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태옆감는 새 연대기 中 (1994)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나는 장인의 입을 통해 직접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은 본디 평등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학교에서 원칙으로 가르치고 있을 뿐이지 그런 건 잠꼬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구조적으로는 민주국가지만 동시에 치열한 약육강식의 계급 사회로서, 엘리트가 되지 않으면 이 나라에서 살 의미같은 건 거의 없다. 다만, 맷돌 안으로 짓찧어져 들어갈 뿐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한 단계라도 높은 자리로 오르려 한다. 그것은 매우 건전한 욕망이다. 사람들이 만일 그 욕망을 잃어버린다면 이 나라는 멸망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장인의 그러한 의견에 대하여 아무런 느낌도 말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나에게 의견이라든지 느낌 같은 것을 요구했던 것도 아니다. 그는 영구적으로 변할 수 없는 스스로의 신념을 토로했던 것 뿐이다.

나는 그때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 세상에서 이런 사람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야 하는가 하고 생각했다. 이것이 그 첫걸음인 것이다. 그리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런 일이 되풀이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몸 속에 심한 피로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무서우리만치 천박하고 일면적이며 오만한 철학이었다. 이 사회를 진정한 뿌리로 지탱하고 있는 이름없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부족했고, 인간의 내면성이나 인생의 의의라는 것에 대한 성찰도 부족했다. 상상력도 부족하고 회의라는 것도 부족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마음 저변에서부터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으며, 무엇을 가지고도 이 남자의 신념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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