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한 의미의 최초 한국"걸그룹"은? S.O.S.- 처음 느낌 그대로 & 너의 바보 (1993) 음악

S.E.S.가 아닙니다. 그 선배, S.O.S.입니다. 
 
흔히 한국의 걸그룹계보를 따질때 두 가지 풍토가 있는데 하나는 요컨대 K-pop시대를 만든 원년인 [1997년의 S.E.S.와 그 일년후 데뷔한 핑클]을 걸그룹 1세대로 분류하는 것과 두번째는 훨씬 광범위하게 이런 아이돌형 그룹외에 그저 여성들이 모인 그룹 즉, [1939년 결성된 저고리 시스터즈에서 김시스터즈, 희자매, 토끼소녀등]까지 포함하는 젠더형 분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필자 생각에는 엄밀히 말해 이 두 가지 분류는 모두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1번은 [Kpop 걸그룹]의 원조라고 해야 맞고, 2번은 [한국 여성그룹] 카테고리로 불러야 맞지, '걸그룹'이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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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세또래

그럼 과연 우리나라 [걸그룹]의 원조는 누구일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안이 또 다시 등장할 수 있습니다. 1번은 1988년 데뷔한 [세또래], 2번은 오늘 소개하는 1993년의 [S.O.S.] 둘 중 하나입니다. 1번이 맞는 경우는 "아이돌형 여성그룹"이라는 현재의 걸그룹에 대한 정의에 맞는 최초의 그룹이 80년대말 등장한 세또래였기 때문입니다.

성인가요와 구분되지 않던 희자매, 국보자매등과는 전혀 다른 10대에 맞춘 음악을 들고나온, 즉 '걸그룹'이라는 단어를 당시 쓰지는 않았지만 장르적 정의에 들어맞는 최초의 그룹이었습니다. 
 
다만, '걸그룹'이란 단어대신 '중창단'(-_-)등으로 불리면서 서울시스터즈등과 함께 소개, 다만 연령대가 10대에게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었지요 (아래는 88년 11월 23일 신문).
1988년 11월 23일 경향일보
 
80년대중반의 일본걸그룹인 소녀대를 적극벤치마킹했던 80년대말 세또래

당시 세또래는 적어도 스타일에서 일본에서 중박을 치던 (대박그룹은 아니었죠, 워낙 그쪽 아이돌의 전국시대) 소녀대를 따라갔던 그룹으로, 대박그룹이던 소년대와 우리의 소방차와 비슷한 관계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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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걸그룹이란 단어의 등장
 
2번은 이로부터 5년후 데뷔한 S.O.S.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최초의 걸그룹으로 불릴 수도 있을까요? 
 
말씀드렸듯 세또래는 실상 아이돌 걸그룹이었지만, 그들자신도 언론도 대중도 그들을 '걸그룹'이라고 부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단어자체가 없었거든요. 이 단어를 처음 만든 것이 바로 이 S.O.S.를 비롯 같은 해 데뷔한 애플(Apple)등이었습니다. 
 
아래는 1993년 9월 25일자 신문기사입니다.


이 때가 한국에서 최초로 '걸그룹'이라는 단어가 나온 해입니다. 다만 아래 내용을 보면 이 때 역시 4년 후의 아이돌시대 이전인지라 와일드 로즈 (여성락그룹)등도 모두 묶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 나오는 점프, 트윈스, 화이트, 코메트, 크림등은 어디서도 음악을 찾을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사에 나오는 그룹들은 S.O.S.와 걸그룹으로 묶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93년 S.O.S.와 두 달차이로 늦게 데뷔, 최초라는 타이틀을 뺏긴 그룹이 하나 있습니다. [애플(Apple]이라는 그룹입니다. 이들의 데뷔시기는 1993년 10월.
1993년 애플 (데뷔앨범 한장만 남기고 사라짐)
 
S.O.S.는 이미 같은 해 8월 27일, 꽤 화려하게 데뷔한 뒤였지요.
1993년 8월 27일자 동아일보
 
따라서 '아이돌형 여성그룹'이라는 정확한 정의와 '걸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최초로 붙은 두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최초의 국내 걸그룹은 1993년 8월말 데뷔한 이 S.O.S.가 됩니다. 

이들은 여러 의미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데, S.E.S.를 최초의 일본진출 걸그룹으로 알고 있지만 이 역시 S.O.S.가 이미 1993년 9월 이룬 일입니다. 위의 기사에서 보면 93년 10월 이미 후지TV 심야프로 MC를 맡고 있다고 나오는 등, 카라등 후배 걸그룹이 하던 일을 90년대초중반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1993년 9월 19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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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곡을 들어봐야겠지요. 두 장의 앨범중 이들의 히트곡은 데뷔앨범의 이 두 곡인데 확실히 '아이돌 음악'입니다.

S.O.S.- 처음 느낌 그대로 (1993년)

두 곡 모두 일본인작곡자가 아닌 국내작곡자인 오세민의 작품입니다만, 특히 당대 활동하던 일본의 거의 마지막 정통아이돌 그룹인 CoCo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풍입니다 (한국의 여성듀오 코코가 아닙니다). 특히 이 곡 '너의 바보'. 

S.O.S.- 너의 바보 (1993년)


예를 들어 이로부터 2년전 발표된 코코의 이런 곡을 들어 보면 영향력을 느낄 수 있지요.
 
CoCo - 思い出がいっぱい (1991년)



네 명의 멤버중 박상희씨는 현재 심리상담소 소장으로 자주 언론에 나오고 있으며, 사현진씨는 드라마 추노등에도 등장하며 여배우로 활동중입니다.

올해 1월 [슈가맨 2기]가 시작되던데, 프로그램 취지에 안맞는 1기의 노이즈나 샾, 그리고 2기 예고로 뜬금없이 이야기한 솔리드등을 초대할 게 아니라 (이들은 슈가맨이 아닌 슈퍼스타들이었지요, 취지에 전혀 안맞음), S.O.S.같은 그룹을 소환하는 것이 꽤 의미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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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라이벌이라 하긴 뭐하지만, 고작 두 달차로 '최초'타이틀을 뺏긴 애플의 곡도 소개합니다. 모두 뭐하고 계실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애플- 혼자라는 느낌 (1993년)


애플- 혼자라는 느낌 II (1993년)


그리고 아마도 국내최초의 걸그룹 일본진출곡인 [처음 느낌 그대로]의 일본어버젼입니다.

S.O.S.- 처음 느낌 그대로, 일본어버젼 (1993년)



덧글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2/21 08:51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2월 21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역사관심 2018/02/21 09:46 #

    감사합니다~.
  • 전진하는 돌고래 2018/11/27 14:19 #

    너무 좋네요
  • 역사관심 2018/11/28 02:49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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