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사(松江寺)의 기묘한 석비 역사

조선중기의 문인인 이기(李墍, 1522-1600년)의 [송와잡설(松窩雜說)]에는 이런 신기한 싯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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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와잡설

송강사(松江寺) 돌비[石碑]에 이런 시가 있다.

비기를 서로 전해 9백 년인데 / 秘記相傳九百年
앞 사람은 벌써 갔고 뒷사람에게 옮겨지네 / 前人已去後人遷
삼도 한낮에 여우와 토끼 오는데 / 三都白日來狐兎
오부 봄날에는 젓대와 거문고에 취하네 / 五部靑春醉管絃
신숭에 잎이 지니 차가운 비 내리고 / 木落神嵩寒泣雨
궁원에 풀이 나니 새벽 연기 자욱하네 / 草生宮苑曉生煙
황은은 너그러운 바다같이 깊어서 / 皇恩寬宥深如海
삼한을 두 번이나 온전하게 하였네 / 坐使三韓再得全

비석에 이 시가 있은 지가 오래되었는데 오늘에야 발견되었고, 또 누가 지은 시인지도 알 수 없으니, 매우 괴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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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송와잡설의 저자인 이기가 직접 가서 본 '시'를 적은 것인데, 그 장소는 '송강사(松江寺)'입니다. 송강사라는 이름을 가진 사찰 중 고찰로 유명한 곳은 찾기가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연혁을 볼때 이 저서에 나오는 송강사는 충북 진천에 있는 송강사가 아닌가 하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이기(李墍)는 대부분의 인생을 임진왜란 이전에 보낸 조선전기의 인물입니다. 그가 이 송강사에 가서 석비(돌비)를 보았다는 데, 그 내용이 굉장히 기묘합니다.

일단 첫구절이 이렇습니다.
秘記相傳九百年 비밀스러운 글이 900년째 전해진다

즉, 이 글은 최소 이 비석에 나오는 '비기'의 내용이 16세기중엽부터로 잡아도 무려 7세기, 즉 삼국시대말의 비석임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글 중의 '三都'(삼도)는 고려시대에는 서도(西)·송도()·강도()를 지칭합니다. '五部(오부)'는 고려(高麗) 때 개경(開京)을 동부(東部), 서부(西部), 남부(南部), 북부(北部), 중부(中部)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비석이 고려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비석은 조선전기가 아니라 고려때 만들어진 것으로 '비기'는 7세기보다 훨씬 더 고대로 이어진다는 뜻이 됩니다.

'신승(神嵩)'이란 단어 역시 고려대에 개성의 송악산 (만월대가 있는 곳)을 뜻합니다. '궁원(宮苑)'은 말 그대로 궁궐내의 정원을 뜻하지요. 즉, 이 글은 고려시대 궁궐과 관련있는 인물이 지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비석은 어디에 있으며 (송강사는 대체 어디)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첫줄에 나오는 '비기'는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기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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