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의 시차를 두고 경기도 이천지역에 내린 UFO 기록 두차례 설화 야담 지괴류

프로젝트가 있어 예전 기담들을 정리하던 도중, '같은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눈에 띄어 소개합니다.

우선 이 이야기들은 이미 각각 예전에 다룬 것들로 아래 글들은 예전포스팅글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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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주 아주' 신기합니다. UFO에 가까운 에피소드인데, 이는 [대동야승]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기담의 주인공인 이순몽(李順蒙, 1386~1449년)은 보다 전대인 15세기전반부의 인물입니다.

이순몽이 본 항아리 불덩어리와 노란머리의 이상한 아이


지중추원사(知中樞院事) 이순몽(李順蒙)은 여주와 이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하루는 들에 나가 김을 매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더니큰 항아리만한 불덩어리가 멀리서부터 바퀴처럼 굴러오면서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소와 말이 이것을 보고 놀라 피했는데이순몽은 호미를 가지고 그 불덩어리를 내리치면서 대항했다. 보니 불덩어리 속에는 노랑머리를 한 아이가 있어서 파란 눈알을 초롱초롱 굴리고 손에 낫같이 구부러진 칼을 들고있었다이것이 땅에 앉아 한참 동안을 움직이지 않기에, 이순몽이호미로 끌어 일으키니 다시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일더니 어디로 사라졌다

 

이실지(李實之)는 이 얘기를 외가 선조의 사실로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이순몽은 한 보잘 것 없는 필부로서 관직에 발탁되어 마침내 국가의 이름난 대장이 되었으니 어찌 기이하고 특별히뛰어난 징조가 없었겠는가?

-대동야승


원문입니다:

在驪州利川之間知中樞院事李順蒙。在驪州利川之間。力農治業。一日出耘于野。天忽晦冥。風雨大作。有火如大瓮。自遠輪轉而至。其聲轟轕。牛馬辟易。順蒙以鋤擊之。小兒黃髮被頂。靑目熒熒。手中有釼。中折如短鎌。倒在地上。久不運動。順蒙以鋤撇起之。天又晦冥風雨。遂失其去處。李實之嘗言。此乃外家先祖。故世傳其語。以匹夫一朝拔起。爲國家名將。豈無奇絶傑特之徵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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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 보면 볼수록신기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항아리만한 불덩어리가 멀리서 바퀴처럼 굴러오는데 큰 소리를 내었다는 부분이 무언가 UFO를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다른 어떤 기록과도 차별화되는 것은 그 불덩이 ''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는 기록입니다. 불덩어리를 내려쳤더니 그 안에 '노랑머리를한 파란 눈의 아이가 손에 낫같이 구부러진 칼을 들고' 앉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순몽에게 호미로맞은 다음 일단 착지한 상태로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일으켜주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것 참 뭐라 형용하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UFO 혹은 상상력을 더 키워보면 마치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온 서양인'의 느낌마져 듭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순몽은 14세기말~15세기초 경북 영천의 인물로중추원의 종이품 벼슬인 지중추원사에 오른 사람입니다. 무신인데, 이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기질이 좋게 말하면 호방, 나쁘게말하면 막나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순몽이 살던 저 15세기초 조선은 고려대와는 달리 서양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던 시절입니다. 조선시대의 최초 서양귀화인인 박연이 1626년 표류해왔으니 그보다 200년전인 이 당시의 서양인은 거의 못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귀화인을 떠나 공식적인 기록에서 이제까지 '최초의 조선 방문 서양인'1604년 흑인 한명과 함께 붙잡힌 주앙 멘데스입니다 (하긴 1598년 정유재란당시 명나라장수가 신병이라며 흑인병사들을 이끌고 온 기록이 있습니다, 선조가 '사람인가?' 라고했다지요).

 

아무튼 15세기초의 이순몽은 저 노란머리 파랑눈의 불덩이속의 아이를 보고 '요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실제로 사람이 아니었다면 요괴였겠죠아무리 봐도 이 이야기는 이상합니다. 


그런데 이 [대동야승]은 원전이 아니고 조선 중기 박동량(朴東亮,1569~1635)이 지은 [기재잡기]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자세하고 원전입니다. 이는 유몽인이나 정백창과 거의 같은 시기 즉 16세기말~17세기초에 씌여진 이야기입니다.


기재잡기(寄齋雜記) 

○ 지중추원사 이순몽(李順蒙)이 여주ㆍ이천 사이에서 농사에 힘써 생활하였다. 어느 날 들에서 김을 매는데 별안간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크게 일면서 커다란 항아리 같은 불덩이가 멀리서부터 굴러 오는데 그 소리가 와글와글 울리므로 말이나 소가 놀라 도망쳤다. 

순몽이 호미로 그 불덩이를 쳤더니, 누른 털이 이마를 덮고 파란 눈이 반짝반짝 한 어린 아이가 손에 칼을 쥐고 있는데, 가운데가 꾸부러져 마치 짧은 낫과 같았으며, 땅 위에 거꾸로져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순몽이 호미로 긁어당겨 일으키자, 하늘이 또 캄캄해지고 비바람 치더니, 마침내 그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이실지(李實之)가 일찍이 말하기를,
“이것은 즉 우리 외가의 선조이다. 대대로 그 이야기가 전해 온다.”
하였다. 필부로서 하루아침에 발탁되어 일어나 나라의 명장이 되었으니, 어찌 이런 기이하고 뛰어난 징조가 없었겠는가.

본 버젼이 아래 소개하겠지만 원전을 살피면 더 정확한데, 예전 소개한 것과 미묘하게 다른 점들만 조금 살펴보자면:

1. 전버젼은 여주와 이천에서...라고 되어 있던 것이 여기선 여주와 이천사이 지역이며,

2. 전버젼은 큰 항아리만한 불덩이가 멀리서부터 바퀴처러 굴러온다던 것이, 여기서는 불덩이가 멀리서부터 굴러오는데 '와글와글' 소리가 났다는 의성어가 있고,

3. 전버젼은 노랑머리에 파란눈알을 초롱초롱 굴렸다는 구절이 여기선 누른 털이 이마를 덮고 파란눈이 반짝반짝이며,

4.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전버젼에서는 손에 낫같이 구부러진 칼을 들고 있었다는 표현이, 여기서는 손에 칼을 쥐고 있는데 가운데가 꾸부러져 마치 짧은 낫과 같았다는 구체적인 묘사가 등장합니다. 이 표현이 더 '구부러진 조종대'을 묘사하는 것 같죠. 그 손이 잡는 부분만 쏙 들어가는 형태말이지요.

5. 사라지는 부분은 비슷하지만, 전버젼은 하늘이 다시 어두워지고 비바람이 일더니 어디로 사라졌다. 여기서는 하늘이 또 캄캄해지고 비바람이 치더니 마침내 그 간곳을 알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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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예전에 소개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오늘 자료를 정리하다가 관련이 있는 또 다른 신기한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위의 두 이야기가 야담집인데 반해 다음의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정사기록입니다.

중종 74, 28(1533 계사 / 명 가정(嘉靖) 12) 3 9(임자) 4번째기사
지진·유성·불기운 등이 일다       

이천(伊川동남쪽 사이에서 크기가 마치 유기양푼만한 불기운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는데 떨어진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그와 동시에 뇌성을 하였는데 동쪽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향했다. 중략.

伊川東南間, 有火大如鍮盆, 自天下地, 所落之處, 不可的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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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보는 중종실록 1533년의 기록입니다. 즉 이순몽(李順蒙, 1386~1449년)의 사망후 84년후의 기록입니다. 이 기록을 보면 마치 UFO같은 것이 보이는데 '불덩이'가 '착륙'했다는 내용이지요. 즉

이순몽 기담과 중종실록의 이 기록이 가장 흥미로운 점은 두 기록의 접점이 많다는 것. 우선, 모두 비행물체가 날아가버린 것을 본 것이 아닌 '착륙'했다는 점. 그 다음은 그 '위치'입니다.

이순몽기담: 이순몽(李順蒙)이 여주ㆍ이천 사이에서
중종실록: 이천(伊川동남쪽 사이에서

자 한번 지도를 보지요.

여주와 이천은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매우 근접해서 붙어 있습니다 (왼쪽이 이천, 오른쪽이 여주). 예전에는 작은 행정구역이었을테니, 가운데라면 주황색부분이겠죠. 산촌리, 죽당리, 수전리, 매화리, 마래리, 오계리등이 포함되는 지역.

그리고 중종실록에서는 '이천 동남쪽'이라고 되어 있으니 주황색부분과 겹칩니다.
마지막으로 저 '불덩이'(?)의 모습입니다.

이순몽기담: 有火如大瓮。불이 큰 항아리와 같다
중종실록기담: 火大如鍮盆   불이 유분 (놋쇠 항아리)와 같다.


여러 접점이 보입니다. 혹시 저 UFO 혹은 타임머신은 80년의 차이를 두고 이 지역에 다시 왔던 것은?...



덧글

  • 무명병사 2019/03/10 18:37 #

    이거 참 흥미롭군요... 역시 동서고금 UFO, 아니 외계인 우주선 목격담은 재미있어요.
  • 역사관심 2019/03/11 04:02 #

    주제자체도 흥미로웠고 특히 포스팅간에 접점이 나올때 꽤나 흥미롭습니다. ^^
  • 존다리안 2019/03/11 08:02 #

    외계인의 비밀기지?
  • 역사관심 2019/03/11 10:28 #

    두둥~ 이천부근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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