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酒燈(주등, 술집등)을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음식전통마


정약용의 [다산집]에는 이런 이별의 시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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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시문집 제4권 / 시(詩) 
율정에서의 이별[栗亭別] 율정은 나주(羅州)에서 북쪽으로 5리 거리에 있음

초가 주점 새벽 등불 깜박깜박 꺼지려 하는데 / 茅店曉燈靑欲滅
일어나서 샛별보니 아! 이제는 이별인가 / 起視明星慘將別
두 눈만 말똥말똥 나도 그도 말이 없이 / 脉脉嘿嘿兩無言
목청 억지로 바꾸려니 오열이 되고 마네 / 强欲轉喉成嗚咽
흑산도 머나먼 곳 바다와 하늘뿐인데 / 黑山超超海連空
그대가 어찌하여 이 속에 왔단 말인가 / 君胡爲乎入此中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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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체의 부분을 다시 떼어 볼까요.

茅店曉燈 초가주점 새벽등불은
靑欲滅 푸른 빛을 띠며 꺼지려고 하네

정약용(1762~1836)은 18세기 후반의 인물이니 이 당시 주점의 성행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기록을 보면 필자의 다른 글에서 다룬 [무명자집]에 나오는 시간대(즉, 새벽)에 주등이 켜져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지요 (*참고로 이번에 [무명자집]의 기록을 살피다가 또다른 유의미해 보이는 정보를 발견해서 곧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마도 주등을 켜는 시간은 어두워진 밤부터 새벽이 밝아올때까지거나, 아니면 (이쪽이 더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밤에 켜두고 다시 껐다가 새벽 4-5시경 다시 켜는 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글에는 시간뿐 아니라 공간정보도 있는데 '흑산도'가 등장하지요. 이 시는 바로 1801년 음력 11월 22일 새벽 나주의 북쪽에 위치한 밤남정(栗亭店)에서 둘째형 정약전과 동생 정약용이 유배지인 흑산도와 강진으로 헤어지면서 읊은 시입니다.

이 밤남정은 복원시도를 몇번 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장소입니다.
https://bit.ly/36MvVKH (사진출처- 와너메이커님 블로그)
이 곳에 정취있는 조선후기 주막이 새벽까지 주등을 밝히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사실 필자가 앞에서 주등을 다룬 기록들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시대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예를 들어 [과연 조선시대 주점에도 '등'을 매달았을까? (주등酒燈의 기록)]을 보면:

영조대인 1770년의 실록에도 이런 기록이 나옵니다.

영조 46년 경인(1770,건륭 35)  1월26일 (갑진)
형조에 술을 많이 빚는 자에게 장형을 가하고 주등 켜는 것을 금하게 하다
(그러나 이 법령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기 단순히 존재를 다룬 것뿐 아니라 그 구체적인 외양까지 묘사한 정보도 있음을 살핀 바 있습니다.

김홍도의 공원춘효 중 (2007년 미국에서 발견)


몇 차례 관련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전통주점의 '심볼'로 역사가 깊은 '주등'을 운치있게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런 전형적인 전통술집에서는 물론 쉽게 저런 현대식 조명보다 은은한 주등을 다는 건 쉬운 일일테고...

이러한 모던한 전통주점에서도 얼마든 운치있는 등을 앞에 매달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2011년경 문을 연 전래동화라는 민속주점인데 입구에 주등이 두개 정도 달려 있으면 훨씬 전통주점의 느낌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주등의 외관 역시 전통을 살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두가지를 살리면 쉽게 가능할 듯 합니다.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이 묘사한 당시의 주등입니다.
後世或揭燈。名曰酒燈。 후세에는 간혹 그렇지 않고 '등'을 높이 걸기도 한다. 이것의 이름은 '주등(酒燈)'이라 한다.
我東酒肆。懸燈揭竿。우리 동(국, 조선)의 술가게는 낚시대같은 장대에 등을 높이 매달아 건다.

그리고 '글자는' 1828년에 연행을 간 박사호(朴思浩)의 [심전고]에는 이런 귀중한 기록이 전합니다 (주등뿐 아니라 내부의 식기류까지 묘사가 되어 있지요).
우리나라 술집은 체[篩]와 등을 장대 끝에 달아서 매주가(賣酒家) 세 글자를 써 놓았으며, 그 안으로 들어가면 질그릇 술항아리가 있는데 사기 술잔으로 멍석을 편 화롯가에서 청주와 탁주를...

따라서 장대에 등을 매달고 (위의 김홍도 회화참조) 등에는 '매주가'를 써놓으면 운치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강제할 순 없지만) 이런 일관적인 모습을 전통주점들이 모두 할 수 있는 한 유지한다면 아래의 일본 술집이나 라멘점의 상징과도 같은 포렴같은 효과도 낼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관련 글:



덧글

  • 냥이 2020/02/02 22:08 #

    장대에 걸어 높이 올리기엔 자연환경적 제약(예를들면 태풍)이 있을것 같은데 직물로 등을 만들어 유리로 상자를 만들어 출입문 주변에 설치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부경대 대연캠퍼스 정문 주변에 동경돈코츠 란 일본식 라면가게에 일본식 등을 유리상자 안에 설치해놨더군요.)
  • 역사관심 2020/02/04 07:42 #

    그것도 좋은 생각같습니다. 아니면 색깔만 나무틱하게 칠하고 쇠로 만든 등을 달아도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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