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미김의 가장 오래된 기록발견 (1761년) 음식전통마

김을 삼국시대부터 먹었고, 조선중기 이후 이미 양식으로 만들었음은 많이 알려진 상식입니다.

하지만 '기름에 간장이나 소금을 뿌려 구워낸' 조미김은 현대에 와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착각하기 쉽지요.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이런 조미김들은 본격적으로 상업화된 제품으로 더 친숙하니까요.

그런데 위키등에도 알려진 바처럼 이미 네모낳게 자른 김을 기름을 발라 굽고 소금친 김은 이미 1800년대 말엽의 [시의전서(是議全書)]의 "김쌈"이란 이름으로 나옵니다.
시의전서

김쌈은 김을 손으로 문질너 답틔 *고 반 우* 펴노코 받* 깃로 기름을 발으며 쇼곰 숄숄 *려 재여구어 네모 반듯시 버허 담고 복판에 꼬지 질너야 허여지 

현대어로 정리한 것은 "김쌈은 김을 손으로 문질러 잡티를 뜯는다. 손질한 김을 소반 위에 펴 놓고, 발갯깃으로 기름을 바르며 소금을 솔솔 뿌려 재우고 구웠다가 네모반듯하게 잘라 담고 복판에 꼬지를 꽂는다."라고 되어 있지요.

바로 이것입니다 *여기에 꼬지만 가운데 꽂으면 완성.
=========
100년 더 오래된 조미김 기록

그런데 더 오래된 조미김, 그것도 집에서 먹는 것이 아닌 '이동식'으로써의 김이 나오는 문헌기록을 발견했습니다. 다음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한 이 기록에 주목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북원록
1761년(영조37, 신사) 
2월 1일(신미) 맑고 따뜻하며 바람이 없다

정동은 우리 세종조의 인물이라고 한다. 마침내 다시 향산으로 갔는데 길 한복판은 자못 한산하였다. 점사(店舍)로 들어가자 호손(壺飡)을 데운 솥을 내오기에 육포를 곁들였다. 

또 행장을 뒤져보았더니 기름과 간장을 먹이고 햇볕에 말린 김[海衣]이 있어서 물과 함께 먹고 마시니 맛이 좋아 기름진 팔진미보다 나았다. 덕형이 점사에서 10냥을 냈으니, 이는 물 값이었다. 또 노새를 타고 돌아가는데 먼 산은 그림자처럼 보이고 장로(長路)엔 먼지가 일지 않았다.

굵은 체를 봐주십시오. 이 기록이 실린 [북원록]은 이의봉(李義鳳, 1733∼1801년)이 1760년 북경으로 사행길을 떠나 적은 사행문입니다. 이 여행길에 점사(가게)에서 묵으면서 본인이 가져온 조미김을 꺼내 먹는 장면입니다.

한번 원문을 살펴볼까요?

海衣浸油醬晒乾者 김(해의)를 기름과 간장에 스며들게 했다가 볕에 건조시킨 것. 

확실히 위키에 나온 한반도남부지역에서 먹는 방식과 비슷한 조미김을 이미 만들어 먹고 있었던 겁니다. 이걸 가게에서 사먹었다면 중국의 음식이지만, 그는 이걸 본인의 '행장'에서 꺼냅니다.

그런데 더 정확히는 행장이 아니라 행협입니다. 의역으로 행장(行狀)이라고 했는데 원문을 보면 그게 아니라 箧(행협)이라고 씌여 있지요. 협이라는 글자는 '상자'라는 뜻입니다. 즉 여행용 가지고 다니는 상자, 짐이나 도시락같은 걸 뜻하는 단어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날 김'만 먹은 게 아니라, 이런 조미김을 여행다닐 때도 가지고 다닐 정도로 자주 즐기셨던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http://spainmusa.com/453)


앞으로는 조선시대 중후반을 묘사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저런 요즘식의 조미김을 먹는 장면은 나와도 고증에 전혀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덧글

  • 찬별 2018/12/06 09:11 #

    오래된 보물을 찾아내셨네요~~

    소금이 아니라 간장을 쓴 것, 그리고 말린 다음에 구운게 아니라 미리 양념을 해서 말린 것 등이 요즘과 아주 똑같지는 않을 것 같네요;
  • 역사관심 2018/12/06 10:08 #

    맞습니다. 시의전서는 거의 요즘 조미김이고 북원록의 조미김은 오히려 요즘의 일본식 김같죠.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4 대표이글루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마우스오른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