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청동경 복층건물 단상 (feat. 서복사 소장 관경서분변상도중 누각, 금동삼존불감) 한국의 사라진 건축

서복사 관경서분변상도(觀經序分變相圖, 14세기).


주목하지 않고 있는 고려 청동경에 나오는 복층건물

우리 건축학계에서 고려시대의 복층건물의 '회화'사료를 살필 때 보통 중국배경을 그린 '기위도'와 불화인 '변상도' 정도를 자주 연구사료로 삼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이 귀중한 그림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림을 보시지요.
조선고적도보 (1933년)

이것은 일제강점기의 [조선고적도보]에 실려 전하는 고려동경 (청동거울)중 하나입니다. 고려경으로 불리는 이 동경들의 문양이 독자적인 것인지 당, 송, 금, 요등의 것인지 가려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 만한 것은 삼국시대이전까지는 중국에서 직접 수입한 것이 많지만, 고려대에 들면 종교적성격을 벗어나 귀족층에서 직접 만들어 일상용품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 고려 청동경의 생산 유행시기를 학계에서는 보통 10세기~12세기 전후에 많이 생산 되었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바로 정확히 고려 수창궁 (900년대~1400년대)가 건립되어 존속하던 시기의 물건일 수 있겠지요 (만월대도 역시).

그런데 이 청동거울의 부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바로 중세의 대형 복층전각을 그려놓은 것이지요.

고려청동거울중 대형 복층건물 [조선고적도보]

이 청동경은 개인적으로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북한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학계의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고려시대 당대의 회화로 잘 보시면 확실히 궁궐양식의 복층전각에 양옆으로 낭무로 보이는 건물이 붙어 있고 앞쪽에는 행랑까지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고려건축이라면 송대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은 고려대건축답게 처마선이 살짝 올라가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점으로 분명히 '치미'가 보입니다 (지붕의 삐죽 나온 고대-중세 장식).

이런 양식은 고려후반 건축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되는 북송건축의 양식과도 매우 흡사합니다. 다음은 북송의 수도였던 개봉시의 송대양식 전통루 거리입니다.

이런 건물을 보면 위의 부조양식과 거의 흡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봉시의 송대양식 전통루 거리


더 흥미로운 접점으로 이 개봉시 전통루를 보면 치미가 보이는데 역시 송대-고려가 함께 나누던 물고기 꼬리모양 치미가 보입니다.
확대해 볼까요?

현재 간송 미술관에 있는 고려시대의 [금동 삼존불감]을 보면 건축양식이 위의 것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물고기꼬리 치미도 완전히 판박이죠. 지붕의 색깔마져 녹청색으로 같습니다. 현재 연구결과 11-12세기로 추정하고 있는 금동 삼존불감이니 시대 역시 위의 고려경이나 변상도에 나오는 건물과 같습니다. 특히 곡선의 우진각 지붕인 점은 고려경의 건물과 너무나 흡사하며 사진이 흐려서 그런데 추측으로 고려경의 건축물의 저 치미도 어룡(물고기)꼬리로 보입니다.

간송 미술관 소장 금동 삼존불감 (사진출처-https://bit.ly/2wW7Uod)

아직까지 이 고려청동경의 건축물에 대한 연구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고 알고 있습니다 (조선고적도보에 실려 있을 뿐 어디에 현존하는 지도 알길이 없습니다). 더 연구가 활발해지면 합니다.

앞으로 고려시대의 건축물을 묘사할 때 아래와 같이 2층건물이 있다는 점을 빼고는 조선시대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단순한 팔작지붕 형태는 벗어나면 좋겠군요.

고려개경  상상도




덧글

  • 백두 잊혀진 역사여행 2021/04/08 20:55 #

    복층 건물 뿐만 아니라, 신라~조선초기 복층 행랑에 대한 관심조차 저조한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홍보하고 알려나가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건축들을 알려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역사관심 2021/04/09 02:15 #

    맞습니다. 사실 조선후기로만 너무 치우쳐서 모든 전통문화를 설명하는 식인데, 재건이 당장 안되더라도, 자꾸 그림(회화)나 디지털 재현, 또는 관광지에 최소 미니어쳐라도 (중국, 일본, 대만 다 하고 있는 것) 만들어서 관광홍보에 쓰면 합니다. 예를 들어 조선전기 경복궁도 얼마든지 경복궁내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는데 그냥 아무도 관심이 없죠.
  • 제비실 2021/04/09 21:22 #

    동경은 청동기 시대부터 제조되고 사용되기 시작한 물건이라 청동기 당시에 신앙 주술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지요

    한국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동경 유물로 다뉴세문경이 대표적이라 전세계 동경 유물에서도
    찾아볼수가 없는 정교한 기법으로 제작되었다고 할 정도로 청동기 당시 한국 동경은 고유한 성격이 지배적이었으나 그러나 철기시대에 오면서 중국 동경이 고유동경을 제치고 주를 이루었다고 하네요

    청동기 당시에 지배적인 도구였던 동경이 후대에 일상 생활용품으로 자리매김하여
    당시의 건축 등 생활상들을 동경에다 조각하여 새겨넣는 것 때문에
    말하자면 고려 등 중세 당시 생활사의 1차적인 연구자료로 손꼽힐 정도이지요


  • 역사관심 2021/04/10 00:08 #

    진짜 오래된 유물들이죠. 그런데 고려 생활사의 연구자료로 채택될 수 있다는 연구자료를 혹시 조금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은데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찾을 수 있는 자료로만 글을 적다보니 많이 아쉽더군요.
  • 제비실 2021/04/10 16:14 #

    죄송합니다 저도 그 부분에 미흡해서요 그래도 인터넷을 시간 많이 투자하여 찾으면 나오는게 있지 않을까요 고려시대 선박에 대한 단서를 알려준게 동경이라 동경의 비중을 높게 봤던 것이지요
  • 역사관심 2021/04/12 06:53 #

    전혀 괜찮습니다. 저도 나중에 찬찬히 더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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