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문화재 예산… 궁궐 복원은 요원 (2013~2016년 기사중심) 역사뉴스비평

경복궁 복원이 원래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서 50%만 복원되기로 결정된지 4년째입니다. 

그때 어처구니 없는 변명이 이거였죠.

"뒤늦은 1990년부터 민족정기를 되살리고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취지로 복원 공사가 40년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예산상 이유로 최소 복원이 검토되면서 경복궁은 또다시 수모를 겪을 위기에 처했다. 중략. ...하지만 그나마도 규모를 대폭 조정해 50% 이하로 줄이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문화재청 측은 "사직단도 복원해야 하는 상황으로 예산의 효율적 활용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면서 "경복궁 복원사업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보면 문화재청측은 '사직단도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경복궁 복원을 줄여야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2013년 4월 23일자. 그런데 정작 그 사직단에 대한 쌍둥이기사가 5월 31일에 되풀이되지요.

차라리 돈문제라고 하고 그치지, 정말 당시 문화재청에 실망했던 발언은 이것입니다.
"문화재청은 애초 계획대로 복구하면 건물이 너무 촘촘하게 들어서 관람객 동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이 어처구니를 삶아잡수신 발언에 대해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을 이미 당시 전문가들이 해주셨습니다.

"이 같은 문화재청 방침에 학계는 사업기간을 늘려 잡더라도 완전 복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관련 전문가들은 "궁궐은 왕 외에도 무수한 사람들이 살았던 생활 공간인데도 그들의 영역인 부속건물을 제외한 왕 중심의 정치 공간만 나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왕직 명지대 교수는 "공납품 창고가 있었는지, 방호 기능은 어떻게 갖춰졌는지 등을 알아야 메인 건물 비중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메인ㆍ부속건물을 한 세트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관리 등의 이유를 들지만 중국 쯔진청(紫禁城)은 가이드 없이는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건물로 빽빽하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기간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사업으로 복원을 진행한다는 점을 참고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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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런 상황이 2013년, 그로부터 2년뒤 상황은 나아졌을까요? 2015년 기사입니다.

[현장메모] 쥐꼬리 문화재 예산… 궁궐 복원은 요원
예산 타령.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못하고 “돈이 없다”고 변명할 때 언론에서 흔히 하는 비판이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조선 궁궐의 복원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예산 타령’을 자주 들었다. 기사가 나가고 난 뒤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게 현실입니다.” 허구헌 날 예산 타령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경복궁 복원계획을 짜면서 문화재청은 2011∼2016년 진행될 2차 1단계 사업의 예산을 1038억원으로 추정했다. 단순 계산하면 한 해 170억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복궁 복원 예산은 많아야 50억원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내년까지 56개동을 복원하려 했으나 실제는 지금까지 17개동을 되살리는 데 그쳤다. 덕수궁 복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애초에 현실성이 없는 계획이었다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조선시대 문화적 역량의 집합체이고 지금은 관광자원으로도 크게 활용되는 궁궐의 복원에 우리가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고작 이 정도인지 묻고 싶어진다. 

궁궐 복원 말고라도 문화재 관련 예산의 열악함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의 12개 국립박물관이 유물을 구입하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약 39억원이다. 28억원 정도였던 지난해보다야 많아지긴 했지만 명품 고려청자 한 점도 사지 못하는 수준의 금액이다.
방치된채 민가의 장독대받침으로 쓰이고 있는 고대신라사찰 호원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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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물론 요즘 필자가 소개하는 해외문화재관리 역시 (당연히) 턱없는 수준입니다.

국외소재문화재단은 해외 박물관이 소장한 우리 문화재의 보존, 복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예산이 고작 8000만원이다. 문화재의 대부분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은 더하다. 예산은 말할 것도 없고, 인력도 태부족이다. 국가지정문화재는 그나마 낫지만 시도지정문화재는 상당수가 방치되다시피하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만난 한 지자체의 문화재 담당 공무원은 “여름철에는 불법영업 업소 단속에 시간을 더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러니 어제 블로그이웃이신 팬저님의 놀람이 놀랄 일이 아닌 것입니다.

"이번에는 예전에 보았던 체성이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에 민가를 둘러보았습니다. 제가 이곳 진해현읍성 체성을 보았을때가 2010년 2월이었고 아래에 나오는 체성의 이미지는 바로 그 당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 그 체성들이 깡그리 사라져 버리고 말았더군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있었던 체성이 사라지고 그곳에 신축건물이 들어섰는데도 창원시에서는 건축허가를 내주었는지 이해하기 힘이들었습니다."

민가의 담장 사이에 끼인 충남 서산의 동문동사지 당간지주가 위태로운 모습으로 서 있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문화재 관련 예산의 비효율, 낭비, 부정에 눈감을 생각은 없다. 다만 ‘찬란한’ 문화재가 찬란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얼마나 재원,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우리의 경제규모,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 등에 비춰보면 한심한 수준이라고 하면 과한 걸까. 올해 문화재청 예산은 약 6800억원, 전체 정부 예산의 0.1% 정도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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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할진대 나아지기는 커녕 작년 뉴스를 보면 암담합니다.

"국가예산 가운데 문화재 관련 예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예방적 관리, 훼손·유실 긴급 보수 등을 위한 문화재보호기금도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융성을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로 삼았던 정부가 정작 문화재 보호와 보존에 대해서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치된 채 민가의 빨래용 돌로 쓰이고 있는 고대백제추정 사찰 하남 천왕사 주춧돌

문화국가, 문화사업 융성이라는 말을 쓰려면 이런 기초적인 부분에 예산배정을 늘리는 것부터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겠지요. 이러면서 무슨 '문화강국'이니 한류니 하는 구호성 담론은 다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것들입니다.

정신없는 봄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국회에서 한번 다시 발제할 기초문화분야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쓴 관련글

덧글

  • 역성혁명 2017/03/02 13:45 #

    이런비판했다고 "어차피 망한 나라 궁궐을 왜 복원해야하냐?" 며 충격과 공포의 의견이 나올까 겁납니다.
  • 대범한 에스키모 2017/03/02 16:02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면서 이런 현실은....
  • 역사관심 2017/03/04 08:56 #

    쓸데없는 자기비하나 자기과신이나 똑같은 양면거울이지요.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문화적 발란스가 깨진 현상황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양태라 생각하는지라, 처방도 그 발란스를 맞추는 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없어지는).
  • 2017/03/02 15:52 #

    이런기사 안타까워요. 얼마남지도 않은 문화재들 결국 관리 소홀로 사라져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보면서 책에 나온 곳을 방문하는데 굿하고 불태운 흔적이 몇백년 된 나무 옆에 고스란히 방치 되어 있는걸 보면서 충격적이었거든요. 지방은 방치 된곳이 너무 많아요.ㅠㅠ
  • 역사관심 2017/03/04 08:57 #

    말씀대로입니다. 돈이 없는게 아니라, 정작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있다는게 정말 문제지요. 정치쪽이나 관리직들의 수준이 더 올라가야 하는데...
  • 대범한 에스키모 2017/03/02 16:03 #

    정부에서나 지억에서나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니....
    그리고 남대문 복원당시에도 전문가들이 그모양새로 햇으니...
  • 역사관심 2017/03/04 08:57 #

    그나마 지적이라도 받아서 다행;;
  • NRPU 2017/03/02 16:06 #

    한국인은 어디가서 역사를 잊은 민족 운운하면 줘패야합니다.
  • 역사관심 2017/03/04 08:57 #

    그 역사가 '텍스트'로만 그치는 희안한 현상이 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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