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64기 죽창함정(陷馬坑)& 해자 최초발굴- 강진 전라병영성 역사뉴스비평

이번주, 매우 흥미로운 유적이 발굴되었습니다. 바로 아래사진에 보이는 이 녀석. 둥근원형 구덩이 안에 뭐가 촘촘히 박혀있네요? 뭘까요.
뉴스를 한번 볼까요?

2017. 11. 16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의 육군 지휘부였던 전남 강진 전라병영성에서 대나무 끝을 뾰족하게 깎은 죽창을 설치한 함정(陷穽) 유적 64기가 한꺼번에 출토됐다. 국내 성곽 방어시설에서 함정 유적이 대규모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강진군과 한울문화재연구원이 지난 4월부터 강진 전라병영성의 동쪽과 남쪽 외부에서 발굴조사를 시행해 함정과 해자 유적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전라병영성의 남문 서쪽에서 발견된 함정은 해자 바깥쪽에 6∼8m 거리를 두고 2∼4열로 설치됐다.

지름은 3.5∼4.9m이고, 깊이는 최대 2.5m에 달한다. 원뿔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로, 아래쪽으로 갈수록 좁아진다. 함정의 바닥에서는 죽창을 촘촘하게 꽂았던 흔적이 발견됐다.
강진병영성의 해자

대규모 해자와 64개의 죽창 함마갱

이 유적들은 다산(茶山) 정약용이 1812년에 펴낸 병법 서적인 '민보의'(民堡議)에 등장하는 '함마갱'(陷馬坑) 시설로 평가된다. 함마갱은 사슴 뿔 모양의 막대기인 녹각목(鹿角木)이나 대나무 조각을 심은 뒤 잡초나 지푸라기를 덮은 함정으로, 말이나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었다.

한울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함정이 조성된 시기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며 "아직 발굴조사를 하지 않은 지역이 있어서 더 많은 함정 유적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해자 유적은 성의 동쪽과 남쪽에서 모두 확인됐다. 해자는 성벽에서 11∼17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됐으며,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가장자리에 돌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자의 폭은 3.9∼5.1m, 깊이는 최대 1.5m로 조사됐다. 남문 옹성의 바깥쪽에는 해자를 건널 수 있도록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다리의 나무기둥 유적과 돌을 늘어놓은 석렬(石列)이 출토됐다.

또 해자 안에서는 나막신과 나무 말뚝, 도자기, 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이 발견됐다. 전라병영성의 해자 규모는 조선왕조실록에 언급됐다. 문종실록에는 성의 둘레 길이가 1천40m이고, 해자는 이보다 긴 1천213m라고 기록돼 있다.
중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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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런 구덩이가 해자밖에서 발견되는데 무려 그 수가 현재까지 64기 (더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은 죽창의 흔적입니다.
정약용선생의 [민보의]에 함마갱이라는 (말을 위한 함정) 구절이 나온다고 되어 있지요. 하지만 실은 이 단어는 아주 오래된 것입니다. 뒤에 더 설명드리지요.

같은 11우러 16일자 동아일보에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동아일보]
바닥에 죽창 꽂고 수풀로 위장… 강진 전라병영성 해자 주변서 첫 발견

조선시대 성곽을 둘러싼 ‘인마(人馬)살상용 부비트랩(함정)’이 최초로 발견됐다. 바닥에 죽창(竹槍)을 꽂고 수풀로 위장한 부비트랩이 나온 것은 국내 유적을 통틀어 처음이다.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전남 강진군 전라병영성(全羅兵營城·사적 제397호) 발굴현장에서 성벽 남쪽 해자(垓子·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변에 못을 판 것)와 함정 유구 64개가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함정은 남문을 에워싼 해자 밖에서 발견됐는데, 지름 3.5∼4.9m의 둥그런 구덩이를 약 2.5m 깊이로 팠다. 64개의 함정은 해자와 6∼8m 거리를 둔 채 2∼4열로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함정 바닥에는 끝을 쪼갠 대나무를 뾰족하게 다듬은 죽창들이 촘촘히 꽂혀 있었다. 위장용으로 함정 위에 살짝 덮어놓은 걸로 보이는 잣나무 가지와 풀들이 발견됐다.

이홍우 연구원 발굴팀장은 “함정 지름이 최대 5m나 되는 걸 감안하면 사람뿐만 아니라 말까지 살상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해자의 방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나중에 만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자 안에서는 조선 초기 도자기가 여럿 발견됐으나 함정에서는 이보다 시기가 늦은 자기 조각만 몇 개 나왔다.

고려 말인 1388년 현 광주에 세워진 전라병영은 왜적 방어를 위해 1417년 강진으로 옮겨졌다. 전라병영은 조선시대 내내 전라도와 제주도에 배치된 육군을 지휘하는 지방 사령부 역할을 했다. 올해는 강진 전라병영성이 축성된 지 6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발굴에서는 남문 쪽 해자 부근에서 성을 출입할 때 사용된 다리 흔적으로 보이는 나무기둥도 확인됐다.

조선시대 함정을 언급한 기록으로는 다산 정약용이 쓴 민보의(民堡議)가 대표적이다. 다산은 민보의에서 적의 인마를 살상하기 위해 대나무 조각 등을 심어놓은 함정인 함마갱(陷馬坑)을 다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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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보면 단순히 함정만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위를 덮었던 수풀흔적까지 함께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정의 규모가 나오는데 최대 5미터급이나 되는군요. 어마하게 큽니다. 또한 해자를 만들고 그 후에 방어기재로 추가로 팠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
아직 파지 않은 구덩이가 훨씬 많습니다.

중국의 함마갱(陷馬坑) 기록

함마갱은 당나라의 명장이었던 이정(李靖, 571~ 649년)의 고대서적인 [이위공병법]중 공수전구(攻守戰具)에 나오는 구절에 등장합니다. 즉, 6세기초의 아주 오래된 기록이지요. 다음의 구절입니다.

“陷馬坑長五尺,闊一尺,深三尺,坑中埋鹿角槍、竹籤。其坑似亞字相連,狀如鉤鏁,以草及細塵覆其上,軍城營壘要路皆設之"
-唐 李靖 [李衛公兵法·攻守戰具].

항마갱의 길이는 5척, 너비도 5척, 깊이는 3척, 특히 이 구절 "坑中埋鹿角槍" (구덩이 한가운데 사슴뿔같은 창)"이 바로 '함마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나라기록이니 당척을 대입하면 1당척은 29.7㎝이니 당대 함마갱의 규모는 너비 1.5미터, 깊이 90센티정도로 꽤 얕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얕게 파고 대신 창을 꼽아둬서 슬쩍만 기마병이 빠져도 치명상을 입힌 것 같습니다. 그 구체적 생김새를 볼 수 있는 저서가 1044년에 완성된 북송대의 [武经总要] (무경총요)입니다.
무경총요 (1044년)

43권짜리 이 저서에는 11세기이전의 다양한 공성법, 무기들, 전투함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 함마갱이 나옵니다. 3번을 봐주세요.

障礙器材 (장애기재)- 1.蹄 2.地澀 3.陷馬坑 (함마갱) 4.鐵蒺藜 5.鐵菱角 6.鹿角槍 7.拒馬木槍 8.鹿角木

보시면 이번에 발견된 조선군의 죽창함정과는 달리 당대의 기록처럼 [鹿角槍] (즉 사슴뿔같은 창)모양의 무기가 꼽혀 있어 그 모습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6세기의 당나라기록과 11세기의 이 기록이 흡사함은 이 모습이 중국의 함마갱의 기본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런 창을 꼽아놓은 함정은 현대전에서도 쓰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군이 파놓은 창함정입니다.  이런 식의 끔살을 당할 형태의 함정을 곳곳에 파두었었죠.
베트남전 당시 창살함정

함마갱의 경우 중국쪽에서도 이렇게 온전하고 대규모로 발굴된 예가 거의 없어보입니다. 매우 흥미롭고 귀중한 발견이지요. 무엇보다 알고 싶은 것은 이 함정들을 이렇게나 파놓게 된 동기. 아직 설명은 나오지 않고 있군요.

앞으로 발굴결과가 더 기대되며, 욕심이 있다면 꼽혀있던 죽창의 원형이 하나정도 발굴되어, 복원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연대가 엄밀하게 분석되면 그에 맞게 전쟁물 영화, 드라마, 만화등에서 이 함정을 응용하는 모습도 앞으로 나오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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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20&aid=000310845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968499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15/0200000000AKR20171115044951005.HTML



덧글

  • 팬저 2017/11/20 10:28 #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더 많은 자료들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 역사관심 2017/11/21 05:33 #

    후속기사도 제발 신경써서 내주면 좋겠습니다. 항상 단발성으로 끝나는지라...
  • 냥이 2017/11/20 11:33 #

    현대전으로 치자면 '지뢰'역활을 한거군요.
  • 역사관심 2017/11/21 05:33 #

    그렇죠, 운송수단을 폭파하는 역할이니...
  • 남중생 2017/11/20 13:01 #

    저는 강진의 전라병영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하멜 일행과 네덜란드 수로기술이 보이는 듯합니다 ㅠㅠ 특히 나막신이라니!!
  • 역사관심 2017/11/21 05:34 #

    저 나막신은 진짜 네덜...것같아요.
    http://bit.ly/2zUmcpm
  • 反영웅 2017/11/25 13:26 #

    여윽시! 유서 깊은 병기 죽창!
    너도 한방 나도 한방!
  • 역사관심 2017/11/27 07:07 #

    역시 죽창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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