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유명인 (2) (80년대 하루키 수필) 독서

내가 만난 유명인 (2)

대학생 시절, 신주쿠에 있는 조그만 레코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1970년의 일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아무튼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가 방일하여 고라쿠엔에서 콘서트를 연 해이다 (아, 그립다). 그 레코드 가게는 무사시노관의 건너편에 있었는데, 지금은 팬시 스토어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아직 무사시노관이 없었더랬다. 옆 빌딩 지하에는 <OLD BLIND CAT>이라는 재즈 바가 있어, 일하는 틈틈이 곧잘 거기에서 술을 마셨다.
한번은 내가 일하고 있는 레코드 가게에 후지 케이코씨가 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그 사람이 후지 케이코라고는, 나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다. 그다지 눈에 띠지도 않는 검은 색 코트를 입고, 화장기도 없이, 아담한 몸집에, 어딘지 소소한 느낌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후지 게이코라면 혜성처럼 나타나 연달아 히트곡을 발표하며 한 시대에 획을 그은 슈퍼스타였다. 지금의 야마구치 모모에정도는 못되더라도 혼자서 부담없이 신주쿠 거리를 거닐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데 매니저도 동반하지 않고 혼자서 훌쩍 내가 일하는 레코드점에 들어와서는, 아주 죄송다는 표정으로 '저 팔려요?'하고 방긋 웃으며 내게 물었다. 무척 인상이 좋은 웃음이었지만, 나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 안으로 들어가 주인을 데리고 나왔다.

'아, 순조롭게 나가고 있습니다'하고 주인이 말하자, 그녀는 또 방긋 웃으며 '잘 부탁드리겠어요'라고 말하고는, 신주쿠의 혼잡한 밤거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주인장의 얘기에 의하면 그런 일이 이전에도 몇 번인가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바로 후지 케이코였다. 

그런 연유로 나는 전혀 엔카는 듣지 않지만, 지금까지 후지 케이코라는 가수를 아주 인상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 사람은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점에 평생 익숙해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 이혼을 하기도,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는 풍문이지만, 열심히 해 주었으면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 1- 코끼리공장의 해피엔드 
(1993년 한국판 출간, 원작은 80년대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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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필은 하루키가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주쿠의 작은 레코드점에서 있었던 일을 그린 것으로 여기 나오는 유명가수는 바로 위사진의 후지 케이코입니다. 1970년의 일이라고 하는데 이 해에 그녀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제 1회 일본가요 대상까지 거머쥐게 됩니다.

하루키가 만났다는 시점은 그녀가 데뷔후 약 몇개월지난 시점으로 글에 나오듯 이미 데뷔싱글부터 대히트, 인기아이돌같은 위치에 서 있던 때이니 저렇게 느낄만도 합니다.

글처럼 그녀는 70년대초 대스타반열에 오른 후 80년대는 조용히 그러나 같은 남편과 (글에도 나오듯) 7번을 이혼-재혼을 반복하는 복잡한 삶을 살아갑니다. 글 말미에 '다만 이 사람은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점에 평생 익숙해 질수 없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적고 있는데, 그녀는 어찌보면 인생후반기 '더 유명해'지고 말았으니 바로 90년대말-200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가 된 딸, '우타다 히카루'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그녀는 2013년 하루키의 바램과는 달리 안타까운 자살로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 당시 하루키는 어떤 느낌으로 이 소식을 들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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