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가 70년대 대중화? (No, 절대 아닙니다) (feat. 한국민족대백과사전 오류) 음식전통마


국립민속박물관 산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불고기편을 보면 이런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불고기는 갈비구이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구이이다. 또한 외국인도 가장 좋아하는 고기구이로, 코리안 바비큐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문헌에는 1950년대에야 ‘불고기’가 처음 등장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문헌에 주로 나오는 것은 ‘너비아니’로, 이를 불고기의 원조로 보기도 하나 만드는 법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 즉 불고기는 한국 전통 육류구이의 맥을 잇는 대표 음식이지만 옛 문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문헌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불고기’란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 첫 사전인 한글학회의 『큰사전』(제3권, 1950)이다. 1958년 이후 사전부터 너비아니와 불고기가 공존하다가 불고기가 더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 1968년 사전에는 너비아니가 사라지고 불고기만 나타났다. 

그 후 1977년 사전에 너비아니가 재등장하고, 현재까지 너비아니와 불고기가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조리서상에 불고기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1958년 방신영의 『고등요리실습』이다. 너비아니의 속칭으로 불고기를 규정하였다. 이 시기 국어사전에서 너비아니는 쇠고기를 얇게 저미어서 양념하여 구운 음식, 불고기는 구워서 먹는 짐승의 고기로 의미가 서로 다르게 규정됐다. 그 후 1967년 『한국요리』와 1970년 『가정요리』까지도 너비아니와 불고기를 동일하게 본 음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 비로소 불고기가 독립된 명칭으로 등장한 것은 1972년 『생활요리, 동양요리』였다. 

이렇게 불고기가 늦게 등장한 이유는 불고기라는 단어가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상스러운 이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불고기가 완전히 대중화된 1972년이 되어서야 독립된 명칭으로 조리서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견해로는 불고기는 광복 이전에 평안도 사투리에서 쓰인 단어이다가 1945년 광복 이후 평안도에서 피란민과 함께 서울에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이의 근거로 김기림 시인이 1947년 잡지인 『학품』(2권 5호)에 발표한 ‘새말의 이모저모’란 글 중에 “불고기라는 말이 한 번 평양에서 올라오자마자 얼마나 삽시간에 널리 퍼지고 말았는가.” 하고 광복 이후에 서울에서 불고기가 널리퍼진 사실을 증언하였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야키니쿠의 번안어로 보기도 한다 (*이런 단 한명의 뻘소리는 뭐하러 굳이 첨가해 놓았는지도 심히 의심스럽고).

불고기는 1970년 이후 대중화된 음식이지만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고기요리이다. 고기를 미리 양념하여 불에 구워 먹는 바비큐 요리로, 현재는 외국인도 사랑하는 한국의 대표 음식이다. 조리법도 불에 직접 굽는 조리법에서 이후 육수가 첨가되는 육수불고기, 그리고 뚝배기불고기도 등장하는 등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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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천지입니다. 나열해 보지요.

1. 우선 문헌에 1950년대가 되어서야 불고기가 등장한다.
2. 1958년까지도 불고기는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양념을 해서 먹는 너비아니와 달리, 불고기는 그냥 구워먹는 고기로 (*양념없이) 규정했다.
3. 불고기가 완전히 대중화된 건 1972년이 되어서야이다.

이는 '한글사전'만을 가지고 불고기란 음식을 재단한 나쁜 예라 할 것인데, 그 이유를 더 일상생활을 생생히 보여주는 아래 '신문기사들'에서 알려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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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불고기 기사

1950년대가 되서야 불고기가 등장한다구요? 분명히 문맥상 현재 양념에 재워먹는 정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불고기'라는 단어자체가 1950년대가 되어서야 나오는 뉘앙스로 위에 설명되어 있지요. 

아래는 1932년 3월 20일자 주부가 알아야할 지식이란 기사에 실린 정보입니다.

'상식적'으로 알아둬야 할 당시 주요식품에 "불고기 한점"이 나와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1935년, 평양 모란대 (모단대)에 야외에서 너무 사람들이 '불고기'를 많이 먹어서 연기때문에 금지한다는 기사입니다.
다음은 1940년 기사. 당시 풍속을 꼬집는 단신인데 "평양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부분을 봐주세요.
평양사람들은 귓방망이를 때리고 친구와 싸우더라도 다음날은 씻으듯 잊고 "소주에 불고기를 나누어 먹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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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불고기 기사

이제 2번 3번으로 가봅시다.

2. 1958년까지도 불고기는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양념을 해서 먹는 너비아니와 달리, 불고기는 구워먹는 고기로 (*양념없이) 규정했다.
3. 불고기가 완전히 대중화된 건 1972년이 되어서야이다.

그럴까요?

다음은 1956년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12월의 기사로 그해 여름에 열린 '멜버른 올림픽'에 대한 회고기사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볼까요? "사회석 위에 불고기 집모양 연통을 씌워놓지?"라고 비평하고 있습니다. 즉, 56년 당시 이미 대중화된 '불고기집'들이 있었고 (이런 표현을 쓸 만큼) 그 모양 역시 연통을 씌여놓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연통이 현재 불고기집처럼 내부에 설치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 빠져나가는 지붕위의 공간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음 기사는 같은 56년 12월 12일자 경향신문. 중간에 보면 "두 세 명의 여인(기생추정)이 평양냉면옥에서 냉면과 불고기를 먹고"...라고 나옵니다. 요즘처럼 말이지요.

이보다 3년전인 1953년의 기사입니다. 영화로 유명해진 '국제시장'뉴스입니다. 이 곳에 대화재가 났는데 그 여파를 소개한 기사입니다.

두번째 문단을 보면 "불고기집으로 유명한 국제시장 하꼬방이 간밤에 탄 줄도 모르고 부산인근 촌란에서 밤새도록 잡아들여온 쇠고기와 갈비가 쓸 사람이 없어 폭락..."이라고 나오죠. 당시 불고기집에서 지금처럼 주력메뉴에 갈비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지떼가 불고기를 공짜로 가져간 일도 발생.


당시 불고기 조리법

그런데 당시 불고기가 얼마나 이미 유행했는지 한국의 대표메뉴로 미국 아이오와 주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이오와 주 일간지에 순한국식 요리가 소개되는데 붉은 활자로 "오이김치" "불고기"라고 한글로 크게 쓰여진 기사가 소개되고 있지요.
요즘처럼 불고기와 오이김치가 가장 인기였고 그 요리법을 Sunday Register지에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역으로 이 잡지를 구할 수 있으면 당시 불고기가 과연 어떤 형태였는지 완전히 파악할 수 있겠지요). 다행히 그 대강의 방법이 이 기사에 소개됩니다. 

볼까요? 과연 지금의 불고기와 얼마나 달랐는지.
자 우선 [한국민족대백과]의 오류 2번을 다시 보지요.
1958년까지도 불고기는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양념을 해서 먹는 너비아니와 달리, 불고기는 구워먹는 고기로 (*양념없이) 규정했다.

위에 명확히 나오죠. 아니란게. 그것도 여기서 주장하는 1958년 3월달 기사입니다. 지금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양념 (설탕, 기름, 간장, 마늘, 깨소금, 후추)가 들어가며, 썬 고기에 이 양념을 묻혀 구워 먹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육수를 따로 붓지 않을 뿐, '그냥 양념없이 구워먹는' 고기가 아닙니다. 참고로 이 기사는 미국 아이오와지에 실린 불고기 소개기사입니다. 과연 58년에 이런 양념이 발명되었을까요? 이미 40년대~최소 50년대에는 이미 양념 불고기가 일반화되었다고 보는 게 정상적인 추론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이미 평양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얼마나 불고기가 인기였는지 이런 표현도 등장하죠. 1958년 다른 기사입니다.

"우리가 먹는 불고기도 매일 먹으라면 질색이니까"...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보편화된 음식입니다. 이미.

'대중화'가 이미 끝났음은 이보다 더 앞선 기록인 1952년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잘 드러납니다.
지난 4월 7일 밤 일을 마치고 돌아온 기자가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어느 불고기집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고기 굽는 냄새가 너무 좋고...이런 장면이 일상입니다. 물론 여기서의 불고기는 대부분은 요즘 우리가 먹는 국물불고기가 아닌 양념을 발라 굽는 석쇠불고기일 것입니다. 어느쪽이든 '양념한 불고기' 맞습니다. 육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냥 업데이트정도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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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 불고기는 과연 60년대후반에야 등장했을까?

50년대까지는 석쇠불고기"밖에" 없었다고 하는 것은 보통 이 '한일관 주인'의 회고를 통해 마치 유일한 사실인양 여겨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미 1952년 기사에 그 원형 비슷한 불고기가 등장합니다. 아래를 보시지요.

바로 윗 부분을 주목해 주십시오. "2층에서 신나게 부르는 산타령 유행가속에서....구수한 불고기 전골 냄새가 코를 찌른다". '전골'이란 단어는 그냥 시대와 관계없이 "육수를 부어먹는 요리"입니다. 

그리고 이 가게는 외양은 허술해도 그 안에 제대로 음식을 파는데 '불고기, 암소갈비, 편육, 덴뿌라, 사시미, 신설로, 수정과"까지 판다는 설명이 되어 있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1962년 동아일보에도 이미 '불고기 전골'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한글보기가 제공되지 않아 원문을 그대로 보여드릴 수 밖에 없군요. 사과, 배, 파, 갖은 채소, 쑥갖까지 넣고 생강즙까지 양념장에 넣고 불고기를 높은 곳에 올리고 아래는 야채를 두릅니다.  

이 기록들만으로 육수불고기 비슷한 원형이 60년대에 존재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한일관 주인의 회고처럼 확실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는). 다만, 이런 기록들도 참고해서 연구할 일이라 보고 있는 것이지요. 

'구자틀에 넣어 끓여도 좋다'라고 되어 있는데 정확히 이 기구가 어떤 모양인지는 알 길이 없군요. 어쩌면 '열구자탕'을 해먹는 '틀'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주문화 역시 현재와 별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미 1950년대 회사원들의 퇴근후 풍경인 '불고기에  진로소주'였습니다. 59년 기사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양념에 재워 먹는 불고기' 요리법1959년 '정초음식'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국제화 (앞서 소개한 60년대 일본의 한국요리붐이전)되고 있지요. 1959년 뉴욕에 한국요리점이 데뷔하고 있는데 '불고기와 김치'가 이미 지금처럼 대표메뉴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당시 가격으로 무려 $70,000을 들여 만든 고급 한식당이었군요. 위치는 록펠러센터 근처- 뉴욕의 중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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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일본에 역시 불고기 대유행, 활발히 진출했음은 어제 글로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1961년 미국의 바베큐를 소개하면서 '미국식 불고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중간부분인데 짚어 드리지요.

바로 여기입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저 아까운 고기를 양념을 해서 구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즉, 양념 고기가 일반적이었음을 이미 이 59년 기사가 잘 보여줍니다.

다시 한번 현재 [한국민족대백과사전]이 얼마나 틀린 설명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1958년까지도 불고기는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양념을 해서 먹는 너비아니와 달리, 불고기는 그냥 구워먹는 고기로 (*양념없이) 규정했다." (헛소리입니다).

그리고 석쇠불고기만이 아니라 전골식 불고기도 이미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만화'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 1961년 만평.
오냐! 세뱃돈 대신 저기 불고기있다. 라고 제목이 붙은 이 만화에 나오는 저 용기는 틀림없이 요즘 불고기를 구울때 쓰는 전골식입니다.

이게 아니라
완벽히 일치하진 않아도 가운데가 오목한 형태는 확실히 이렇게 생겼죠.

[한국민족대백과]의 설명처럼 1972년까지 불고기가 성행하지 않았다면 아래와 같은 풍경은 뭔가요? 1961년입니다.

불고기집, 음식점, 케익점등에는 젊은 남녀나 가족들끼리 단란한 하룻밤의 조촐한 향연이 이채로웠다. 불고기집같은 곳은 평일의 매상 3배는 팔렸다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네 그렇습니다.

같은 해, 일본 와세다 축구팀이 오면 불고기 파티를 하고...
1962년 미국의 '위성통신'이 소개되자, 우리는 '즉석불고기'밖에 모르는데 즉석으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놀라고 있습니다.

같은 해 (62) 소설에서도 일상입니다. 

"불고기와 갈비 굽는 냄새가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골목길을 걸으며"...

고기굽는 내음이 퍼지는 골목길이 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불고기가 세계에 내세우는 한국의 대표음식임은 이미 1960년대 초임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1963년 기사를 볼까요?
'불고기가 국제화되고 있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지만 두부찌개가 이처럼 명실상부하여 맛있을 줄은 참으로 상상밖이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양념'이 요즘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달달함'이 베이스가 되었음은 다음의 1964년 기사에 명확히 드러납니다.

설탕이 귀해지니 불고기할 때 배를 갈아 넣으면 시원하고 단 것이 설탕을 능가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배를 갈아 넣는 것이 더 비싸서 고급이라는 것이 반대일 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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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다시 말씀드리지만 '불고기'란 단어는 이미 최소 1931년 신문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뜻은 여러가지 불을 이용해 굽는 고기들을 지칭하는 혼용어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불고기'의 용례는 필자가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적어도 '양념 (특히 간장베이스+달달)'을 한 저민 소고기류들입니다 (광의의 범위로 쓰였을 것 같은 예는 제외했습니다).

자 이 기사들을 종합해보면 현재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나오는 세 가지 정보가 모두 오류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1. 우선 문헌에 1950년대가 되어서야 불고기가 등장한다.--> X 
2. 1958년까지도 불고기는 너비아니의 속칭이며 양념을 해서 먹는 너비아니와 달리, 불고기는 그냥 구워먹는 고기로 (*양념없이) 규정했다.
--> X
3. 불고기가 완전히 대중화된 건 1972년이 되어서야이다.--> X

이 정보는 [한글 큰사전]류만을 분석해서 소개한 것인데, 어떻게 대중음식을 분석 소개하면서 신문같은 매체를 등한시하고 이렇게 단정적인 글을 소개한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이것도 정말 64년까지 즉, 일부만 소개한 것입니다. 60년대중후반 불고기 기사는 이보다 더 빈번합니다.

이런 정보는 하루빨리 수정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작 한 분이 말한 헛소리를 '일부'라고 포장해서 이렇게 써놨는데,  "일부에서는 일본의 야키니쿠의 번안어로 보기도 한다" 이딴 내용부터 지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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