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독일계남자가 한 말 스포츠

오늘 독일전 승리가 개인적으로 더 통쾌했던 건 사실 며칠전의 일 때문.

당시 마침 일이 있어서 미국의 브라질계 미국인집(남편은 미국인, 부인은 브라질인)에서 함께 브라질 대 스위스의 결전을 함께 보던 중이었다. 당연히 브라질 친구집이니 브라질응원을 함께 하면서 밥도 먹고 하는 장소. 

그런데 한 남자분과 따님이 독일유니폼을 입고 왔었다 (자신의 외조부쪽이 독일계라고- 아버지쪽은 영국계. 그런데 독일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서로 인사도 하고 함께 축구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자, 독일계남자와 브라질부인을 둔 미국인이 이렇게 물었다. "한국도 월드컵 왔나?" (놀리는게 아니라 진짜 몰라서 물음).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진출했다고 대답해주자 그걸로 관심 끝 (9연속인대에? 라고 해주려다 더 창피한 느낌이라 관둠). 

그리고 이런 대화를 하더군. "브라질은 어디어디랑 같은 조야?" (경기당일에. -_- 막 조별 분석하고 이런 사람들 전혀 없었다). 특히 그 독일계남자는 조크인지 아닌지 약간 구분이 안갈정도로 브라질의 졸전(당일 스위스와 안풀리면서 비김)을 놀려댔다. 나같으면 뒤집어 엎기 직전이었을듯 (7:1이야기도 했다). 

참다못한 집주인이자 브라질부인을 둔 미국남자가 그날 바로 전경기로 멕시코에게 1:0으로 깨진 독일에 대해 니들도 마찬가지잖아 식으로 말하자, 정확히 이렇게 이야기했다. 

"That's fine. We will win the rest two games anyway."(왜 그 양어깨올리면서 피식하는 느낌 있잖슴- 딱 그거였음)

비참했던 건 그 두 게임의 국가국민중 하나인 필자가 그 바로 옆에 있는데 이런 말을 한 거다. 근데 더 비참한 게 뭐냐하면...
둘이 한참 브라질과 독일 이야기를 하다 혼자 보리자루 꿔다 놓은 듯하게 앉아있는 날 보자 이렇게 물어보더라.

"So which teams are in your group?"

그러니까 독일유니폼을 입고 독일이 당연하게 이긴다고 말하던 그 독일계남자도 그 미국인도 '한국이 독일과 한 조'라는 사실에 관심도 상관도 안하고 있었던거다. 그냥 당연히 올라가는거고 16강정도부터 상대편을 인식한다는 느낌.

와...아무리 축구 강대국들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많이 비참했다. '멕시코, 스웨덴, 독일이다, 임마들아' 라고 말해주자, 독일계인간이 약간 머쓱해 한 느낌.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두 가지가 느껴졌다.

1. 우리 언론에서 경우의 수니 뭐니 엄청 떠들면서 일단 월컵 본선국들은 세계에서 주목하네 뭐네 하는거 거의 다 거짓부렁이구나. 걍 저 정도 강국의 대중들은 같이 우승권정도되는 국가가 안되면 관심이 아예 1도 없구나.

2. 저 정도 되는 레벨국가들은 월드컵 본선조별예선은 마치 우리가 아시안컵 지역예선전 생각하는 수준이구나 (본선예선말고 아시안컵을 가기위한 그 조별예선- 솔직히 이정도되면 우리도 한조에 누군지 관심없다). (그리고 솔직히 든 생각이 2002년때 유럽권이 난리친 이유도 역설적으로 더 피부로 알겠다는 느낌. 한마디로 '그 잘난 축구존심 더럽게 한번 다치니까' 난리부르스란 생각. 지들끼리 이런 경기였으면 심판이 어쩌고 난리치는것도 솔직히 길어봐야 그후 1년 안간다는 생각- 훨씬 더한 66년월컵 결승포함 많은 일이 있는데 그건 아무도 뭐라 안함)

그래서, 앞으로 한국축구가 좀 잘 되면 좋겠다. 야구팬이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모여서 이렇게 다들 떠들어대고 국가자부심을 부릴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바로 월드컵이라는 건 불변의 사실이니까. 우리도 진짜 축구강국좀...

어쨋든....에라 속 시원하다!
Half 독일인아! 지금 뭔 표정일지 사진찍고 싶다. -_-
방금 뜬 F조 정리영상 (클릭해서 유튜브에서 보면 됨):

덧글

  • 함부르거 2018/06/28 10:45 #

    안그래도 주심이 미국인이지만 독일계라고 엄청 편파 판정하던데 꼬시다 싶었습니다. ㅋㅋㅋ
  • 역사관심 2018/06/29 08:34 #

    그 양반이 또 독일계였군요 ㅎㅎ.
  • Nocchi 2018/06/28 10:58 #

    ㅋㅋㅋㅋ 듣는 제가 이제는 속이 다 시원하네요
    저런 독일인이 옛날에 히틀러 응원하고 그랬을 듯

    그런데 국제적인 사업을 하시나 봅니다 ^^
  • 역사관심 2018/06/29 08:35 #

    아닙니다, 그냥 잠시 일이 있어서 우연히 저 자리에 ㅎㅎ.
    응원할때만 저랬고 나중에 그냥 다른 이야기할때는 멀쩡했습니다 ㅎㅎ. 역시 축구는 남자들을 다 남자아이로 만드는 듯...
  • 최강로봇 도라에몽 2018/06/28 15:45 #

    거참.............. 독일 축구부심 진짜 장난아니네요
  • 역사관심 2018/06/29 08:36 #

    부릴만하니 저렇지 싶기도 한데, 부러워요..젠장.
    우리 내년에 아시안컵 제발 좀 우승하길! 뱀의 머리라도 되자!!!
  • 어떤날 2018/06/28 22:36 #

    그건 그냥 그 독일 지인이 축구를 열심히 안 본 라이트 유저여서가 아닐까요.
    더군다나 축구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미국이라면 더욱 라이트 유저일 가능성이 높겠죠.
    축구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독일에 사는 독일 사람들은
    자기네 예선 조에 어느 나라가 있는지 정도는 다 압니다.
    방송에 맨날 한국하고 붙는다고 나오고,
    슈퍼에서도 월드컵 마케팅 하면서 한국 국기와 함께 한국하고 붙는다고 나오고
    심지어 첫 경기 패배로 남은 두 경기의 승리가 절실해진 상황에서는
    누구하고 붙는지 정도는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됩니다.
  • 역사관심 2018/06/29 08:36 #

    저 역시 유럽본토에선 설마 이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사람들은 진짜 관심없어요... 거기다 떨어지기까지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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