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지식인의 고독- 저물녘 누각에서〔暮樓〕 독서

요즘 현대 도시인들이 하루키같은 글감성으로 허무함과 고독을 달랜다면, 우리 선조님들은 이런 식의 인생의 고독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시'라는 분야를 잘 모르기도 하고 읽어도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시도 그럴진대 조선시대 시는 더 하지요. 그냥 보통때는 생활사의 '사료'적 가치에서 더 들여다보곤 합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는 순간 무언가 500여년전의 한 인간의 고독감이 그대로 밀려오더군요. 무언가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며 뉘엇 넘어가는 황혼을 바라보며 느끼는 시공을 넘어선 고독감이 와닿았습니다. 이 짧은 싯구에서...


저물녘 누각에서〔暮樓〕

산은 멀고 누각 높아 
해는 아직 안 졌는데 / 山逈樓高日未沈

하늘가 저녁 구름이 
얇은 그늘 드리우네 / 暮雲天際看輕陰

그 누가 홀로 황혼이 
다가옴을 두려워해 / 何人獨怕黃昏近

묵묵히 난간 기대어 
눈물 줄줄 흘리는가 / 默默憑軒涕泗淫


노수신(盧守愼, 1515~ 1590년).

덧글

  • 도연초 2021/01/17 10:17 #

    노수신 본인이 진도에서 근 20년을 귀양살이 했던 점을 감안하면 저런 시가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할 겁니다.
  • 역사관심 2021/01/18 04:32 #

    그렇죠. 저도 이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노수신의 개인적 역사를 빼고 시 자체만 읽어도 무언가 인간의 공통된 감정으로서 와 닿는게 있더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19 대표이글루_음악

2018 대표이글루_history

2017 대표이글루_history

2014 대표이글루

마우스오른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