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모전석탑 9층 추정, 일제시대 기록추가 한국의 사라진 거대건축

 경주분황사구층탑준공

이 그림들은 1913년에서 15년사이에 일제가 제작한 분황사 모전석탑에 대한 실측도입니다.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수리할 때 2층과 3층 사이에 들어 있던 사리함을 꺼냈는데, 함 안에는 각종 옥류, 가위, 은바늘 및 숭녕통보(崇寧通寶), 상평오수 등 고려시대의 중국주화가 발견되었다." 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당시 실측제작한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 그림에서 꽤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현재 3층으로 되어 있는 이 모전탑을 당시 일본학자들 역시 '구층탑'으로 묘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측도의 제목이 '분황사구층탑준공도'입니다. 분황사 모전탑이 원래는 9층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필자도 두 차례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아직 확실한 맥락은 모르겠지만, 성급한 추론을 해보자면 아마도 [동경잡기]등의 문헌기록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자신들의 판단으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실측후 문헌정보와 비교판단아래 붙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꽤나 흥미로운 자료인지라 일단 나눕니다.


덧글

  • 안즈 2016/02/17 02:48 #

    역사학자 분들에 따르면 황룡사 9층 목탑은 동아시아 내에서 최고의 크기와 예술을 자랑하는 탑이었다고 하네요 만약 남아있다고 하면 최고의 보물이 되었을텐데..그걸 태워버린 몽골을 저주할뿐 -_-;;
  • 역사관심 2016/02/17 05:02 #

    오늘 소개한 탑은 분황사탑이긴 합니다만, 황룡사목탑이 만약 반이라도 남아 후대에 조금씩이라도 보수해 가면서 현전하고 있었다면 말할것도 없는 국보일테지요.
  • 레이오트 2016/02/17 09:35 #

    황룡사 9층 목탑이 가려져서 그렇지 분황사 모전석탑은 규모는 몰라도 유니크성에서 오히려 황룡사 9층 목탑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모전석탑이라는 양식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꽤 드문 양식이기 때문이죠.
  • 역사관심 2016/02/18 01:19 #

    분황사의 현 3층탑은 그대로 두고, 경주박물관 앞이라든가 어딘가에 9층으로 복원물을 세워보면 좋겠어요. 사실 양식상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연구결과도 꽤 쌓인지라..
  • 식용달팽이 2016/02/17 12:17 #

    분황사탑 자체도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복원은 당시 유추가 가능한 3층까지만 한 것으로 압니다. 실증주의사학적인 입장에서는 예측해서 세운다는 것 자체도 이미 후대의 인식이 가미된 재창조 작업이기 때문에, 되는데까지만 복원하는 것을 가장 본연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한 것으로 생각하죠.
  • 역사관심 2016/02/18 01:21 #

    사실 당시로썬 기술력과 철학적인 면에서 모두 맞는데, 지금에 와서는 탑신비례연구라든가 또한 철학적으로도 꽤 다른 이론이 많이 쌓여서 마음만 먹으면 9층으로 재건이 가능하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이라도 9층설에 입각한 모습도 보고 싶긴 합니다.
  • 신병훈련행성알바리움 2016/02/17 13:55 #

    관련링크 보고오는 길인데요 상상도의 신라 건물들이 놀라우리만치 일본양식하고 닮아서 쇼크

    받고 오는 길입니다. 삼국시대 건축양식은 자료가 사멸하다시피 했는데 무엇을 근거로 했을까

    요?
  • 역사관심 2016/02/18 01:25 #

    사실 깊이 들어가면 꽤 긴 설명이 필요한지라 댓글로는 무리라 생각합니다만, 거꾸로 문헌사료를 기반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일본에 현전하는 당대 건축에 끼친 영향과 또한 모든 면에서 (의복포함) 깊은 교류를 맺은 다시 당나라양식등을 참조하면 추정모습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백제재현단지등을 관람한 분들이 일본과 닮았네라고 놀라는 것 자체가 한국사회의 건축양식이 조선시대식 관점에서 (전문가집단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왔고, 또한 이로 인해 그 전대의 모습을 추구하면 생경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역류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아주 최근 (2000년대후반부터) 역사건축학계에서도 반성이 일어나고 있지요 (관성에 기댄 완고한 시각을 가지신 분들도 물론 있어보이지만). 조금씩 재건과 함께 나아지리라 보기는 합니다만 긴 시간을 요하겠지요.
  • 신병훈련행성알바리움 2016/02/19 08:33 #

    그러니까 조선시대 양식에 너무 익숙해져있어서 저게 맞는 형태인데 이질감을 느낄 정도가

    되버렸다 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그것으로 인해서 조선 건축양식이 정석이고 당시의 당풍

    건축양식은 중국이나 일본에만 존재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 되버린 것이고요.
  • 역사관심 2016/02/19 08:37 #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맞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인식적 풍토를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비단 건축뿐 아니라 의복, 머리모양등 많은 문화사적 요소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신병훈련행성알바리움 2016/02/20 15:06 #

    안타깝게도 고려사조차 자료가 미비한 편이까요. 애초에 삼국시대는 말할것도 없고요

    일본이 조선합병하고나서 며칠내내 책 태우는 냄새가 났다더라 하는 이야기도 있으니

    그게 아주 틀린말도 아니지않나 싶습니다.
  • 역사관심 2016/02/21 01:45 #

    사실 더 큰 문제는 (문제라기보다는 희망적요소랄까 이제 시작한 느낌이랄까요) 있는 사료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전통'이라는 개념을 조선에서만 찾는 현재까지의 관성적이고 구태의연한 한국학계의 모습입니다. 사실 깃발모양, 그릇모양, 의복모양, 군대모양등은 고려도경에서만 다시 '도경'식으로 구현해도 얼마든지 고려시대의 많은 부분이 복원가능하지요.당대 많은 교류를 한 송대의 유구와 비교해가면서 얼마든 그림으로 복원이 가능했을터이고, 끝나줬어야 하는 작업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느낌에는 일본같았으면 이미 70년대정도면 이런 작업은 끝났을 거라 봅니다. 아주 최근들어서, 고려도경의 의복쪽은 넷상으로 제공되기 시작은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미흡한 구석이 많지요.

    이런 복원작업은 결국 여타 실제적 전통문화쪽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보는데, 예를 들어 현재 한국의 '다도'계쪽은 중국 일본쪽의 이미 정립되고 정리된 다도계의 중력권에서 벗어나려 무지하게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당최 그릇종류라든가 나름의 '선'의 구현이 한계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려도경에는 고려중기의 다도쪽 그릇과 짧지만 다도법이 나와 있죠. 이런 자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으니, 그냥 이런저런 짬뽕식 근본이 없는 현대식도 아니고 중-일쪽도 아닌 이상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완역 주석 고려도경이 21세기에 들어서야 텍스트만 나올 정도이니. 사실 기억상실을 전쟁탓으로 돌리는 것도 (주이유로는) 맞지만, 그전에 너무 사료활용과 특히 (제 블로그의 가장 큰 축중 하나인) 가시적 정보제공이라는 임무에 학계나 전문가들의 공력이 너무 나태했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 올린 삼국시대의 '깃발' 특히 신라시대 군기의 상세한 모습도, 모형이나 적어도 그림등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가 당연히 있어왔어야 하는데, 눈씻고 찾아봐도 없죠.

    상황은 건축학계에서도 마찬가지인지라, 오죽하면 요즘들어서는 일부소장학파(라고 하기엔 원로교수님들도 깨어 있는 분들은 포함, 특히 중국이나 일본건축쪽도 같이 연구하시는) 학자들에서 쓴소리가 슬슬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고려나 삼국의 건축을 조선 그것도 임란 이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논문에 나오고 있죠. 최근에는 고려의 건축을 '주심포'로 규정하는 것도 무리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건 13-14세기 여말선초의 하나의 유행으로 끝난 것이지 그전의 고려건축은 주심포가 주류가 아니란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란 것인데... 미력하나마 여기서도 그런 의미의 글을 자주 올리려 노력중입니다.
  • 2016/02/22 12: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2/23 03: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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