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고려의 뿔도깨비- 수 귀 잡상(獸 鬼雜像) 역사전통마

필자는 여러 차례 현재 한국학의 담론중 하나인 '도깨비 뿔'의 유무에 대해 다양한 모습 (즉 있는 것도 있었고, 없는 것도 있었다)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고려 도깨비의 모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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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009년 강릉의 관동대학교 박물관에서 [2009년 12월의 유물 [고고편] 수 귀 잡상(獸 鬼雜像)]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한 고려시대 건축에 있던 '잡상'입니다. 즉, 우리가 전통건축에서 흔히 보는 이런 녀석들이지요.
보통 많이 접할 수 있는 조선시대 잡상은 일반적으로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관동대측에서 공개한 글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관동대)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앞부분의 도깨비가 무릎을 꿇고 양손을 위로 치켜들고 뒤에서 짐승이 앞발로 도깨비의 어깨를 짚고 있는 형상이다."

아쉬운 것은 더 자세한 출처, 즉 어떤 건축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고 있군요.

보시다시피 이것은 일부 한국학학자들이 주장하듯 통일신라시대나 삼국의 귀와에 나오는 귀신류를 '용'으로 해석한다거나, 불교적 야차로 해석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호랑이가 이 귀것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인데,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묘사할 가능성이 적어 보입니다. 즉, 당시 고려시대에 인식하고 있던 도깨비나 귀매류를 묘사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관동대소장 고려시대 귀(도깨비) 잡상

정면에서 확대한 사진입니다. 확실히 우리의 인식에 떠오르는 '도깨비'형상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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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역시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한 점의 고려시대 뿔도깨비 조각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음은 1986년 4월 30일 동아일보의 짧은 뉴스.
이 기사를 보면 당시 연세대 개교 100주년 특별전으로 남원에서 출토된 고려시대의 청동 도깨비상을 공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깨비의 모습은 불쑥 튀어나온 눈과 큰귀, 그리고 2개의 쌍뿔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군요.

사진이 흐릿하지만, 유럽의 웅크리고 앉아있는 가고일 지붕장식상과 흡사한 모양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고일상

힘들게 찾은 컬러사진입니다. 역시 확실하게 나온 것은 아닙니다만, 웅크리고 앉아있는 양각 도깨비상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연세대 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양각도깨비 청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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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예전에 한번 소개한 문경 봉암사 전(傳) 월부(月斧), 즉 고려시대 도끼의 장식을 다시 문맥상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진은 일제시대에 조선총독부가 펴낸 [조선고적도보]에 나오는 문경소재 고찰인 봉암사의 월부(月斧), 즉  '도끼'로 1965년 행방불명되어 현전하지 않습니다. 생김새는 전체에 고려시대의 도깨비나 괴수의 측면을 새겨 넣었는데, '뿔'이 선명하게 보이지요.
문경 봉암사 전(傳) 월부(月斧) (1965년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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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도깨비/귀것들

이 세 녀석을 소개한 이유는 모두 '뿔'을 가진 도깨비로 보인다는 점 때문입니다. 확실히 우리의 요괴연구는 더 밝힐 자료가 많습니다. 공공, 사설박물관외에 이렇듯 대학소장 자료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요.

지금도 많은 분이 읽어주고 계신 [한국 도깨비는 뿔과 방망이가 없었을까?]의 또 하나의 보충자료로 소개해 보았습니다.


덧글

  • 초록불 2018/01/09 11:01 #

    멋진 자료 소개 감사합니다!
  • 역사관심 2018/01/09 13:01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남중생 2018/01/09 22:09 #

    일본의 오니는 뿔이 있기 때문에 "오니와 다른" 도깨비는 뿔이 없어야한다는 주장을 접하면 참... 그분들이 생각하는 도깨비는 문화적 소재가 아니라, 바다를 못 건너는 생물종인가 봅니다.ㅠㅠ
  • 역사관심 2018/01/09 23:40 #

    혹은 어느시대에는 건너시고 어느시대에는 안 건너시고... 혹은 사실과 별 관계없이 목적에 따라 왔다갔다하신 사실이 있었던 일이 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
  • 남중생 2018/01/09 23:44 #

    "목적에 따라 오간다"는 역사관심님 말을 듣고보니 역사의식/애국심이 투철한 도깨비 같네요. 아마 본인들의 감정을 도깨비에 투영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ㅋㅋ
  • 역사관심 2018/01/10 00:12 #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20세기식 감정이 말이지요...
  • 존다리안 2018/01/11 11:19 #

    도깨비가 잡아먹히기 전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생생합니다.
  • 역사관심 2018/01/12 04:24 #

    저 역시 그렇게 보였습니다 ㅎㅎㅎ. 아니면 둘이 쌍으로 위협을 가하는 장면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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