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보름달 (HEADLIGHTS, 2019) 음악

한국시티팝의 새로운 기수라 할만한 싱어송라이터가 데뷔했습니다.

엠넷의 평은 이렇습니다- "싱어송라이터 김산의 데뷔 싱글 <Headlights>. 김산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 범람하는 시티팝/레트로의 파도 속에서도 돋보일만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댄서블한 트랙 <보름달>과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헤드라이트> 두 트랙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데뷔 싱글 <Headlights>는 기성 시티팝 트랙들에 대한 오마주로 고전에 충실하면서도 그 속에 김산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Mnet- 원문링크)

개인적으로 완벽히 동의하는 부분은 바로 "범람하는 시티팝/레트로의 파도속에서도 돋보일만한 완성도"와 "기성 시티팝 트랙들에 대한 오마주로 고전에 충실하면서도"라는 구절입니다. 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아주 오래전 썼던 다음글과 어떤 부분에서 보이는 교집합때문입니다.

80년대, 90년대 가요올드마켓팅 아이디어

[최근 우리나라에서 복고바람이 한참이다. 복고문화라는 (Classic 문화) 것이 요즘 생긴 것은 절대 아니지만, 최근의 한국가요계는 그야말로 복고열풍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유행이 오기전에도 필자가 몇번 문득 생각해보곤 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아예 완전한 복고앨범의 출시이다. 즉, 어떤 가수가 아예 80년대 혹은 90년대의 곡구성, 악기, 창법, 외모등을 모두 복고로 그대로 살려서 앨범을 내는 형식을 말한다.

클래식계에서는 옛날 사라진 악기를 이용해서 이러한 작품을 (예컨대 15세기 16세기 곡구성, 악기등) 연주하는 예가 흔하지만, 대중음악계에서는 아직 한번도 이러한 시도가 없었다 (우리뿐 아니라 외국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곡들은 옛날 곡을 편곡으로 리메이킹하거나 리바이벌하는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혹은 일부 아이돌그룹이 선보이는 복고패션과 컨셉과도 다르다. 아예 신곡들을 예전 분위기로 내는 것이다. 80s', 90s', 21세기의 곡들은 분명 완연히 곡구성이 나 분위기가 다르다. 즉 작곡하는 시점부터 복고 신곡은 거기에 맞게 곡을 제작하는 것이다 (악기구성도 시대별로 염두해두고). ]

사실 2010년대 들어 80년대 혹은 90년대의 리메이크성 오마주나 21세기형식을 입힌 새로운 레트로풍의 신곡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위에 소개한 식의 시도는 개인적으로 아는 한 이제까지 거의 유일하게 완벽히 구현하고 있는 뮤지션은 뉴잭스윙의 '기린 (Kirin)'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70년대말-80년대의 일본시티팝 (그리고 일부 한국형 시티팝(굳이 명명하자면))'을 2010년대초부터 붐을 이룬 과장된 형식의 베이퍼웨이브라든가 요즘 트렌디한 힙합 혹은 가성위주와 오토튠범람의 보컬색을 입힌 곡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그런 곡들 중 아주 일부는 훌륭하지만 대부분은 무언가 흉내만 내다 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요).

시티팝이라는 70-80 (혹은 90년대초까지)년대의 장르의 특수성은 바로 '미래지향적인 음향'에 '아날로그적인 아련한 감수성'이 뒤섞인 묘함을 가진 매력이 핵심인데 대다수의 요즘 베이퍼웨이브류의 음악에서 그중 첫번째밖에 안느껴지는 건 바로 두번째 범주가 통째로 빠져있는 느낌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사실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 작년부터 나오고 있는 [서울디깅클럽]의 많은 시도들 역시 복고풍의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 조금은 발란스가 맞는 느낌이지만, 차에서 오디오로만 들으면 역시 또다른 요즘음악중 하나라는 느낌으로 기울곤 하는 게 사실이었지요 (스텔라장- 아름다워 (리메이크 (서울디깅클럽), 2018)

그런데 이 곡과 추후 소개할 '헤드라이트'라는 곡은 달랐습니다. 악기까지 예전것을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편곡과 가성을 최대한 배제한 스트레이트한 보컬색은 분명 80년대 일본시티팝과 90년대 우리뮤지션들의 보컬색을 닮았습니다. 그 제대로 된 레트로가 오히려 엠넷의 평처럼 '범람하는 레트로붐'속에서 신선함을 주고 있는 아이러니한 느낌. 들어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김산이란 분은 개인적으로 모르고 지내다가 본 블로그의 댓글로  지난주에 정식데뷔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동될 수 있는데 언더포크밴드인 [피터아저씨]의 김산과는 동명이인입니다). 사실 시티팝열풍이니 레트로열풍이니 하지만 아직도 '주류 케이팝'은 힙합과 아이돌댄스음악, 그리고 일부 발라드에 그치고 있습니다. 어떤 장르적 열풍이 일어나려면 1) 독보적인 장르의 스타의 등장(예: 레게- 김건모의 등장)이나 2) 국민 대다수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대박히트곡이 터지거나 (예: 2014년의 '썸')입니다. 

그런면에서 아직 '시티팝'은 찻잔속의 돌풍에 머물고 있는 형국이지요. 음악애호가들은 많이들 디깅하고 알고 있고, 유희열이나 윤종신같은 뮤지션이 소개하긴 하지만 위의 두가지 카테고리중 어느 것도 아직 이룬 것이 없는 장르입니다. 하긴 원래도 시티팝이나 AOR은 물밑에서 끓던 무브먼트이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TVN의 음악경연프로인 '더 팬'에서 톱 5에 올랐던 '용주'라는 신성의 곡소화능력과 색감이 시티팝에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완성형 싱어송라이터를 만나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 자신만의 색감으로 한국에서 시티팝이라는 장르가 더 많이 알려지고 언젠가 주류음악의 한 지류가 되는 날 주인공중 하나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산- 보름달 (2019년)


보름달 by KIMSAN

  • 당신은 언제나
    알 수 없는 그 미소만
    머금은 채 나를 흔들어요

    이건 길고 긴 꿈
    사랑한다는 그 말조차
    건네면 단숨에 깨질걸요

    거짓뿐인 저 불빛
    하늘에 걸린 저 달도
    당신이 나를 믿어 준다면
    모두 진실이 돼요

    I just wanna stop the night
    흐릿해져간 그 기억도
    no one got a step to light
    이제는 지나버린 꿈

    이건 길고 긴 꿈
    사랑한다는 그 말조차
    건네면 단숨에 깨질걸요

    거짓뿐인 저 불빛
    하늘에 걸린 저 달도
    당신이 나를 믿어 준다면
    모두 진실이 돼요


    I just wanna stop the night
    흐릿해져간 그 기억도
    no one got a step to light
    이제는 지나버린 꿈
    I just wanna stop the night
    흐릿해져간 그 기억도
    no one got a step to light
    이제는 지나버린 꿈

덧글

  • 2019/02/06 05:5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2/07 04: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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