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시안컵 우승사 (펌- 부제: 역내로남불도 그만) 스포츠

국뽕과 국까라는 단어 자체 혹은 개념자체를 싫어합니다. 다만 그 느낌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런 단어를 붙여야 할 과도한 애국심을 싫어하는 만큼이나 똑같이 과도한 자학모드도 싫어합니다 (어느나라나 있고 그걸 비판하는 건 좋지만 이런 단어나 개념까지 만들어야 할 정도로 주류가 되어 있는건 필자가 아는 한 한국밖에 없는 듯 합니다- 타국은 대개 거꾸로 과도한 국뽕이 주류라 문제지요). 

이를 넘어 거꾸로 자국(한국)이 했으면 지금까지 스스로 비하하고 비난할 일을 다른 나라가 했을때는 의외로 관대하게 혹은 별 비판도 없이 넘어가거나 거꾸로 칭찬까지가는 경우도 왕왕 우리 사회에선 발생합니다. 이런 현상은 '역내로남불' (혹은 내불남로 내가 하면 불륜, 남이하면 로맨스)이라 할 것입니다. 즉, 타인이 잘못했을때 (혹은 그다지 별로일때)는 관대하고, 스스로에게는 자학이라고 할만큼 지독한 비판을 하는 현상이지요.

축구에 많은 좋은 예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아마 최강희호) 이란을 거의 일방적으로 두들기다가 역습한방 먹고 진 경기가 있었지요. 그 경기이후 각종 포털의 베댓은 '이게 실력', '이긴 자가 실력자' 혹은 '결국은 이란이 영리한 운영'등 자학성 멘트가 거의 99프로였습니다. 그런데 거꾸로 한국이 어느팀이었는지는 가물하지만 2015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1:0으로 이기자 "이딴 경기력으로 이기다니 차라리 지는게 낫다", "실력없이 이기니 좋냐". 매우 명확한 예지요. 이런 현상은 타국의 게시판에선 찾아보기 꽤 힘듭니다 (거꾸로인 경우가 훨씬 많지요).

이런 '역내로남불' (쉽게 말해 패배주의의 한 현상)은 네이버포털댓글에서 흔히 보입니다 (다른 나라의 사회현상비판기사에 '우리는 안그러냐' '한국은 더...'따위의 댓글도 마찬가지- 어떤 경우는 맞지만, 또 많은 경우 아무런 근거없는 자학모드도 굉장히 흔합니다).

다시 축구로 돌아가서, 이제 한달 반으로 다가온 아시안컵의 최다우승국은 다들 아시다시피 92년이후 차곡차곡 어느새 4차례 우승을 챙긴 라이벌 일본입니다. 분명 92년 프로리그 출범이후 그들의 축구실력은 80년대까지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급성장, 역사문화적 라이벌로만 명목상 라이벌이지만 성적으로는 그야말로 압도하던 80년대까지의 일본(1957년부터 1991년까지 32승 11무 7패)이 아닌, 진짜 실력으로 라이벌이 되었습니다 (1992년부터 2018년까지 9승 12무 7패).

일본은 분명 현재 아시아대륙의 축구최강중 하나이며 2000년대이후 최다 우승국이므로 아시안컵 최강자가 맞습니다. 다만, 그들의 4차례 우승중 최소 다음의 일들은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은 싹 다 망각하고 거꾸로 그쪽에서 2002년 월드컵을 지금까지 문제삼는 걸 가지고 완전히 자학만 하는 분들도 있지요).

4년전 15회 호주 아시안컵 (2015년) 결승전무렵 한 축구팬이 다음의 글을 올리신 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 글을 가지고 영상을 첨부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필자가 쓴 것이 아닌 아이러브사커 카페의 한 회원이 쓰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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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축구팬으로서 돌아보는 <일본의 아시안컵 우승사>2015.01.19.

1992 아시안컵

92년은 개최국 이점에 의한 편파판정으로 얼룩진 대회. 이 대회를 생각하면 일본인들이 한일 월드컵으로 한국을 트집잡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임. 

8개국이 두개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 대회인데, 일본은 개최국임에도 조별예선 첫경기에서 UAE를 상대로 0-0, 제2경기에서 북한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탈락위기에 놓임. 그러자 조별예선 최종전인 이란전에서 축구역사상 손에 꼽을만한 역대급 편파판정이 한 경기에 난무하며, 후반 40분 미우라 카즈요시의 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패배한 이란 선수는 "이젠 축구를 하고 싶지도 않다"며 울부짖기도 함.

(추후 글을 쓸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년전에도 AFC U-16 대회에서 일본과 이란은 세계대회 출전권을 걸고 승부차기를 했는데, 대체 왜인지 일본이 실축하거나 이란 골키퍼가 선방을 할때마다 '일본이 골을 넣을때까지' 다시 차라고 해서 결국 이란 골키퍼는 나중엔 골을 막고도 심판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다가, 당연히 이겨야 할 승부차기에서 지고 탈락했었는데, 이거 몇년도 경기인지 기억나시는 분은 댓글좀... 이란이 우리에게는 피해를 많이 주는데 일본에는 피해를 많이 보는듯)

암튼 UAE와 1승 2무(득2, 실1)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웬 추첨 나바리 운이 좋아서 조1위로 당첨. 4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중국을 만나 혈투를 벌이다 3-2 로 승리하고, 결승에서 왜인지 늘 상성이 좋은 사우디를 상대로 1-0 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함. 이 대회에서 한 심판의 편파판정을 생각하면 일본은 사실 조별예선 탈락하는게 이치에 맞았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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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아시안컵

2000년의 일본은 아시아 최강이 맞았다고 봄. 완벽한 우승임. 인정함. 다만 이때도 8강 이라크(4-1 승), 4강 중국(3-2 승)이라는 꿀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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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아시안컵 

2004 아시안컵에서는 8강 요르단-4강 바레인-결승 중국이라는 역대급 꿀대진.

조별예선에서 오만에게 시종일관 압도당했으나 나카무라 슌스케의 골로 1-0 승리. 조 최약체 태국을 상대로는 4-1 승리했으나, 조별예선 최종전인 이란전에서는 후반 15분부터 수비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안티사커의 완성을 보여줌. 

사실 그 경기에서 0-50으로 져도 조2위는 해먹을 수 있기에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으나, 조2위를 하게 되면 8강전에서 월드컵 4강팀 대한민국을 상대하여야 했기에, 한국을 피하기 위해 자존심 다 버리고 공만 돌리다 0-0 무승부 (일본 넷우익들은 이때도 "이란이 한국을 택한 것이다!"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를 부림)

8강에서는 요르단과 혈투 끝에 1-1로 비기고 승부차기에 돌입하는데, 요르단의 1,2번 키커가 골을 모두 성공시키고, 일본의 1,2번 키커가 골을 모두 실패하자, 갑자기 일본 코칭스태프가 날뛰며 항의. 분명히 코인을 던져서 공정하게 정한 골대 위치를 반대편으로 바꿔버림. 보통의 심판이라면 골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이유도 없이 미친듯 항의하며 발광하는 일본 스태프를 퇴장시켰어야 마땅함. 실축한 일본 2번 키커 알렉산드로 산토스가 골대를 바꾼 편에서 다시 승부차기를 시도하려 하기도(제지되었지만). 아무튼 2-0으로 이기고 있었기 때문인지 요르단이 별 항의를 안했지만, 골대를 바꾸는 과정에서 요르단의 치솟던 승리의 기세는 가라앉고, 선수들이 혼란한 표정을 짓기 시작함. 결국 요르단의 혼란을 틈 타, 반대편 골대에서 재개된 승부차기에서 일본은 4-3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 바레인을 맞이함.

문제의 요르단 전 승부차기



기억하시겠지만, 바레인이 축구를 훨씬 잘했음. 2-3으로 끌려가다가 종료 직전(90분) 나카자와 유지의 골로 3-3 동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일본은 타마다 케이지의 결승골로 4-3 연장승리를 거두며, 그 과정에서 침대축구도 불사하였음. 

대혈전 바레인 준결승전 (후반 42분 바레인이 골키퍼까지 제친상황에서 넣었으면 4:2로 이겼을지도- 물론 가정법)


중국과의 결승전도 가관이었는데, 1-1 보합세를 이루던 시점에 뜬금 없이 나카타 코지가 마치 배구에서 토스를 하듯 손으로 골을 넣어버림. 명백한 핸드볼 골이었고, 나카타 코지를 퇴장시켜야 마땅했는데, 골은 그대로 인정됨. 2-1. 
억울하게 뒤지고 있는 중국은 전원이 공격에 가담하는 미친듯한 극단적 공격 전술로 일관하다 후반 추가시간에 당연하게도 추가골을 먹음. 일본의 3-1 승리이나, 중국의 홈 경기이기도 했고, 위 핸드볼 골이 아니었으면 결과는 분명 달랐을 경기양상이었음.

결승전 중국전
2분 10초대 보시길.


분노한 중국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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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아시안컵

2001년은 조별예선에서부터 사실 일본의 '우승할 운명'의 냄새가 나기도 했음.

초전인 요르단전에서 시종일관 0-1로 끌려다녔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요시다 마야가 동점골을 넣으며 1-1 무승부.

시리아를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혼다의 PK 골로 2-1 승리.사실 내용을 보면 요르단전은 패배, 시리아전은 무승부가 합당한 결과였다고 보지만, 후반 추가시간이든 페널티킥이든 어떻게든 꾸역꾸역 무승부로 만들고 이기고 하는거 보니까 우승할 것 같긴 했음. 이미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되었던 사우디는 5-0으로 개박살냄.

8강에서도 카타르에 여러번 헛점을 노출하며 2-2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종료 직전(90분)에 얻어걸린 이노하의 골로 3-2 로 승리하고 준결승에서 대한민국을 맞이함. 

대한민국전에서는, 만약에 일본이 반대로 당했더라면 일본 넷우익들이 아직까지도 심판매수랍시고 악질 동영상을 유투브에 제작 배포할 일이 일어났는데, 정작 신사적인 한국 축구팬들은 까먹고 있음.

1-1로 90분 경기를 마치고 들어간 연장전에서, 일본 선수가 PA 바깥에서 넘어졌음에도 페널티킥이 선언되더니(제1차 오심), 그 페널티킥을 선방했음에도 키커가 공을 차기 이전 PA 안으로 돌입하였던 호소가이 하지메가 밀어넣은 슛을 골로 인정(제2차 오심)하는 커다란 오심 두 개가 연달아 일어나며, 2-1로 일본이 앞서나가기 시작함. 이후 다들 아시다시피 황재원의 기적의 버저비터가 터지지만, 승부차기에서...(후략). 그리고 호주를 상대로 서로 별로 결승전답지 않은 축구를 보여주다, 리 타다나리의 발리슛으로 1-0 승리, 우승.

박지성의 고별전이자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
8분 30초(클릭)에 이 페널티를 부는 장면이 나옵니다. 


중략.
우리도 이제 압도적 경기력 없어도 좋고 전적인 운빨도 좋으니 어쨌든 한번은 우승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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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글 역시 카페회원의 주관적인 기억과 의견일 뿐입니다- 세세한 기억과 어떤 부분은 과장되기도 했을 겁니다. 당연히 자국민과 타국민의 바라보는 관점은 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예를 들어 엄밀히 말해 위에서 말한 일본의 꿀대진 역시 그들이 조 1위를 차지하거나 영리하게 토너먼트를 운영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유명한 최악의 5연속 8강 이란전 역시 우리가 조 1위를 항상 차지하지 못해 힘든 길을 가게 된 우리의 책임도 절대 부인할 수 없습니다 (2004년을 제외하면 모두 조 2위).

하지만, 오늘 이 글을 소개한 것은 과도한 국뽕도 문제인만큼 과도한 국까 역시 그다지 건전한 시각은 아니란 명제입니다. 그리고 이 두 축에는 쉽게 내로남불과 그 역인 내불남로가 스며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결국 남는 건 '성적'이라는 것은 아주 오래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감독이던 김영덕감독님의 어찌보면 명언, 어찌보면 망언입니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도 후자의 경우도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만...

인용한 펌글의 결론처럼 이번 아시안컵은 어찌되건 운이건 뭐건 우승하면 좋겠지만, 가장 좋은건 역시 논란없이 우승하면 좋겠습니다.


올해 나온 역대 아시안컵 챔피언 리스트 영상



덧글

  • 홍차도둑 2018/11/28 02:37 #

    저를 소환하시는 글로 보입니다 ㅋㅋㅋㅋ
  • 역사관심 2018/11/28 02:48 #

    ㅎㅎㅎ 홍차도둑님의 관련 블로그글을 보고싶습니다~
  • 홍차도둑 2018/11/28 19:04 #

    싫습니다.
  • 역사관심 2018/11/28 22:10 #

    ㅎㅎㅎ
  • 바람불어 2018/11/28 03:40 #

    전 스포츠 전혀 관심없습니다. 남들 뽈 차는 거 구경하는 게 그리 재미있나싶고요. 그래서 궁금한게 아시아쪽에서는 올림픽 전단계로 아시안게임을 생각하잖아요. 아시안게임이 준결승, 올림픽이 결승식으로. 그럼 축구에서도 아시안컵이 그 정도 인식이나 위상인가요?
  • 역사관심 2018/11/28 04:14 #

    맞습니다-아시안컵이 월드컵 바로 다음으로 권위있고 중요한 진정한 대륙챔프를 뽑는 대륙컵입니다. 피파주관대회로는 우리에게 월드컵 바로 다음이고 유일한 대회죠 (상금도 내년 16회부터는 코파아메리카 바로 다음급으로 책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IOC주관이자 23세대회인) 올림픽보다 중요한 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글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luckcrow.egloos.com/2654279
  • 바람불어 2018/12/02 11:47 #

    감사합니다. 실제 위상이 높은 아시안컵을 울나라에서 좀 무시해왔던 거네요.
  • 역사관심 2018/11/29 00:21 #

    네, 사실 언론노출도나 국민의 관심도나 아무리 길게 잡아도 90년대 일본우승 이후, 짧게 잡으면 2004 중국대회정도부터 올라가기 시작한 감이 강합니다. 타국의 관심도에 비해 우리는 확실히 병역면제라는 토픽때문에 좀 엉뚱하게 다른 연령별대회들에 더 관심을 가진 셈이지요. 바로 지금도 손흥민을 차출하네마네가지고 아직도 떠드는걸 보면 타국에선 신기하게 느낄 거 같습니다 (다만, 확실히 요즘은 그 중요성을 알고 이런 토픽이 나오면 예전에 비해 이 대회의 중요도를 아는 분들이 급속하게 많아지고는 있더군요).

    사실 우리끼리 무시해왔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또한 이 대회의 중요성이 1도 감소되는 것도 아니지요. 주변국에선. '누가 무시하래?'라는 냉소만 받을 뿐이지요. 당연히 일본과 이란이 대륙최강국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한국과 호주가 바로 다음). 일본은 아시안컵 최다우승국, 이란은 10년째 피파랭킹 대륙 1위국이니까요. 아무리 우리끼리 월컵 최다진출떠들어도 상징성에서 딸리지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같습니다. 자꾸 이 대회가 월드컵 바로 다음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알려줘야 하죠. 그냥 아시안컵 기사가 아니라, 이 대회의 정체성과 무게감을 알려주는 기사가 자주 나오면 합니다 (2015년대회 앞두고 처음으로 소규모 언론에서 다룬 것밖에 아직은 기억이 없군요).
  • muhyang 2018/12/02 00:48 #

    사실 한국이 아시안컵을 크게 의식하게 된건 6-2죠. 하필 그 다음 대회에서 일본이 우승하기도 했고...
  • 역사관심 2018/12/02 01:30 #

    muhyang님> 맞습니다. 그 참사와 그 다음에 일본최초우승이 맞물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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