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즐겨 듣는 시티팝 앨범중 베스트 10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의미없지만 이런 걸 꽤 좋아하는지라...
꽤 많은 음반을 즐겨왔고 그 덕에 10개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은 머리에 자동적으로 떠올라 그다지 힘들지 않았습니다...만, 한 가지 몇 뮤지션의 경우 워낙 좋은 다수의 앨범이 있는지라 한가지 원칙은 세웠습니다.
즉, 같은 뮤지션에게서 한장 이상의 앨범은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순위는 무순위입니다 (순위를 따지기 힘든 작품들). 때문에 이 원칙이 없으면 충분히 다른 앨범 몇은 밀어낼 작품들이 제외된 것도 있습니다 (예: 타츠로의 [For you] (1982)).
아무튼 이 앨범들은 시티팝하면 머리에서 자동반응하는 그야말로 Best of best 앨범들입니다.
각 앨범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많은 설명이 있으니 주저리주저리 떠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티팝이란 장르는 설명으로 이해되기 좀 힘든 영역이기도 합니다. 어번훵크와 신스팝이라는 큰 줄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애시당초 음악장르적 성격보다 가사와 분위기로 이해되는 꼭 짚어말하자면 무드장르적 성격이 더 강한 녀석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그저 앨범에 수록된 한 곡씩 들어보시고 느끼면 시티팝이 어떤 녀석인지 피부로 와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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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미 준코- COMMUNICATION (1985년)
우선 이 앨범. 야가미 준코의 'Communication'입니다. 70년대 후반 뉴뮤직의 기수중 하나였던 그녀를 단숨에 신스팝의 대표주자중 하나로 만든 대표작이 바로 이 85년작입니다. 그야말로 도회적 신스팝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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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타츠로- Melodies (1983년)
이 분야의 대부격인 '카도마츠 토시키'를 있게 한 장본인. 70년대후반 동아시아 팝문화를 한 단계 업글시킨 장본인. 두말이 필요없는 천재 멜로디메이커 야마시타 타츠로의 대표작입니다. 이런 곡을 들어보면 당시 그의 그루브감을 절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메리 고 라운드" 이 곡의 가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로 (가사 역시 발군입니다)- http://luckcrow.egloos.com/249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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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쿠치 모모코- ADVENTURE (1986년)
80년대 일본 아이돌출신중 유일하게 시티팝 뮤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모코의 대표작입니다. 아련한 그녀만의 보이스컬러가 가장 절절하게 처음부터 앨범끝까지 흐르는 명작. 사실 그녀의 경우 '라-무'라는 신스팝밴드시절 명작인 'Thanks Giving'이란 작품과 본작중 어떤 걸 선정할까 고민하게 만들만큼 좋은 앨범이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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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야마 유지- Take a break (1981년)
시티팝이란 장르의 여러가지 얼굴중 가장 두드러진 성격중 하나인 서정성이란 측면을 기타연주로 확실하게 보여준 토리야마 유지의 걸작. 언제 들어도 시공간을 초월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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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도마츠 토시키- Sea is a lady (1987년)
앞서 소개했듯 이 장르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대부'. 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토시키의 음악은 작품마다 호불호가 꽤 갈립니다. 어번훵크를 매우 좋아하지만 너무 훵키한 음악은 또 그다지 취향이 아닌데, 그런 음반도 꽤 많은 것이 이 양반이기 때문인데, 그건 (당연히) 매우 주관적인 취향일 뿐이지요.
그 몇몇 좋아하는 앨범중 가장 최고는 단연 이 작품. 1987년의 여름바다로 그대로 데려가 주는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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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시타 마코토- First Light (1981년)
'순위가 없다'고 말했죠. 거짓말입니다.
시티팝의 모든 앨범을 통틀어 한장을 꼽으라면 두말없이 이 앨범. 다시는 나오기 힘든 (시대적 분위기상) 절대적인 서정성과 세련미를 보여준 명반. 마츠시타 마코토의 First Light입니다.
앨범커버부터 시작해서, 시티팝이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색감을 이 앨범은 골고루 드러냅니다. 아쉬운 건 이 엄청난 데뷔앨범의 끝갈데 없는 서정미를 다시는 보여주지 못한 마코토의 커리어...
사족으로 이 앨범은 필자에겐 펄 잼의 최고걸작 데뷔앨범인 [10]이나 메가데스의 역시 최고작품인 [Rust in piece]를 떠올리게 합니다. 전 앨범이 모두 훌륭한 너바나를 그런지의 왕으로 혹은 스래쉬메탈에선 메탈리카를 서슴없이 꼽겠지만 각 장르의 최고작품을 선정하라고 하면 이 두 앨범을 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느낌... 시티팝이란 장르에서 야마시타 타츠로라는 걸출한 뮤지션의 모든 앨범을 서슴없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은 필자에겐 이 앨범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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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 Angel Touch (1990년)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사망해버린 비운의 뮤지션. 앨범제목처럼 천사같은 보컬컬러로 80년대말-90년대초 세련된 도시음악을 보여준 신디의 대표작입니다. 마치 대표곡으로만 꾹꾹 눌러담은 베스트앨범같은 그녀의 최고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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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타카코- Love Trip (1982년)
우리나라의 대중가요의 싱어송라이터계열에서 유재하라는 걸출한 뮤지션이 남긴 유일한 앨범이 전설이라면, 시티팝이란 장르에서 동격이 바로 이 앨범 82년의 명반 [Love Trip]입니다. 베스트 10 앨범에 들어갈 뻔한 앨범인 [Prophetic dream]의 주인공인 이노우에 아키라, 그리고 앞서 설명한 야마시타 타츠로등이 참여한 앨범으로 전곡이 시티팝의 정수를 들려줍니다.
왜 사라졌는지 뚜렷히 알려진 바가 없는 전설의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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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하라 메이코- 303 E. 60th St. (1990년)
오늘 소개하는 이 장르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소개하고 싶은 여가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 분, 1987년 로맨틱 코메디 애니의 걸작 [오렌지로드]의 주제가로 유명한 메이코입니다. 데뷔앨범부터 시작해서 모든 앨범이 각년도의 시티팝의 흐름을 적절히 짚어주지만, 후기작에 속하는 뉴욕에서 레코딩한 이 앨범이 가장 도회적인 감성으로 충만합니다 (정작 곡소개는 다른 앨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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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리- Timely!! (1983년)
키쿠치 모모코가 '아이돌출신'으로 자기도 모르게 시티팝에 '속하게 된' 경우라면, 안리는 '시티팝의 요정'이라 부를 만합니다. 특히 커리어초중반 이 분야의 대가인 토시키 카도마츠의 도움아래 나온 많은 걸작과 그녀 스스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80년대중반의 앨범들은 시티팝의 색감중 '여름의 두근거림'을 가장 잘 표현해준 작품들입니다.
그 많은 작품들중 안리하면 자동반사격으로 떠오르는 앨범커버하면 두말할 필요없이 바로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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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열 작품, 하지만 아쉽게 들지 못한 좋은 앨범은 물론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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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글 이후 몇년에 걸쳐 베스트 곡도 따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시리즈).
덧글
지금들어도 세련된 음악이라고 느껴지네요
요 기사보고 시티팝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생겼는데
덕분에 좋은 노래 많이 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최고)
여러 음악을 듣습니다만, 종종 시티팝도 소개하니 들러주세요~ =)
만약 제가 이제껏 소개한 분위기가 아닌 좀 더 훵키한 분위기도 괜찮으시면 카시오페아의 대부분의 앨범들은 신디와 기타, 베이스 연주곡만으로 (보컬 제로) 구성되어 있으니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앨범을 소개하자면 이런 분위기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6GEI3PpXEAo
카시오페아도 가끔 듣습니다만 기타소리가 좀 강렬해서 요즘 왜케 거슬리는지 쩝.
여튼 감사합니다 sea is a lady잘 듣겠습니다.
유튜브등 여러가지찾아보고있는데
노래하면서 기타도 최고네요.게다가 인스트루멘탈 앨범까지. 우리나라엔 왜 이런사람이 없죠
그 이유로 지금도 일본은 락이 강한 영국음악이 인기가 많고, 우리는 댄스와 보컬이 강한 흑인음악 (90년대에는 뉴잭스윙, 2000년대는 알앤비)이 주류가 된 느낌입니다 (원래 춤추는 건 한민족특기).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영국뮤지션들이 일본에서만 앨범이 나오는 것도 흔하고, 또 우리쪽에선 별로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이 일본에선 라이브가 매진되는 경우도 매우 흔한게 이런 뿌리와 무관치 않다고 느껴집니다. 90년대 브릿팝때도 이런 시도가 꽤 흔했지요. http://auctions.c.yimg.jp/images.auctions.yahoo.co.jp/image/dr131/auc0303/users/9/4/0/0/taaddy-img480x431-121530455202-1.jpg
이와 반대로 90년대 뉴잭스윙이나 알앤비는 또 우리가 (당시도 80년대못지않게 일본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아직 많이 밀리고 있었음에도) 더 빨리 시작하고 더 발전시켰습니다. 이런 건 확실히 어떤 걸 더 즐기느냐가 다른 것 같아요. 지금 댄스위주의 케이팝이 치고나가는 것도 이 흐름의 한 지류같구요.
80년대 음악이 제일좋고....
많은 레전드뮤지션들이 있는 일본이 참 부럽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