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나에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 독서

도올 김용옥의 강의는 동의하는 것도 있고 아닌것도 있지만 세월이 갈수록 공감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모든 선(善)
은 '부정형'이라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착각하기 쉬운 "내가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남에게 베풀어라" 또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라"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다르다.

후자는 얼핏 선으로 보이지만 실은 선이 아니다. 종종 그 반대로 아집이고 족쇄가 된다. 예를 들어 모든 뒤틀린 종교적 교리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제국주의나 파시즘의 핵심논리가 되곤 한다.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 갈 것도 없다- 친구간의 관계, 부모자식간의 관계등 모든 인간사의 관계에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진정한 선은 다음의 문장이 된다.
"남이 내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

이것이 진정한 (후대에 왜곡된 것이 아닌 원형의) 유가와 도가의 선이었다.

잘 생각해보라- 이것은 인간간의 국가간의 '자율성', '독립성' 을 인정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길이다. 인간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누구로부터도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저 두 문장은 얼핏 생각하면 비슷하게 옳은 말같지만, 온갖 경우에 대입해보면 자명하게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결국 부정형의 문장은 '인간의 존엄성/자율성/독립성'을 보장한다. '남이 나에게 하지 않았으면'하는 것은 자신의 존엄성/자율성/독립성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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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난 나를 감추고 폐부를 감춤으로 나를 비난할수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그렇게 보게 두라)을 '피하기 위해', 진정으로 나를 보여주고 '진짜배기 친한' 친우들을 인생에서 놓치고 사는 우를 범하고 싶진 않다.



덧글

  • 라무 2019/08/25 12:15 #

    내가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남에게 베풀어라" 또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라

    분명히 틀린건 알지만 정작 인간관계를 가질때 구분하기란 전 쉽지 않다고 느끼네요
    안그래도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 받는데 더더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 역사관심 2019/08/25 12:28 #

    쉽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옳다 생각하는 ㄲ대질이 그 쉬운 예겠지요. 문제는 거기서 멈추면 귀찮을 걸로 끝나는데, 그것으로 사람을 컨트롤하려 들때 '악'이 된다 생각합니다. 내가 컨트롤 당하기 '싫은 경우'를 남에게 '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한 거란 뜻이 됩니다. ^^
  • 무명병사 2019/08/25 13:14 #

    사람 가치관에 따라서 틀릴 때가 있으니까요.... 뭐든지 자기 생각을 남한테 '강권'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취향입니다. (어지간하면) 존중해주시죠." (야)
  • 역사관심 2019/08/25 13:23 #

    그렇습니다 ㅎㅎ
  • 쿠사누스 2019/12/17 03:04 #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옵니다.
    중국 공자의 仁과 묵자의 겸애, 인도 싯다르타의 자비,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의 회개, 그리스의 비극까지 모두 "남이 자신에게 하기를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라는 황금률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죠.



  • 역사관심 2019/12/17 06:23 #

    오 그렇군요. 기억해둘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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