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고려 나무책상 (중국소재) 역사

오래전 갈무리해두었던 수수께끼의 사진들이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지금부터 12년전인 2006년 한 중국인 네티즌이 "高丽木榻?..春凳"이라고 소개했던 것들입니다. 여기서 "高丽"는 '高麗'의 번체, 즉 '고려'라는 뜻이며 '木榻'은 '나무걸상' 그리고 '春凳'이란 말은 '넓고 긴 등받이가 긴 고급걸상'을 뜻합니다. 즉 직역하면 "고려목탑(고려의 걸상)?....고급걸상"라는 제목이 되는 것이지요. 

이 사진들을 몇 년전 처음 보았을 때는 사실 그저 한국산 고가구를 '고려'라고 이름붙여서 쓴것인가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설마 고려시대것이려구'라는 생각이었지요. 그도 그럴것이 당시까지만해도 고려시대의 걸상이 현전하는 것은 전무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하는 마음에 일단 가지고는 있었습니다 (이런 사진들이 한두개가 아닙니다만...). 더군다나 이 사진이 소개된 곳이 일반 블로그가 아니라 '청나라의 고가구'를 다루는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려목'이라는 것이 특정참나무를 뜻하므로 재질로 소개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려걸상이라고 이름붙은 수수께끼의 걸상 (2006년 사진)

소개자가 구석구석 사진을 찍어 두었지요. 일단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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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로부터 5년후인 2011년 국내에서 매우 흥미로운 발굴이 있었습니다. 바로 태안 마도선 1호선에서 나온 이 물건때문이지요. 아래는 당시 마도1호선에서 발굴된 국내최초로 소개된 '고려걸상'이었습니다.

기사를 조금 볼까요 (기사전문).

"18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가 3년여간의 보존 복원 처리를 마치고 공개한 ‘마도 1호선’의 대나무 소반은 고려시대 유일한 대나무 공예품이다. 다과, 차, 술을 마시기 위해 식기를 받치는 상으로 썼다. 발견 당시, 수중의 펄바닥에 선체가 오랫동안 묻히면서 소반의 형태가 흐트러져 손상되고 미생물에 의해 목질이 상당부분 썩은 상태였다. 연구소 쪽은 이렇게 세월이 흐름 속에 훼손된 소반을 진공동결건조방식으로 나무를 말린 뒤 원 상태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한다. 

이번에 복원된 대나무 소반은 공예사적 가치가 지대한 희귀 유물이라고 학계에서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 고려시대 대나무로 만들어진 생활용기나 공예품은 전해지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6년전 바닷속에서 기적적으로 나타난 이 유물은 앞으로 고려 미술공예사를 연구하는데 필수적인 일차 자료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도 1호선’은 고려 희종 4년인 1208년 침몰했다. 전남 지역의 수령현(遂寧縣:장흥), 죽산현(竹山縣:해남), 회진현(會津縣:나주) 등지에서 거둔 벼, 밀, 조, 피 등의 곡물과 생활용품을 싣고 개경을 향해 항해하다가 물살 빠른 태안 해역에 가라앉았다. 2009년 인양 당시 배 안에서 함께 발견된 목간(글을 적은 나무쪽 문서)과 죽찰(竹札:글을 적은 대나무쪽 문서) 등을 판독한 결과 운항 시기와 항해 구간 등이 세세하게 밝혀졌다. 특히 배에서는 대나무 소반 9점을 비롯해 대나무 바구니, 대나무빗 등 다양한 대나무 공예품이 나와 눈길을 모았다. 운항 구간으로 미뤄, 대나무 소반은 출항지인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대나무를 써서 만들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쪽은 “보존처리를 통해 고려시대 대나무 소반의 원형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고려 시대 공예품 연구의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복원처리를 끝낸 2014년 공개품이 이것입니다.
12세기말-13세기초 고려시대 대나무 걸상

이것을 다도문화와 접목해 본 것이 다음의 사진입니다.
필자는 이 뉴스에 나온 고려걸상을 보고 이 사진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무재질은 다르지만 우연의 일치랄까 판을 구성하는 방식이 촘촘히 나무살을 붙여만든 점에서 꽤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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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려의 차탑(다탑, 차걸상)에 대해 쓰고 난 후 문득 이 사진이 기억나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저 마도선의 대나무걸상은 앞으로 고려시대 소반으로 활발하게 쓰이면 좋겠군요.



덧글

  • 홍차도둑 2018/04/12 07:22 #

    중국쪽 차 관련 검색하시면 저렇게 틈이 있는 대 위에서 찻믈을 계속 붓는 방식으로(우리식으로 보면 넘쳐 흐르죠) 만드는 스타일의 차가 있습니다.

    영드 "셜록" 에서 [눈 먼 은행원] 에피소드 첫 시작이 바로 그런 스타일의 차를 만드는 것에서 시직합니다. 현재는 저런 식이 아닌 일본 메밀소바 올려놓는 채반처럼 틈새가 있는 작은 상자 비슷한 것으로 많이 합니다만 ^^
  • 역사관심 2018/04/12 13:15 #

    그런 식의 다도가 있었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셜홈홈즈 전집이 있는데 한번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언제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홍차도둑 2018/04/12 13:43 #

    베네딕트 컴버비치가 셜록 홈즈로 출연한 영국 드라마에서만 나오지 셜록 홈즈 원작에서는 안나옵니다 ㅎㅎ
    머 드라마에서도 그 차를 만드는 장면의 설명은 엉망이니 그거 믿으심 안되고요.

    국내에서도 차 만드는 방법중 하나로 소개가 많이 되어 있으니 관련 검색 한번 하시면 만드는 방법의 사진들이 좀 있을 겁니다. 녹차관련 책에서도 몇번이나 봤던 것이라서요^^
  • 역사관심 2018/04/12 23:44 #

    그렇군요 ㅎㅎ. 알겠습니다. 흥미로워서 꼭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응가 2018/04/12 20:05 #

    고려시대 가구일까요? 고려시대 가구이면 대박이긴한데 솔찍한 제 생각으로는 명.청시대 가구 느낌이 너무많이 납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책상중에서 오죽을 이용해 상판을 장식한 예가 있습니다.(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aseplan&logNo=30081359155&beginTime=0&jumpingVid=&from=section&redirect=Log&widgetTypeCall=true)
  • 역사관심 2018/04/12 23:42 #

    저 역시 청대의 것으로 목재가 고려목이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7할정도입니다. 한번 관련전문가가 들여다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소개했습니다.

    보내주신 링크에 서애 유성룡의 상은 정말 예술적으로 너무 멋지네요. 이런 것이 남아있는 줄 몰랐습니다.
  • 냥이 2018/04/13 23:51 #

    어라? bbc의 wartime farm에서 저 비슷한 방식으로 간이침대를 만드는 것을 본것 같기도 한데...

    외국 TV프로(특히 유럽쪽)를 보다보면 국내것과 많이 유사하거나 똑같은게 있더군요.
    국내에서 자료를 찾기 어려우시다면 국외를 대상으로 찾으시다보면 설명하기에 좋은 자료가 많을것 같습니다.
  • 역사관심 2018/04/14 00:14 #

    오 그렇군요. 저정도의 물품이야 세계공통적인 면이 많을 것 같긴 합니다. 말씀처럼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접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反영웅 2018/04/16 22:55 #

    정말 잊혀져 가는 우리 옛 문화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역사관심 2018/04/17 12:27 #

    힘나는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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