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이면 차트에 재등장하는 곡이 있지요. 버스커버스커의 '벛꽃엔딩'.
이런 곡은 시즌theme송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항상 아쉬웠던 것이 연말에 매년 재등장할 수 있는 국민 팝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영국에는 '라스트 크리스마스', 그리고 일본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연말 Theme송이 있지요.
매년 연말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거리에서 흘러 나오는 곡들인데, 우리도 이런 곡이 한 곡 정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 곡들은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가 사실 좀 힘들고, 90년대 케이팝도 포텐셜있는 곡을 찾기 힘들다는 생각만 있었지요 (터보의 '회상'같은 노래는 어울리긴 하지만 너무 '단조'라고 생각).
그런데 어제 무한도전을 보고, 잊고 있던 이 곡의 분위기가 다시 느껴지더군요. 당시에는 생각치 않았는데, 의외로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젝스키스- 커플 (1998년)
서구권의 경우 연말은 우리의 설날처럼 '가족과 함께'라는 성격이 강하지만, 아시아권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개념이 가족명절은 아니고 종교인들을 제외하면 세대를 막론하고 연인등이 어떤 일상에서 벗어난 들뜸이 일어나는 시기라는 이미지가 있죠. 실제로 언급한 영국의 왬의 84년 대 히트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도 일본의 야마시타 타츠로의 82년 대히트곡 '크리스마스 이브'도 그 가사 내용이 전혀 종교적인 색채가 아닌 모두 '연인'에 대한 아쉬움과 설레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꼭 제목에 들어가지 않아도 젝스키스의 커플이라는 곡은 이러한 주제에 아주 잘 맞는 가사와, 무엇보다 '연말에 어울리는 보편성을 강하게 가진 멜로디'를 갖춘 곡이기 때문에 연말시즌팝으로 매우 강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도 세련되고 좋다는 느낌이었는데 10년이 더 흐른 지금 들어도 그 보편성있는 달달한 중독성은 그대로일 뿐아니라 세월이 흐르면서 '아련함'까지 더해진 느낌이군요 (바로 왬과 타츠로의 저 곡들도 그러하듯).
그래서 이런 곡들은 영미권이나 일본의 후배뮤지션들이 계속해서 리메이크나 겨울 콘서트등에서 다시 부르곤 하죠. 그런데 이 '커플'이라는 곡도 계속해서 꾸준히 연말공연시 후배들이 불러오던 곡이기도 합니다. 곡이 나오고 얼마안된 2000년대는 두말할 것도 없고 (2006년 SS501 등), 2010년대만 봐도 성별을 가리지 않고 크리스마스 공연시 나인뮤지스(2012년), 보이프렌드(2011년)같은 그룹이 불렀고, 바로 작년만 (2015, 12월 뮤직뱅크) 해도 업텐션이란 그룹이 크리스마스때 팬들에게 불렀죠. 비단 후배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언더에서도 연말에 흘러나오는 곡이 이 곡입니다.
2014년 영상- 여성듀오 프렌츠노트 (후반부가 커플)
국민계절 테마송이 되려면 억지로 되는게 아니라, 모든 곡들이 자발적으로 '좋아서' 자연스레 그 계절이 되면 자주 틀고 부르는 게 이어지다가 전통처럼 되는 과정을 겪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움직임들은 이 곡의 포텐셜을 보여주지요.
곡의 태생도 한 몫하는데 '커플'이 처음 나온 시기가 1998년 겨울 11월이었습니다. 그해 명동거리를 위시한 모든 도시구석마다 이 노래가 울려퍼졌는데, 이런 경향은 다음해인 1999년에도 그랬던 기억이 있지요 (요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활동당시 의상을 보면 (아래 동영상들) 모두 겨울의상이기도 합니다.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등에서 매년 연말연시를 중심으로 나온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곡이 될 듯 합니다. 레트로 팝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대중문화계를 생각하면 연말에 이곡을 배경으로 하는 크리스마스용 CF가 (커피광고같은) 나온다면, 불을 당길 수도 있겠죠.
1998년 젝스키스- 커플 (음악캠프)
1999년 젝스키스- 커플 (1월)- 지금도 스키장에선 겨울에 종종 나오는.








덧글
그러나 2010년대 들어서 나온 K-POP은 당장 유행이 지나면 다시 듣기 거북하지요. 그만큼 총체적 질적 저하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요.
다만, 현재의 아이돌온리 시장은 확실히 문제가 큽니다. 이건 다양성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꼭 개선되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