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대 배신감(?)을 줬던 밴드들]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80년대는 요즘 못지 않은 음악의 상업화가 절정으로 치닫던 시대였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무거운 하드락을 하던 밴드들이나 헤비메탈마져 달달해지는 경향을 보일 정도였죠 (그 반발로 나온 것이 메탈리카를 필두로 하는 스래쉬락이었고).
Rock이라는 장르를 좀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랄까 이 시대의 주류 락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류라고 함은 빌보드 핫 차트에서 인기있던 밴드들을 말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메탈리카를 위시한 당시 언더 메탈무브먼트, 90년대 무거움의 끝을 달리던 그런지 무브먼트까지 갈 것도 없이 70년대 선배 하드락에 비교해도 너무 달달하고 가볍고, 주류차트를 휩쓸던 건스 & 로지즈같은 일부 속칭 '제대로 하는 락밴드'와 비교해도 그냥 그랬던 느낌의 밴드들.
속칭 '팝락'이라 일컬어지던 신스팝, 댄스팝과 함께 80년대 팝음악의 달달한 상업화의 큰 퍼즐을 차지하던 일군의 밴드가 바로 이 80년대 소프트락 밴드들입니다.

이들의 음악을 앞서 말한 이유로 쉽게 폄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러 장르 음악을 거쳐 다시 들어본 사람들은 알게 됩니다. 이들의 음악은 절대로 가볍고 실력없는 게 아니었다라는 걸. 대가가 쉽게 핵심을 집어내서 보여주듯 이들은 락의 대중적 가능성을 유려한 멜로디라인과 핵심후크로 만들어낸 진짜 락커들이었다는 걸 필자 역시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보여주고자 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 이들이 마음먹고 무거운 하드락이나 메탈을 하려 했으면 제대로 했을 것입니다.
스래쉬 메탈도 좋고, 데쓰메탈도 좋고, 그런지도 좋고, 브릿팝도 좋지만, 그건 그것이고 이건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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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서두의 링크글에서 다룬 시카고, ELO, 스타쉽, 제네시스, 이글스등은 70년대 각기 대단한 음악성을 보유한 각 서브장르를 대표하던 밴드들이지만 이 시기가 되면 하나같이 '팝락'을 하게 됩니다. 또 다른 슈퍼밴드였던 캔사스나 슈퍼트램프 역시 '프로그레시브 팝락'이라는 특수한 쪽이라 제외.
하지만, 오늘 다루는 밴드들은 조금 다릅니다. 이 들은 조금씩 출발점의 경향은 달랐지만 70년대부터 줄기차게 이 장르를 파고든, 그야말로 대표밴드들입니다.

주인공은 Journey, Foreigner, Boston의 세 밴드입니다. 아마 이들을 70년대후반~80년대중반까지 Big 3라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져니의 스티브 페리와 포리너의 루 그램은 이 장르의 투톱 보컬으로 공공연히 다뤄질 정도의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고, 보스톤을 이끌던 기타리스트 톰 슐츠는 MIT 공학석사출신으로 자신이 직접 기타를 제작하는 천재였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 세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군요.
사족:
REO Speedwagon은 성적으로 3장의 앨범연타가 대단하긴 했지만 히트곡수나 판매고에서 위의 세 밴드에겐 좀 딸리기에 제외 (그래도 빼긴 아쉬우니 마지막에 추가). 그리고 대단한 Toto가 있습니다만, 역시 퓨전재즈와 락의 결합에 가까운 쪽이라 오늘 포스팅에선 제외합니다.
Foreigner- That was yesterday (1984년)
Boston- Can'tcha say (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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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이들의 실력은 장르특성상 사실 싱글버젼보다 라이브에서 잘 드러납니다. 특히 보컬은 한번 따라불러보면 그 난이도가 느껴지지요.
Journey- Girl can't help it (V: 스티브 페리, 1986년)
Foreigner- Urgent (V: 루 그램, 1981년)
Boston- We're ready (V: 올해 고인이 된 브레드 델프, 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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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O Speedwagon- One lonely night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