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초 조선의 2층루 기록 발견 (추가) 한국의 사라진 건축

한국의 사라진건축 (15)- 17세기의 2층저택들 편에서 비단, 고려시대 혹은 14, 15세기의 조선전기뿐 아니라, 임진왜란 직후인 17세기까지도 벽체가 있는 누각형의 집들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그 후에도 같은 시대의 '궁궐 2층건축들'에 대해 [사라진 건축 (16)- 창덕궁의 2층루들]로 다뤄 보았습니다. 

또한 창덕궁에 현존하는 2층건축인[석어당에 대한 글]도 쓴 바 있습니다.
그런데 유몽인보다 한 세대 후의 인물인 이익(李瀷, 1681~1763년)의 [성호사설]에 이런 흥미로운 구절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호사설
견요(犬妖)

예전이나 지금이나 개의 요사한 짓이 많았다. 나의 친족 아무의 집에 높은 누(樓)가 있는데, 네 문이 닫혔고 그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 밤마다 무슨 소리가 떠들썩하면서 서로 다투는 듯하다가 새벽이 되면 바로 그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귀신의 짓이라고 생각하였다.

하루는 우연히 살피게 되었는데, 집에서 기르는 개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틈구멍을 뚫고 들어가 시끄러움을 피우는 것이었다. 드디어 개를 잡아 없애니, 요사한 소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

이 글을 보면 저자인 이익 선생의 친척집에 '높은 누'가 있는데 그는 '네 문'이 잠긴 상태라고 되어 있어 '벽체'가 있는 건축물임이 드러납니다. 
親屬某家有高樓 친족의 집에 '고루' (높은 루)가 있다.
四壁閉而中無物 네 벽을 모두 잠궈서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벽체가 1층에 있는 것인지 2층에 있는 것인지 혹은 양층에 다 있는 것인지는 모르는 상태죠. 그런데, 바로 다음 구절을 보면 2층에 벽체가 있음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畜犬因梯而升隙穴透入 기르는 개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틈새구멍으로 들어가다.

그러니까, 개가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벽에 있는 틈새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밤마다 귀신같은 소리를 낸 것이지요. 따라서 이 17세기초반의 기록에도 확실히 2층에도 벽체가 있는 건축물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은 공교롭게도 유몽인(1559년~1623년)의 어우야담 (於于野譚)에 나오는 (필자는 '석어당'으로 추정한)중 이 구절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시어소(時御所)인 경운궁(慶運宮)의 승정원(承政院)은 전쟁 전 평시에는 정릉동(貞陵洞)의 종실(宗室) 집이었는데, 평소에 귀신이 많다고 했다.  한번은 종실이 말을 잃어버리고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말이 누각 위에서 울어서 그 봉하여 잠근 것을 살펴보니, 예전과 같았는데 말이 그 속에 있었다. 
=====


짧은 글이지만, 또 하나의 의미있는 추가기록이라 나눕니다. 후일 앞선 포스팅중 맥락이 맞는 것에 추가해야겠습니다.



덧글

  • 아빠늑대 2016/01/20 14:31 #

    일단 온돌만 포기한다면 2층이든 3층이든 올리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나 당시 한반도의 겨울 날씨를 생각한다면 온돌없는 2층은 참 의미없는 공간이지 싶습니다. 흐흘~ ^^ ... 그래도 남아 있어주면 고맙겠는데 아쉬워요
  • 역사관심 2016/01/21 00:24 #

    날씨와 또한 생활면에서는 말씀대로일 것 같습니다. 다만, 고려시대의 문헌들을 보면 주로 객관을 위주로 2층루들이 건립된 모습을 볼 수 있어, '숙박이 가능하면서 경치도 즐기는' (특히 봄, 여름에) 2층공간은 꽤나 멋진 것 같아요. ^^

    그러한 건축이 한 채라도 남아 전한다면 좋겠습니다...
  • 시원한인생 2016/01/21 20:46 #

    시간이 얼마나 흘렀다고 어째서 이런 게 있었는지도 잘 몰랐을까요?
  • 역사관심 2016/01/21 23:49 #

    저 역시 이 부분이 또 하나의 궁금한 주제중 하나입니다. 고려시대 누각들이야 그렇다치고, 멀리보고 조선전기까진 그렇다해도, 17세기 건축이 이렇다는 건 궁금증이 커질 수 밖에 없겠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9 대표이글루_음악

2018 대표이글루_history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2014 대표이글루

마우스오른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