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6년, 말머리 물괴 (작서의 변) 추가기록 설화 야담 지괴류


3년여전 (2016) 이런 글을 쓴 바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괴물'은 흥행에선 실패했지만 작년 '물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지요. 이 기록에 첨부할 만한 정보를 발견해서 짧은 포스팅을 합니다. 윗 포스팅의 후반부를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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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 73권, 27년(1532 임진 / 명 가정(嘉靖) 11년) 5월 21일(무진) 3번째기사
○禁軍夜驚。 【或妄言: "有怪物形如馬, 馳突橫行。" 云, 禁軍驚駭鬨動。】
금군이 밤에 놀라다
금군(禁軍)이 밤에 놀랐다. 어떤 자가 망령된 말로 ‘말[馬]같이 생긴 괴물이 나타나 이리저리 치닫는다.’고 하자, 금군들이 놀래어 소리치면서 소동을 피웠다.

5년전과 하급관리와 달리 이번에는 '가위에 눌리지도 않은' 더 용맹한 '군인'이 괴물을 목격한 것입니다. 금군은 용호영(龍虎營)에 속하여 있던 내금위(內禁衛), 겸사복(兼司僕), 우림위의 기사(騎士)등 아주 용감한 무관들입니다. 이들이 '말처럼 생긴 괴물 (物形如馬)'이 치닫는 걸 보고 혼비백산한 것입니다.

5년전과 달리, 이미 처벌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주모자색출도 없이 이 사건은 묻힙니다. 그리고 중종대의 괴수사건은 이 기록을 마지막으로 적어도 중종대 실록에서는 사라집니다. 그럼 중종은 이 요괴에게서 벗어난 것일까요? 불행하게도 그는 사랑하는 아들대까지 요괴에 시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 같은 시대인 16세기 중반이자 10여년 뒤인 1544년, '작서의 변'의 '저주대상'이던 장경왕후 윤씨의 아들이자, 중종의 세자였던 '인종'이 왕위를 계승하지만 문정왕후의 독살설이 전해질만큼 왕좌에 앉자마자 다음해인 1545년 덜컥 사망해버립니다. 

그리고...'인종이 사망(승하)하던' 날 그 밤에 이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인종실록 2권, 인종 1년 7월 2일 임술 9번째기사 (1545년 명 가정(嘉靖) 24년)
○京城夜驚。 【自上昇遐之日, 京中人自相驚動, 衆播妖言曰: "有怪物夜行, 所過黑氣黯黮, 聲如衆車之行。"轉相狂惑, 群聚齊譟, 自闕下達于四街, 擊錚追逐, 聲振城中, 人馬辟易, 巡卒不能禁。 如是者三四日而止。】

경성에 밤에 두려운 일이 일어나다.
경성(京城)에 밤에 놀랄 일이 있었다. 상께서 승하하시던 날에 경중(京中) 사람들이 스스로 경동(驚動 매우 놀라 움직임)하여 뭇사람이 요사한 말을 퍼뜨리기를 ‘괴물이 밤에 다니는데 지나가는 곳에는 검은 기운이 캄캄하고 뭇수레가 가는 듯한 소리가 난다.’ 

서로 전하여 미친 듯이 현혹되어 떼를 지어 모여서 함께 떠들고 궐하(闕下)로부터 네거리까지 징을 치며 쫓으니 소리는 성안을 진동하고 인마(人馬)가 놀라 피해 다니는데 순졸(巡卒)이 막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이 3∼4일 계속 된 후에 그쳤다.

즉, 인종이 돌아가시던 날 밤 (전날인 7월 1일), 서울에선 이런 이야기가 퍼집니다 .
有怪物夜行, 괴물이 있어 밤에 돌아다닌다.
所過黑氣黯黮 그것이 지나가는 곳에는 검은 기가 있어 완전히 캄캄해지고 
聲如衆車之行 수레의 무리가 지나가는 듯 큰 소리가 나더라.

이 '검은 괴물'을 사람들이 떼를 지어 징을 치며 쫓아다니는데, 괴물이 소리를 내며 온 성안을 돌아다니니 사람들과 말들이 놀라서 피해다닌 것입니다. 그것도 무려 4일이나... '巡卒' 순졸이 막을 수 없었다라고 되어 있는데 순졸은 '밤에 순찰을 돌던 군졸'을 말합니다. 

혹 '궁안에서 일어난 일'을 소수의 희생자를 바탕으로 숨기려 했던 것을 중종의 아들인 인종이 사망하던 날 밤, 궁밖으로 뛰쳐나와 검은 기운으로 감싼 이 괴수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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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윗 포스팅글에서 마무리했던 부분입니다. 즉, 중종대인 1532년 '말처럼 생긴 물괴'(有怪物形如馬)가 날뛰고, 다음 임금인 인종은 고작 즉위 2년째인 1545년에 승하하십니다. 그런데 그 돌아가신 날 밤, 한양성안에서 괴물이 돌아다니고 검은 기운이 온 골목을 휩쓸고 다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필자는 바로 인종승하의 이상한 밤 기록 바로 다음해, 즉 1546년 또 하나의 기이한 기록을 이긍익(李肯翊 1736~ 1806년)의 [연려실기술]에서 발견했습니다.

연려실기술 별집 
천문전고(天文典故) 
○ 명종(明宗)  2년 정미년 (1546년)
말이 길가에서 사람을 낳았는데, 얼굴 모양만 말 같았다. 얼마 안 되어 죽었는데, 그 말의 주인은 관청에서 말과 교합해서 아이를 배게 했다고 문책할까 두려워 버리고 달아났다.
즉, 말이 '사람아기'를 낳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얼굴만 말모양입니다. 이 이상한 아기는 금새 죽었고, 말주인은 도망쳤다는 기담. '말'이라... 방금 봤었지요. 즉, 1532년 금군들이 목격한 '말모양의 괴물'입니다. 

怪物形如馬, 馳突橫行

그런데 그로부터 14년후인 1546년, 또 다시 한양에서 말머리를 한 인간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 두 기록은 관련이 전혀 없는 것일까요? 혹 1545년 검은기운과 함께 사라졌던 말요괴가 다시 한번 등장하려 했던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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