담해진다. 즉, 국내에서 즐기고 소비하는 문화가 결국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해외에서도 먹히는 형태가 선순환 구조다.

한식대첩은 그런 면에서 어찌보면 고루한 다큐형식의 한식에 대한 그간의 프로그램들 대신, 뻔하면서도 (서바이벌) 신선한 (8도의 일반인고수들) 기획으로 국내에서 우선 한식에 대한 인식과 지지를 끌어내낼 수 있었기에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이는 책임피디의 기획의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요리의 연출을 맡은 옥근태 책임프로듀서(CP)는 “우리가 한식에 대해서 너무 많이 모르고 있다는 부분에서 출발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힌바 있으며, 이어 “한식의 풍부한 식재료와 팔도의 다양한 음식, 우리 집만의 특별한 음식 등이 점점 잊혀 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이는 단순 우승자를 가리는 것을 넘어 '한식대첩2'를 통해 무언가를 바꾸려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한식에 대해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기획의도가 담겨있다. (전문기사)

정말 좋은 한식프로그램이 나왔다 싶은데, 시청률까지 좋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중이다. 이 프로는 앞으로 오래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잡으면 한다. 시즌 3가 올해중으로 아마 방영될 것인데, 두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우선은 요리 대결의 포맷의 다양성이다. 현재는 주별로 '과제'를 정해서 주는 형식인데, 다음의 포맷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시즌별 특정요리군 포맷

우선은 한 시즌의 요리별 대결이다. 즉, 한 시즌을 특정 요리군으로 나누어서 대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해산물, 육류, 면, 지역별 전통주등의 시즌을 펼치는 것. 한시즌을 8-9주로 보았을때 충분히 가능한 포맷이다. 전통주의 예를 들자면, 한국의 가양주문화특성상 현재 복원중이거나 사라진 전통주의 재현등으로 돌아갈 수 있다 (위의 피디 인터뷰중 '우리집만의 특별한 음식'에 들어가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가양주다). 또한, 성공적이던 시즌 2의 3인평가단외에 포맷특성을 살리는 전문가도 한분씩 배치될 수 있다.

이런 포맷이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은 시즌별로 특정지역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 즉, 해산물 시즌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들 (예를 들면 제주도나 인천)이 강세를 예상할 수 있고, 또 정말 그런 예상대로 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긴다. 지역에 유리할 수 있는 대결이니 만큼 그만큼 특정지역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 펼쳐질 것도 충분한 예상.
현재의 포맷으로는 자신의 지역에 불리한 품목 (예를 들면 고기만 나오면 해산물의 달인들이던 제주지역은 탈락위기를 맞곤 했다)도 잘해야하는 만능 한식꾼을 뽑는 것인데, 이런 시즌도 또다시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특정 지역에 유리할 수 있는 한식의 세부영역을 나누어서 대결하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이렇게 특정영역의 음식 달인을 보는 것도 만능요리사를 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정말 그 '지역의 대표음식'을 더욱 강하게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킬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현재보다 '지역성'이 훨씬 강조될 것이다).

시대별 대결

다음 포맷은 '시대별' 대결이다. 즉, 한 시즌을 이렇게 운용해도 좋고, 시즌을 나누어 운용해도 좋겠지만 이런 식의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조선시대 요리재현
근대 요리재현
현재 요리대결
퓨젼 요리 아이디어 대결 

한식이 우리에게 특별한 것은 맛뿐만 아니라 그 '역사성'에 있다. 시즌 2의 서울팀이 인기를 누린것은 단순히 실력이 아니라 사라진 우리 음식들 (특히 전통 조리도구를 이용한)을 복원해내고 알린 그 전통미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런 대결은 분명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할 것 같다.
한식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는 이런 포맷은 이미 해외에서도 시청하고 있는 해외시청자들에게도 분명 큰 요소로 어필할 것이다.

프로그램의 권위부여, 참가자격

한식대첩은 앞으로 장수프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장수 프로그램은 단순히 시즌별로 변화무쌍한 시청률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을 보장하는 권위성 (억누르는 권위가 아닌 신뢰성)이 필수요소다.

이러한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면모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처음 사진에 나오다시피 시즌 1-2는지역의 고수를 무작위로 추천해서 제작진이 따져보고 참가자를 직접 선택하는 형식을 취했다. 물론 평가단이 직접 심사숙고해서 뽑았고, 또한 좋은 참가자들이 나와줘서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즉 시청자들이 그 참가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투명성), 지역대표 최종참가자격을 얻는 것 자체가 영광이 되며 (권위성), 그 지역사람들이 진짜로 대표할 사람을 뽑았다는 (대표성), 그래서 지금보다 (방송 1회에선 우리지역에서 나온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훨씬 진심으로 자기 지역의 참가자를 응원하는 하나의 전통 (프로그램의 전통성)이 생겨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서 위의 기사 부분을 발췌해보자.

여기서 또 하나 참가자들의 컨텍에 있어서 다른 점을 주목해 볼 수 있는데, 한식대첩2는 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달리 참가자들을 심사위원들이 직접 지목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추어가 아닌 고수들의 대결이라는 한식대첩만의 차별화 된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고 있으며, 북한팀도 있어 지난 시즌 1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 관련 CJ E&M 관계자는 "지역에서 유명한 숨은 고수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역 내에서 유명한지 주민들에게 직접 확인하기도 했고 전국 각 지역별 요리 대회에서 수상한 실력자들 중에서 추리기도 했다"고 검증 시스템을 설명한 바 있다.
 
MC김성주 또한 인터뷰 시 “북한 출신 참가자뿐만 아니라 현재 ‘한식 대첩2’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굉장한 실력자다. 제작진이 허술하게 참가자를 뽑는 게 아니더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시청자들에 의하면 참가자격에 대한 공평성 논란 또한 있어 이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다음 회에서 고수들의 숨은 실력을 더 어필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이 기사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이미 이 부분은 (현재는 시청률의 성공과 좋은 참가자로 묻혔지만) 분명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한식대첩 1, 2는 이미 성공했다. 이제는 시청자층이 꽤 두터워진 상태라 볼수 있다면, 시즌 3부터는 호흡을 조금 길게 잡고, 다음의 포맷을 생각해 볼수 있지 않을까. 즉:

지역별 예선전
전국 통합전

으로 나누어 치열한 지역별 예선전을 통과한 분이 전국전에 나서는 것이다. 필자의 첫번째 아이디어가 합해진다면 (즉, 음식영역의 분화- 해산물, 육류, 탕류 등등), 지역별 예선전도 그때그때 시즌별로 그 지역을 대표할 강자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특히 역사가 오래된 우리는 같은 '도'라도 천차만별의 전통이 세부지역별로 존재한다. 같은 경기도라도 서울과 인천지역의 음식, 그리고 같은 경남이라도 부산과 마산은 또 다르고, 전남이라도 광주와 전주는 또 다르다.

예산문제가 걸린다면, 현재 진행중인 각도를 대표하는 가장 좋은 '지역음식대회'와 협약을 맺어 방송으로 이용하는 것도 훌륭한 방안이 된다. 이렇게 뽑힌 지역대표는 '진짜배기 지역대표 세부한식 영역의 대표달인'이 된다. 그 세부영역의 달인들이 뽑혀 펼치는 전국무대는 대단한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예선전을 1년 방송, 그리고 전국대회를 다음해로 잡고, 2년씩을 하나의 포맷으로 잡는 것도 좋아보인다.

이글을 쓰고 난후 한식대첩 게시판을 살펴보니 역시 이런 요구가 있었다 (링크).
대표한식 장수프로그램이 되길

서바이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식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시즌 1-2 였다면, 그 목표가 충분히 달성된 지금 이 프로그램이 정말 한국 한식요리의 장수프로그램이 되려면 이제부터는 '순위경쟁'의 Authority를 (즉 명예를) 주는 식으로 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즉,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 분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성과 명예를 정말로 안을수 있는 그런 권위다. 그 선결과제는역시 각지역의 대표들이 진짜로 그 지역을 대표한다는 지역주민들의 자격부여라는 단계다. 현재 '맛 티비' 출연등으로 우후죽순 포장되어 있는 그런 과대광고가 아닌, 정말 중요한 대회의 우승자- 준우승자라는 권위를 부여할 수 있는 진짜배기 대표한식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예전에 이런 우후죽순 맛집소개 프로를 비판했던 글:
단추는 잘 꿰었다. 이제사 볼만한 한식프로그램이 탄생했다. 하지만, 진정한 대표 한식대회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려면 갈 길이 멀다.그 시작은 아마도 이런식의 (한식의 다양한 모습고민과, 참가자 자격부여단계부터 고민하는) 다양한 '권위세우기'에 대한 접근고민들부터 시작되어야 할듯 하다. 

덧글

  • teese 2015/01/07 14:43 #

    시간제한을 좀 길게 잡았으면 좋겠더군요.
    시간에 쫒겨서 소금을 두번 넣거나 빈죽 치대기가 부족하거나 하는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일빨리하기 스킬을 겨루는게 아니라 누가 더 완성도가 높은 요리를 만드는지에 집중할수 있으면 좋겠네요.

    심사위원도 너무 고정으로 가지 말고 외국인을 초빙하거나 음식외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다양한 관점의 심사를 받게 하는것이 국제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역사관심 2015/01/07 14:49 #

    그것도 맞습니다 . 흥미위주로 가다보니 공을 들여 내야하는 고급음식은 구경하기 힘들죠. 또 빨리 만드는 것이 요리사의 필수미덕도 아닐뿐더러...
  • 2015/01/08 12:12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역사관심 2015/01/09 05:58 #

    블루제이님, 좋은 블로그 감사합니다! 황교익씨는 익히 고명을 들어온바 있는 분인데, 역시 좋은 글이 많아보이네요.

    설득하시려는 포인트를 느낄수 있을지 한번 추후 구독해 보겠습니다 ^^
  • figaro 2015/01/26 16:44 # 삭제

    저도 고향이 김제지만 저 여성의 글은 정말인지 졸렬의 극치를 보여주는 글이군요. 전라도 인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이번 한식대첩을 개기로 전남이 정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고 전북 음식 거품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저런식으로 음모론을 펼치는건 정말 종특이 아닌지 걱정되는군요
  • 역사관심 2015/01/26 23:41 #

    ^^ 정정당당하게 승부한 것이라 전 만족스러웠는데, 사실 모두를 만족시킬수는 없는 구도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예를 들어 본문에 쓴것처럼 제주도의 경우, 갑자기 육고기승부에 나서니 힘들것이고..., 강원도의 경우 나물, 고기가 아닌 젓갈류로 갑자기 가면 죽을 맛일테고)...

    이런 저런 의견들을 취합해서, 그래도 가장 공정한 승부가 될 수 있는 대회로 발전하면 좋겠어요. 그럴때, 음식의 국민프로가 될수 있겠죠. 감사합니다~!
  • 난파 2015/04/17 23:41 #

    저도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입니다. 흥미진진하면서도 TV 매체라는 장벽 아닌 장벽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출전자들에게 캐릭터성을 지나치게 부여하는 것(대표적으로 시즌 1,2의 전남과 시즌 2의 제주, 경북이 그랬죠.)보다는 선정과정부터 공개됐으면 좋을 것 같아요. 지역 별로 한 팀의 고수가 나오는 것보다는 술이면 술, 고기면 고기 이렇게 분야별로 고수가 나와 팀을 이루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 역사관심 2015/04/18 01:30 #

    그런 방식도 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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