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은 과연 꽃미남이었을까 (고려초 기록단상) 역사전통마

우리에게 '화랑'이라 함은 보통 이런 이미지죠.
즉 여자처럼 보일 정도의 (수염은 없는) 요즘 꽃미남을 닮은 무예집단. 이 근거는 [삼국사기]의 다음의 구절에서 비롯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원화를 받들다 (576년 (음) )
그 후에 다시 미모의 남자를 택하여 곱게 꾸며 화랑(花郞)이라 이름하고 [그를] 받들었는데, 무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혹은 도의(道義)로써 서로 연마하고 혹은 노래와 음악으로 서로 즐겼는데, 산과 물을 찾아 노닐고 즐기니 멀리 이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중략. 당(唐)나라의 영호징(令狐澄)은 신라국기(新羅國記)에서 말하기를 “귀족의 자제 중에서 아름다운 이를 택하여 분을 바르고 곱게 꾸며서 이름을 화랑이라고 하였는데,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를 높이 받들어 섬겼다.”라고 하였다.
=====

개인적으로는 이 한가지 기록만으로 요즘 매체에서 꽃미남 일색으로 다루는 화랑집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안했던 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2016년 드라마 화랑

그런데 얼마전 고려시대의 무대장치인 채붕에 대해 쓰려다가 중간에 의미있는 구절을 만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는 [동사강목]에 나오는 기록으로 918년 즉 태조왕건 원년때, 불교행사인 팔관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기록을 보면 고려시대의 '화랑'의 외모에 대한 인식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동사강목 제5하
918년 무인년 경명왕(景明王) 2년 진훤 27년, 궁예 18년 
○ 고려(高麗) 태조(太祖) 신성왕(神聖王) 왕건(王建) 원년 ○ 이해에 궁예가 망하였다(후량 말제 정명 4, 거란 태조 신책 3, 918)

동11월 고려가 팔관회(八關會)를 개설(開設)하였다. 신라 진흥왕(眞興王) 이래로부터 여러 대를 지나 궁예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중동(仲冬)에 팔관회를 크게 개설하여 복을 빌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유사(有司)가 그 제도에 따르기를 청하니 왕이 그대로 따랐다.

그리하여 궁궐 뜰에 윤등(輪燈) 한 곳을 설치하고, 그 곁에 향등(香燈)을 벌여 놓고서, 온땅에 가득히 광명으로 밤을 새웠다. 또 신라의 화랑을 본떠서 양가(良家)의 자제 네 사람을 뽑아 무지개같이 아름다운 옷을 입혀 뜰에서 줄지어 춤추게 하였다. 

향등이라는 것을 피웠다고 나오는데 이렇게 등에서 향이 나오는 것을 뜻합니다. 요즘은 거의 못보죠.
그 다음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또 신라의 화랑을 본떠서 양가(良家)의 자제 네 사람을 뽑아 무지개같이 아름다운 옷을 입혀 뜰에서 줄지어 춤추게 하였다." 아래는 원문입니다.

여기 보면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옷을 입혀서 춤추게 했다'라고 되어 있는데, 동사강목의 이 부분을 어떤 원전을 참조했는지가 매우 궁금한데 만일 원전이 고려대의 저서를 참조한 것이라면 신라의 화랑들의 외모에 대한 고려초의 인식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보통 화랑도는 576년 만들어져 문무왕(文武王, 626~681년)대까지 가장 전성기를 누렸으며 쇠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913년 신라가 망하던 때까지도 '존재했던' 집단으로 추정하고 있지요.

위의 기록은 918년의 것으로 즉, 아직도 신라 화랑도가 '존재하던 시대'의 기록입니다. 만약 이 기록이 고려대의 것이라면 화랑의 외모에 대한 [삼국사기]와의 교차기록으로 꽤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단상이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을 조금 해소시켜준 기록이라 소개했습니다. 즉, 드라마에서 저렇게 묘사해도 무방한 존재들같습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원래 花郞이란 말 자체가 꽃花 사내郞 = "꽃 미남".

덧글

  • 올드캣 2018/05/04 11:48 #

    양가의 자제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영양상태도 양호하고 신체단련도 했을테니 치장만 좀더 신경쓴다면 자연히 전반적으로 용모가 돋보였겠지요.
  • 역사관심 2018/05/07 05:40 #

    이름부터가 꽃미남이니... 그랬을 거 같습니다.
  • 나인테일 2018/05/04 11:55 #

    근데 기본적으로 유럽 중세의 기사들마냥 칼부림 스탯을 엄청나게 찍어서 피지컬 만렙이었을 살인기계들이었을텐데 이러면 옷 입히면 핏은 예쁘게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과연 외모는...(.....)
  • 역사관심 2018/05/07 05:41 #

    타임머신있으면 한번 가서 보고 오고 싶네요. 1초만이라도. ㅎㅎ
  • 휴메 2018/05/04 12:23 #

    미디어에서 미화시키지 않은 현실적인 모습은 이랬지 않았을까싶습니다
    https://www.google.com/amp/amp.asiae.co.kr/2017/08/17/2017081711554973922.amp.html?source=images
  • 역사관심 2018/05/07 05:41 #

    아 아니에요~~~ 저런 얼굴을 '꽃'이라고 하지는;;;
  • 炎帝 2018/05/04 12:58 #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남 아닌데 어떻게 화랑 들어가냐고 욕하던 사람들 생각나네요.
    듣기론 나이 많은 중년이 화랑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던데....
  • ChristopherK 2018/05/04 13:15 #

    미중년이면 미남에는 포함되니 상관없겠죠.
  • 역사관심 2018/05/07 05:42 #

    참 화난 분들 많아요..... 다들 좀 여유가 있기를;
  • ChristopherK 2018/05/04 13:16 #

    잘생기고 싸움 잘하는 먼치킨 캐릭터 육성계획..
  • 역사관심 2018/05/07 05:42 #

    그렇죠. 꽃미남 전투집단.
  • 解明 2018/05/04 14:37 #

    술랑(述郎)·남랑(南郎)·영랑(永郎)·안상(安詳) 등 이른바 신라 사선이 고려 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대표 화랑들인데, 행적을 보면 무사라기보다 신선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려 팔관회에 백희가무(百戱歌舞)로 포함된 사선악부(四仙樂部)는 신라 사선을 주제로 삼은 것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기록은 자제 네 명을 뽑았다든가 춤을 추었다든가 하는 부분에서 신라 사선에게서 크게 영향받은 듯합니다.
  • 역사관심 2018/05/07 05:43 #

    흥미로운 정보입니다. 추후 조금더 알아보고 싶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 존다리안 2018/05/04 17:58 #

    저러니 국내 동인녀들 소재로 쓰이는 것 같기도 하고...
  • 역사관심 2018/05/07 05:43 #

    쓰일만한 소재죠.....역사적으로 저정도 특수집단이면.
  • 로그온티어 2018/05/05 12:56 #

    그냥 그 당시엔 게이가 사회적으로 허용되었게 아닐까 (...) 아님 오토코놐...
  • 역사관심 2018/05/07 05:44 #

    충분히 가능했을 시대...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7/19 08:16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7월 19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역사관심 2018/07/19 09:31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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